
슈페로
3일 전
<나라는 빚을 줄일 수 있을까?(1편)>
앞 이야기들에서 우리는 국가부채가 왜 줄지 않고 계속 불어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정치인은 지출로 표를 얻기 쉽고, 인플레이션은 이미 쌓인 빚의 실질 가치를 낮춰줍니다. 반면 증세와 지출 삭감은 비용이 즉시 드러나는 선택이죠. 그래서 많은 정부는 부채를 줄이기보다 계속해서 늘려가는 선택을 해왔던 것이라는 게 앞선 이야기의 논지였습니다.
이번 주제는 앞에서 본 주제를 바탕으로 국가의 부채는 정말 줄일 수는 있는 것인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론적으로 부채의 크기는 줄일 수 있는 것인지? 가능하다면 무엇을 해야 하고, 실제로 그것을 줄이기 위해서 감내해야 할 고통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지금 글로벌 부채 수준을 살펴보는 데서 시작해보죠.
1.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부채 현황
(1) 전세계 부채현황
국제금융협회(IIF)가 2026년 2월 낸 집계를 보면 세계 총부채(정부·기업·가계 합산)는 2025년 말 348조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한 해 동안 무려 29조 달러가 늘었는데, 팬데믹 해인 2020년 이후 가장 빠른 증가입니다.
문제는 빚을 어떤 주체가 가장 많이 졌느냐에 있습니다. 팬데믹 때는 가계와 기업이 빚 증가의 주요 원인이었다면, 25년에는 정부가 10조 달러 넘게 빚을 늘렸고, 그중 4분의 3이 미국·중국·유로존에서 나왔습니다.
2026년 1분기에는 전 세계 부채가 총 353조 달러로 지속해서 고점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GDP 대비로는 305% 수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번 부채 팽창의 주역이 민간이 아니라 정부라는 점입니다. 정부 부채만 떼어 봅시다. IMF의 2026년 4월 재정 모니터는 세계 공공부채가 2025년 GDP 대비 93.9%로 한 해에 2%포인트 가까이 올랐고, 지금 경로대로면 2029년에 100%에 닿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1년 전 전망보다 도달 시점이 한 해 앞당겨졌고, 이 정도 수준의 상승은 2차 세계대전 직후에나 있었던 숫자입니다.
정부 주도로 부채가 증가함에 따라 이자 부담은 4년 만에 세계 GDP의 2%에서 3% 가까이로 올랐습니다. 매년 GDP의 3%를 순수하게 부채에 대한 이자로 지급해야 하며, 부채가 계속 증가한다면 그 이자 부담도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2) 주요 국가별 부채현황
◇ 미국: 총 공공부채가 약 40조 달러로, GDP의 120% 안팎으로 확인됩니다.
2026 회계연도 9개월간 누적 적자는 1.4조 달러입니다. 이 상황에서 재무부는 2026년 7~9월, 한 분기에만 7,390억 달러를 시장에서 순차입할 계획입니다. 미국 회계연도 기준으로는 4분기입니다.
7,390억 달러라는 규모를 체감하실 수 있게 설명을 덧붙여 보겠습니다.
■ 25년 연방정부의 1년 지출 7조 달러(FY2025)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
■ FY2026 분기별 순차입을 합치면 1분기(2025.10~12) 5,500억 달러, 2분기(1~3월) 5,770억 달러, 3분기(4~6월) 1,900억 달러, 4분기(7~9월) 7,390억 달러로 총 2조 560억 달러입니다(미국은 회계연도가 10월에 시작하기 때문에 26년 7~9월이 4분기에 해당합니다)
세금이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4~6월을 빼면, 재무부는 매 분기 5,000억 달러 안팎의 국채를 시장에 추가로 공급하는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와 비교해보면, 7~9월 한 분기의 순차입액만으로 한국 정부의 2026년 연간 총지출 728조 원(약 5,200억 달러)을 웃돕니다. 차입과 지출은 다른 항목이지만, 미국 국채시장이 한 분기에 소화해야 할 자금 수요가 얼마나 큰지 어림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 프랑스: 부채비율 116%. 재정적자는 2024년 5.8%, 2025년 5.4%로 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크고, 2026년 목표는 5%로 설정했습니다. 당초 2026년 목표는 4.6%였지만, 2025년 12월 연금개혁이 중단되면서 5%로 후퇴했습니다.
재정적자 감축 계획이 흔들리면서 프랑스의 재정 신뢰도에도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0월 사이 Moody's·Fitch·S&P가 차례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췄습니다. 세 기관이 공통으로 지적한 것은 높은 재정적자, 부채비율의 상승 경로, 그리고 재정개혁의 정치적 실행 가능성이었습니다.
◇ 일본: 부채비율이 GDP의 두 배를 넘어 선진국 최고 수준입니다. 2026년 GDP의 204%, 금융자산을 뺀 순부채도 134%입니다. 국채 잔액은 1,025조 엔입니다(달러 기준 6조 4천억 달러, 원화로 8,900조 원). 일본은행은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실시했고, 일본은행의 대차대조표 잔액의 규모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 한국: 2026년 국가채무는 1,415조 2,000억 원으로 처음 1,400조 원을 넘었고, GDP 대비 51.6%로 50%선을 처음 넘었습니다. 정부의 2025~2029 국가재정운용계획은 2029년 1,788조 9,000억 원, 58.0%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국채 이자비용은 2026년 36조 원에서 2029년 44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숫자만 보면 아직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이 비율은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이 본격화되기 전의 숫자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아직까지 절대적인 수준은 높지 않지만, 그 상승의 각도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입니다.
2. 장기금리는 무엇을 말하고 있나
(1) 2008년 금융위기 후 코로나까지 금리의 태평성대 시기
빚이 많아도 이자가 싸면 버틸 수 있습니다. 2010년대가 딱 그랬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버냉키가 의장으로 앉은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린 뒤 국채와 주택저당증권을 대규모로 매입했습니다. 중앙은행이 새로 만든 돈으로 장기채를 사들이고, 정부는 낮아진 금리 환경에서 재정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당시 정책은 흔히 '헬리콥터 머니'에 비유되곤 했습니다.
그 시절 미국은 유례없이 오랜 기간 저렴한 가격으로 전세계로부터 돈을 빌렸습니다. 장기물에서도 1.5~3.9%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고 돈을 빌렸으니, 이 시기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실질 차입 부담은 0% 수준을 오갔습니다. 그래서 부채가 늘어도 이자부담이 늘지 않으니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더불어 이 시기에 정부부채가 2배나 넘게 늘어났음에도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데는 그 쏟아지는 물량을 받아줄 주체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첫째, 연준 자신입니다.
세 차례 양적완화를 진행하면서 재무부에서 발행하는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했고, 팬데믹 직후에는 연준이 국채시장의 가장 큰 매수자였습니다.
2020년 3월부터 2022년 초까지 재무부의 국채 순공급은 약 6조 달러였는데, 같은 기간 연준의 국채 보유는 약 3.6조 달러 늘었습니다. 단순 비교하면 연준이 순공급의 약 60%를 흡수한 셈이죠.
지금은 반대입니다. 연준은 양적긴축으로 보유 국채를 줄이고 있습니다. 재무부 발행이 늘어난 데 더해, 과거 연준이 사던 물량까지 민간과 해외 투자자가 받아야 하는 구조가 됐습니다.
둘째, 전 세계의 중앙은행입니다.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2008년 3조 1천억 달러에서 2014년 6조 달러로 두 배가 되었습니다. 신흥국과 산유국은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과정에서 미 국채를 핵심 운용자산으로 편입했습니다.
해외 중앙은행과 민간 투자자의 매수세는 연준의 자산매입, 미국 내 금융기관의 수요와 함께 대규모 국채 발행을 받아주는 중요한 축이었습니다.
셋째, 물가입니다.
2010년대 미국 물가상승률은 돈을 풀어댔음에도 2% 안팎에 머물렀습니다.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니 장기채를 들고 있어도 손해볼 걱정이 없었죠.
이 덕에 2010년대에 넘쳐나는 공급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장기채 금리를 기반으로 미국 국채는 달러와 더불어 위기시 피난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는 오랜 기간 저렴한 이자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2) 코로나 이후 금리 패러다임의 변화
그 추세는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 시기를 거치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2026년 8월 18일 미국 30년물 금리는 5.33%를 찍어 2007년 이후 1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0년물은 한 달 넘게 4.6~4.7%대에 머물러 의회예산국의 전망보다 40bp 이상 높은 상황입니다.
8월 13일 30년물 입찰에서 재무부가 지불하게 된 이자는 25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이는 미국만의 일도 아닙니다. 일본 10년물은 2.945%로 1996년 이후 최고를 찍었고, 독일 분트채는 3.25%로 2011년 유로 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보도됐고, 영국 길트는 5%를 웃돌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짚어둘 개념이 있는데요. 장기금리는 '앞으로의 단기금리 예상치'와 '기간프리미엄'의 합으로 결정됩니다. 기간프리미엄은 투자자가 장기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보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010년대에는 연준의 매입, 해외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운용, 낮은 물가가 겹치며 이 프리미엄이 한때 마이너스까지 내려갔었습니다. 낮은 금리에도 장기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충분했다는 뜻입니다.
뉴욕연은 추정치에서 10년 기간프리미엄은 2026년 8월 중순 0.84%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국채 공급은 늘고 연준은 매수자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시장은 장기국채를 소화하기 위해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프리미엄은 장기채 수요부족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신호입니다.
왜 프리미엄이 형성되게 되었는지 그 자세한 내용은
2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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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3일 전
정부가 빚을 많이져서 세금을 자꾸 왕창 뜯어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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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페로
3일 전
맞습니다. 어떻게든 재정적자를 메꾸려면 다른데서 세수를 확보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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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영
3일 전
결국 정치인들이 돈 함부로 쓴 댓가가 국가부채 같아요. 특히 문모씨, 요즘 이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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