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nnis
22시간 전
불사의 잔혹, 티토노스의 우화 — AI 다음은 구독형 바이오
새벽의 여신 에오스는 인간 티토노스를 사랑했다. 여신에게 인간의 삶은 찰나에 불과했다. 인간은 죽고 신은 죽지 않으므로, 그녀는 제우스를 찾아가 연인에게 영원한 생명을 달라고 빌었다. 제우스는 그 청을 들어주었다. 다만 에오스는 한 단어를 빠뜨렸다. 젊음. 티토노스는 죽지 않았고, 대신 시간에 흐름에 따라 노화되고 늙었다. 목소리는 갈라지고 몸은 오그라들어, 결국 그는 침실 구석에서 그치지 않고 우는 매미가 되었다는 것이 후대의 신화이며 우화이다.
2026년의 의학과 그 위에 올라탄 자본은 정확히 티토노스의 운명을 다시 쓰고 있다. 우리는 암을 완치하는 대신 만성병으로 바꾸고 있고, 노화를 되돌리는 대신 대사를 연장하고 있다. 죽음은 뒤로 밀리지만 삶은 정기적으로 복용해야하는 처방전과 함께 오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계약이 완결이 아니라 정기적인 갱신이라는 지점에서 역사상 가장 두꺼운 마진이 발생한다. 인공지능 혁명의 두 번째 파도가 실리콘이 아니라 세포 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말은, 낭만적으로 읽으면 인류의 승리이고, 냉정하게 읽으면 일생을 함께해야할 구독형 과금 모델의 완성으로 제약 업계는 변화하고 있다.
1. 넥타르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올림포스의 신들이 늙지 않았던 이유는 불사의 운명을 타고나지 않았고 유전자가 특별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넥타르를 마시고 암브로시아를 먹었다. 불사는 체질이 아니라 정기적인 공급이었다. 신화가 오늘날 놀랍도록 현대적으로 읽히는 대목이 여기다. 넥타르는 끊기면 불사의 효력을 잃는다. 그러니 진짜 권력은 불사가 아니라 잔을 채우는 손에 있던 것이다.
2026년의 넥타르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GLP-1 계열 대사 치료제는 월 1,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유전자 편집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는 1회 220만 달러에 값이 매겨졌다. 후자는 특히 흥미롭다. "한 번 치료하면 끝"이라는 의학적 성취가 시장에서는 "평생 지불할 금액을 선불로 받는다"는 가격 논리로 변환되었기 때문이다. 치료의 형태가 어떻든, 값은 약의 효능이 아니라 지불의사가 더 중요하다.
행동경제학은 이 비탄력성의 정체를 오래전에 설명해두었다. 사람은 건강할 때 미래의 건강을 급격히 할인하고(쌍곡선 할인), 아프고 나면 그 계산을 폐기한다는 것이다. 생명의 손실 회피 계수는 어떤 소비재보다 크다. 수명과 대사 개선은 소비가 아니라 정체성에 가까워서, 어느 순간부터 베블런적 과시적 소비, 지위재로 작동하게 되었다. 결론은 단순하다. 인공지능이 개발 비용을 낮추더라도 약값은 그만큼 내려가지 않는다. 특허와 규제가 만든 공급 제한과 심리적으로 비탄력적인 수요 사이의 간격은, 전부 마진으로 남길 수 있다.
전문:
https://docs.vibequant.cc/columns/immortal-subscription-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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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댓글

부동산마이크로데이터
20시간 전
마리앙뚜와네트의 세계가 되겠군요. 다수에게 디스토피아인 세계. 하지만 극소수에겐 너무나 완벽한 세계. 무너질 시간을 기다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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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준
19시간 전
글 잘 읽었습니다. 흥미로운 주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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