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어먹은사과
2025.09.29.
최근 들어 전 세계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한국 증시 역시 개인과 기관, 외국인의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모습입니다. 코스피 지수도 빠르게 회복되며 투자자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습니다.
계좌를 열어보면 빨간 불이 켜져 있고, 짧은 기간 동안 쌓인 수익률은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온 보상을 받은 듯 달콤합니다. 이럴 때 많은 투자자들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드디어 내가 시장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구나.”
“내 투자 감각이 점점 좋아지고 있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 내 수익은 과연 내 실력 덕분일까? 아니면 단지 운이 좋았던 걸까?”
심리학에서는 이를 설명하는 두 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과잉확신(Overconfidence Bias)과 운의 착각(Mistaking Luck for Skill) 오늘은 이 두가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과잉확신(Overconfidence Bias)이란 이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의 연구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졌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과 판단 능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죠. 투자에서 몇 번의 성공 경험은 마치 ‘내가 시장을 이긴다’는 착각을 강화시킵니다.
우리가 어떤 종목을 매수한 뒤 주가가 빠르게 올랐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내가 기업을 잘 분석했구나”일 겁니다.
하지만 그 상승이 정말 내 분석 덕분인지, 아니면 단순히 시장 분위기나 업종 전반의 호황 덕분이었는지는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우연히 얻은 성공을 내 실력이라고 믿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그 믿음이 앞으로 더 큰 베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자문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번 째는 운의 착각(Mistaking Luck for Skill)입니다. 행동재무학자 나심 탈레브(Nassim Taleb)가 『행운에 속지 마라(Fooled by Randomness)』에서 강조했듯, 시장에서의 단기 성과는 대부분 운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우연을 자신의 실력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결국 이 두 가지 심리 편향이 겹치면, 무리한 베팅과 레버리지 확대 같은 위험한 행동으로 이어지고, 투자자는 오히려 자신을 해치게 됩니다.
투자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그 과정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 사실 ‘운이 작용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운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오히려 “내가 종목을 잘 골랐어”라는 생각에 도취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똑같은 선택을 10번 반복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까?” 만약 대답이 ‘아니오’라면, 그 성과는 내 실력만의 결과가 아닐 수 있습니다. 운의 개입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훨씬 더 겸손하고 신중한 투자자가 될 수 있습니다.
과잉확신과 운의 착각이 겹칠 때 벌어지는 일
단기 성과가 몇 번 이어지면 사람은 쉽게 자신이 “감”을 잡았다고 믿습니다.
과잉확신은 포지션 크기를 슬그머니 키우게 만들고, 운을 실력으로 착각하는 마음은 그 결정을 합리화합니다.
처음엔 소액으로 탐색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한두 종목에 집중하고, “이번엔 확실하다”는 이유로 레버리지나 옵션 같은 증폭 장치를 덧붙입니다.
문제는 성과의 상당 부분이 시장 환경과 우연에 기대고 있었다면, 커진 베팅은 그 우연이 거꾸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순간 포트폴리오 전체를 흔든다는 점입니다. 작은 실수는 벌금으로 끝나지만, 과대 베팅은 퇴장으로 이어집니다.
행동도 달라집니다. 확인편향이 강해져 불편한 데이터는 외면하고, 마음에 드는 자료만 골라 봅니다.
애초의 투자 가설은 흐릿해지고, 손실이 나면 “장기투자”라는 말로 원칙 없는 존버를 합리화합니다. 손실을 빨리 끊지 못해 평균단가를 올리는 ‘무리한 물타기’를 반복하고, 반대로 이익은 조급하게 실현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포트폴리오의 위험도는 올라가지만, 본인은 리스크를 “일시적 변동성”으로 축소해 부릅니다.
레버리지가 결합하면 취약성은 더 커집니다. 변동성 한 번이면 마진콜이 발생하고, 가장 팔기 싫은 시점에 강제 청산을 당합니다. 운이 좋아 상승 국면에서는 수익률이 빠르게 불어나지만, 하락 국면의 한 번의 급락으로 그동안의 성과가 지워집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세금·환율 비용 같은 마찰비용도 눈덩이처럼 쌓여, 체감하지 못한 채 복리의 적이 됩니다.
기회비용도 커집니다. “이번엔 반드시 간다”는 확신은 새로운 정보에 대한 학습 시간을 줄이고, 포트폴리오 교체를 잦게 만들어 장기 복리의 씨앗을 짓밟습니다.
더 나아가 심리적 손상도 남깁니다. 잦은 잔고 확인, 수면의 질 저하, 손실 회피를 위한 즉흥적 매매가 반복되면서 투자 자체가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됩니다. 결국 시장의 사이클이 돌아 하락이 깊어질 때 가장 먼저 손을 들고 떠나는 것도 이런 투자자들입니다.
돌이켜보면 비극의 출발점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이번만 조금 더”로 시작한 베팅 사이즈의 확대, “근거는 충분해”라는 선택적 정보 수집, “곧 회복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낙관. 과잉확신과 운의 착각이 맞물릴 때 생존 확률은 급격히 낮아집니다.
시장은 우리보다 오래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 지점에서 필요한 것은 더 대담한 한 방이 아니라, 스스로를 해치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와 원칙입니다.
“자신을 해치지 말라”, “안전이 곧 비결” 같은 규율이 바로 그 해독제가 됩니다.
투자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벤저민 그레이엄의 제자이자 100세가 넘도록 투자 활동을 이어갔던 어빙 칸(Irving Kahn)이 강조한 말입니다.
그는 의학 원칙인 “의사는 무엇보다도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를 빗대어, 투자자에게도 똑같은 교훈을 남겼습니다. 즉,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해치지 말라”는 것이죠.
이 말은 단순히 경구에 그치지 않습니다. 과도한 투기나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손실을 피하고 자기 자산을 지켜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중요하다는 메시지입니다.
칸의 이 지침은 찰리 멍거가 강조해온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멍거 역시 “투자의 비결은 안전”이라고 단언하며, 큰 이익을 노리기보다 합당한 수익을 지키는 것을 우선시했습니다.
또한 “성공적인 투자에 필요한 것은 특별한 정보나 높은 지능이 아니라 올바른 지적 체계와 감정 조절 능력”이라고 강조했지요. 결국 투자의 본질은 똑똑해지려는 노력보다 멍청한 실수를 피하는 것, 바로 스스로를 지키는 데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그렇다면 이런 과잉확신과 운의 착각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객관적인 시선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기 수익이 났을 때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이 결과에 운의 요소는 없었는가?”, “같은 선택을 10번 반복했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올까?” 이런 질문을 통해 자신의 판단을 검증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또, 투자일지를 써서 의사결정 과정을 기록하면 시간이 지나 객관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주식시장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소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남들보다 뛰어난 정보를 가지는 것도, 천재적인 두뇌를 갖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내 안의 과잉확신과 운의 착각을 다스리고, 스스로를 해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비결입니다.
아이빙 칸이 말했듯 “무엇보다도 자신을 해치지 말라”는 원칙, 찰리 멍거는 “투자의 비결은 안전이다”라는 말을 직접 남기진 않았지만, 그의 철학은 늘 ‘큰 수익을 노리기보다 큰 실수를 피하는 것’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결국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강력한 투자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해온 셈입니다.
시장을 이기려는 욕심보다 중요한 것은 내 자산을 지키고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것입니다.
오늘의 수익이 실력인지 운인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원칙을 꾸준히 지켜가는 것. 그 작은 습관이 모여 우리를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게 해주고, 결국 복리의 힘을 누릴 수 있게 만듭니다.
투자의 적은 시장이 아니라 내 안에 있습니다.
자신을 지키는 투자, 그것이 진짜 장기 승자의 길입니다.
출처는 제 블로그 입니다^^
https://blog.naver.com/bearapple25/224022819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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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톡
2025.09.29.
맞습니다. 시장이 잘 된것을 자기 실력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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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철
2025.09.29.
예전에 어떤 고수님이 대세상승,대세하락을 모두 경험해야 비로소 주식투자자가 된다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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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2025.09.29.
저는 둘 다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과잉확신, 운의 착각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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