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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라
2025.11.06.
<몇 억 벌었다고 섣불리 퇴사하면 겪는 미래> 결혼식 꽃잎이 아직 마르지도 않았을 때였다. 바야흐로 2020~2021년 코로나 팬데믹 시절, 남편 김씨(37)는 주식으로 4억을 벌었다. 운이 좋았다. 주가가 미친 듯이 치솟던 나날, 파도 위에 잠시 올라탔을 뿐이었다. 그래도 그 순간엔 세상이 달라 보였다. 그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마치 자신이 ‘이기는 편’에 속한 사람인 것처럼 웃었다. 아내 정씨(35)는 그를 바라보다 말했다. “이제 나도 퇴사할래. 현모양처가 꿈이었어.” 그 말에 남편은 잠시 놀랐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 좀 여유롭게 살자.” 그들은 그날 저녁, 식탁 위에서 함께 사직서를 썼다. 그때만 해도 인생이 마침표를 찍은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쉼표였다. 아주 짧은 쉼표. 그 후 네 해 동안, 그들은 열심히 ‘쉬었다’. 4억이 조금 넘는 숫자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무도 진지하게 묻지 않았다. 분기마다 비행기를 탔고, 인스타그램에는 늘 하얀 해변과 와인잔이 있었다. “이게 진짜 삶이지.” 그들의 대화는 짧고 달았다. 주말이면 스테이크를 굽고, 평일엔 여행지를 검색했다. ‘우리 이제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자’가 둘만의 합의였다. 그 합의가 무섭게 오래갔다. 하지만 시장은 그들의 낭만에 관심이 없었다. 주가는 이내 하락했고, 예금이 이자를 내기엔 너무 얇았다. 투자 계좌엔 먼지가 쌓였다. 월 200만 원으로 살던 부부는 어느새 월 700만 원을 썼다. “이 정도야 괜찮겠지?”가 입버릇이 됐다. 그렇게 ‘괜찮은 달’이 열두 번쯤 지나자, 통장은 비어 있었다. 팬데믹이 끝나자 폭발한 건 여행 욕구. 인스타 속 부부들이 몰디브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걸 보고 아내가 말했다. “우리도 가야지.” 남편은 그 말이 이상하게 위로처럼 들렸다. 그 여행이 마지막이었다. 돌아오자마자 신용카드 한도가 막혔다. 남편은 손가락으로 잔고를 계산하다가 웃었다. “우리, 파이어족이 아니라 그냥 백수였네.” 그날 이후, 웃음이 사라졌다. 빚이 불어나고, 대출 전화가 걸려왔다. 부부는 서로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그때 퇴사하자고 했잖아.” “그때 당신이 돈 벌었다며.” 그 말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 오갔다. 부엌엔 남은 와인 잔이, 현관엔 말라버린 여행 가방이 그대로였다. 남편은 구인 사이트를 열었지만, ‘경력 4년 공백’을 설명할 문장이 떠오르지 않았다. 면접에선 면접관이 물었다. “그 4년 동안 뭘 하셨나요?” 그는 대답했다. “아… 쉬었습니다.” 면접관이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짧은 끄덕임 속에 모든 게 담겨 있었다.그들은 이제 마트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서로의 눈치를 본다. 카드 한도는 줄었고, 외식 대신 라면이 늘었다. 남편은 저녁마다 노트북 앞에 앉아 옛날 주식 차트를 본다. 그래프의 꼭대기 부분을 보며 생각한다. ‘그때 팔았어야 했는데.’ 아내는 옆에서 묻는다. “당신, 그때 우리 진짜 행복했지?” 그는 대답하지 않는다. 행복이란 게 얼마나 빨리 증발하는지 이제는 안다. 이런 부부를 요즘 흔히 본다. 돈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루틴이 없어서 무너진 사람들. 파이어(FIRE)는 불타는 자유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의 시작이다. 그들은 그것을 몰랐다. 그래서 그들의 마지막 불꽃은, 너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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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2025.11.06.
참 철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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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하
2025.11.06.
무개념인 사람들이 돈벌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려주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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