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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2026.07.05.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했듯, 표현의 자유는 만능 단어가 아니다. 사회 구성원이 평화롭게 공존할 때 자유도 최대한 실현되고,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말을 조심해야 한다. 다시 말해, 표현의 자유가 무제한이어서는 안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자유를 지탱하는 사회적 토대를 지키기 위해서다. 자유를 지키는 것은 사람이지 하늘이 아니다. 자유는 개인에게 마땅한 의무를 부과할 때 실현된다. 그리고 그 의무에는 타인을 위한 절제도 포함된다. 'Liberal'이란 말이 원래 '자유인다운 미덕을 갖춤'이란 뜻이었던 것처럼, 전통적인 자유주의 사상가는 무절제한 개인주의를 거부했다. 같은 맥락에서, 표현의 자유는 학문적 진보에 기여하지는 못하면서 평화로운 공존만 해치는 모욕까지 지켜주지 않는다. 도덕과 정당한 법의 굴레 밖에는 자유가 없다. 문제는 지금 일베와 배재고 사건에 분노하며 엄벌을 외치는 사람들 역시 자유의 토대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칭 민주진보 세력은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서 온갖 모욕을 저질러 왔다. 자신들이 지정한 약자와 비극 외에는 마음껏 조롱해 왔다. 그런 사람들이 외치는 엄벌주의가 형평성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정적 제거를 위한 수단이 될 것이다. 누구도 내집단 편향에서 자유롭지 않고, 그래서 내가 속한 집단에 대한 모욕을 네가 속한 집단에 대한 것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인간 경향 앞에서는 진보나 보수나 마찬가지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표현을 규제할 때는 형평성을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 사실상 비슷한 발언인데 우리편의 관점이라는 이유로 넘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 규제가 형평성을 잃고 정파성을 따르게 되면 평화로운 공존도 깨진다. 그런 점에서 형평성도 자유의 토대다. 기성 보수가 자유라는 말을 남용해서 자유를 위협한다면, 기성 진보는 형평성을 깨뜨려서 자유를 위협한다. 살인자가 살인을 비난한다면 설득력이 없다. 기성 진보의 분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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