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준모
2026.02.13.
매일경제 주말 칼럼입니다. 올 한해도 준비 잘 하셔서 좋은 성과 만들어 내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봄을 맞이할 준비
제과점에서 생산하는 빵은, 전날 미리 반죽 모양을 잡아서 발효, 숙성을 시킨 후 그 다음 날 구워내 당일에 진열, 판매를 마치는 과정을 거친다. 물론 발효 시간이 짧아 판매 당일에 즉석에서 생산할 수 있는 빵들도 있지만, 생산의 효율성까지 생각하면 오늘 생산할 빵들은 전날 미리 결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즉 빵 생산은 판매량을 미리 예측해 준비하는 계획된 생산이다.
당일 생산된 빵들은 당일에 판매되지 못하면 폐기되니까, 너무 많이 생산하면 손실이 커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적게 생산하면 일찍부터 빵이 부족해 방문한 손님들이 실망하고 발길을 돌리게 된다. 손님이 방문했을 때 재고가 떨어져 눈에 보이지 않는 빵은, 사실 그 손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빵이나 다름없다. 우리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께, 양자역학에서 이야기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사고실험을 반복할 수는 없다. 그래서 손님들이 많이 방문하는 마지막 쇼핑 시간대에 매대에 남겨야 하는 빵의 종류와 숫자를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게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빵집 사장은 이런 '적정 재고'의 개념을 이해하고, 적당한 수준은 폐기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빵집을 처음 시작했을 때 쉽게 하는 실수가 폐기되는 빵이 제로에 가깝도록 유지(방치)하려다가, 원하는 빵을 반복해서 구매하지 못하고 발길을 영영 돌려버리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결국은 남는 빵이 늘고, 남는 빵을 줄이려 빵 생산을 줄이고, 줄어든 빵에 실망해서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이 늘어나는, 매출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악순환이다.
그런데 빵 매출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눈이나 비가 내리면 매출이 줄고, 반대로 날씨가 좋으면 매출이 늘어난다. 날씨가 너무 추워도 너무 더워도 매출은 줄어든다. 그래서 사계절 중 겨울이 매출이 부진한 비수기에 속하고, 무더운 한여름, 그리고 장마철이 또 비수기가 된다.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딱 좋은 날씨가 이어지는 봄과 가을이, 그래서 장사하기에도 딱 좋은 계절이다.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씨를 뿌리고 추수하기 좋은 시기를 알기 위해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서 24절기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하는데, 빵집을 운영해 보니 농사일처럼 계절에 따라 시기를 맞춰서 빵 생산을 조절하는 것을 반복한다. 빵 장사에도 절기 비슷한 것이 있는 셈이다.
내내 계속되던 강추위가 끝나고 날씨가 제법 포근해지면서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아직 2월이지만 더 늦기 전에 봄을 맞이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기나긴 겨울 내내 추위 때문에 매장을 찾지 못하던 손님들이 오랜만에 매장을 방문하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다. 우리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실망하지 않고 다시 방문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그중 하나가 언제부터 무엇을 얼마나 더 생산할 것인지, 빵 생산 계획을 잘 세우는 일이다. 그리고 매장 외벽 등을 청소하고 내부 정리정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바로 이 시기에 지속적으로 우리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두텁게 만들어놓아야 무더위로 매출이 빠지는 여름 비수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다.
작년과 달리 설 연휴가 2월이기 때문에 1월 매출은 어지간하면 작년보다 좋아야 하는데, 숫자를 보니 그렇지가 않다. 그러면 설 연휴가 있는 2월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숨이 나왔지만, 제빵기사와 직원들에게 봄을 맞이하는 매장 운영 계획을 설명했다.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점, 설 연휴가 끝나면 선제적으로 빵 생산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고, 적어도 3월 초순까지는 설령 빵이 남더라도 장래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회의를 마치고 스스로에게도 위축되면 안 된다고 다짐을 했다. 절기상 지금은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매일경제 2026.02.14]
https://www.mk.co.kr/news/contributors/1196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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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미
2026.02.13.
사장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글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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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2.13.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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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버는엄마
2026.02.13.
우와~~~글을 진짜 잘쓰신다 ㅎㅎ.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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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2.13.
이번에는 원고 마감시간 넘겨서 독촉을 받아가면서 겨우 제출했습니다. 글쓰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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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아
2026.02.13.
글 잘 쓰시는 빵집아저씨~~넘나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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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2.13.
많이 부족한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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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2026.02.13.
꺅~~~ 칼럼리스트도 하시네욥~~ 근데 젊으실 때 무슨일 하셨어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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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2.13.
저축은행, 캐피탈 등에서 기업대출, 관리, 지원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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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술
2026.02.13.
올려주시는 글 보면서 자영업자의 현실과 노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고난이도인 줄 몰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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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2.13.
실상은 말처럼은 잘 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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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소진
2026.02.14.
마지막 쇼핑시간대에 많지도 적지도 않은 양의 빵을 유지하면 완판이 안되면 재고로 남을텐데 감수를 하시고 유지해야한다는 말씀이신가요? 할인 하더라도 완판하는게 낫지 않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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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2.14.
마지막 쇼핑시간대 앞에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이라는 수식어가 있습니다. 보통 8-9시 전까지가 되는데요, 그 시간대에 어떤 빵들이 남아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할인을 한다고 하면 그 이후의 손님이 뜸한 시간대로 해야하는데 할인을 할지 안할지는 고민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할인 판매를 해도 남는데 일정량 남는 거는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완판이 되었다면 헛걸음한 손님이 제법 있었다는 것이 되기에 늦손님이 점점 사라지고, 초저녁 손님들에게 까지 영향이 갑니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적정 재고를 잘 찾아야 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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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2.14.
빵원가 50% 라고 가정하면, 2개 생산을 늘렸을 때 1개 판매가 더 가능하다면 늘리는 것이 낫습니다. 폐기가 나오더라도 말이죠. 그렇게 추정을 해서 적정 재고를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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