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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산지기
3시간 전
<도시의 승리> - 도시경제학자가 본 도시의 가치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선언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는 도시를 가리켜 ‘인간들이 모여 사는 깊은 구덩이’라고 질타했어요. 『월든』으로 유명한 헨리 데이빗 소로 역시 도시가 자연과 인간을 단절시킨다고 하며 홀로 호수가에서 목가적인 은거 생활을 했어요. 이들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오늘날 도시는 공해와 빈부격차, 각종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온갖 사회문제들의 진원지라고 비판을 받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그 결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은 가급적 대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교외의 베드타운에 들어가거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처럼 홀로 자연 속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이렇게 도심을 벗어난 교외로 크고 작은 주거지들이 늘어나는 현상을 ‘스프롤’이라고 하며, 미국에서는 수십년간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고 해요. 도시경제학자 글레이저는 날로 늘어나는 스프롤 현상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요.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 교외로 나가 사는 것은 과연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일까?" 글레이저는 이것이 역사적 관점과 환경적 관점으로도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비효율적이라고 결론을 내려요. 글레이저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현대인들이 놓치는 도시의 가치를 이야기해요. 첫번째, 도시가 인류 문명의 엔진 역할을 해요. 도시는 지정학적 위치, 국제정서 등 여러가지 요인 등등으로 인해 거점으로서 도약할 기회를 얻지만,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있다는 거에요. 가령 기원전 5세기 초 아테네는 명백히 세계의 중심지와 거리가 멀었어요. 그런데 페르시아 제국의 서진으로 소아시아 이오니아 지방의 밀레토스를 비롯한 여러 도시들이 함락되면서 많은 지식인들이 전쟁을 피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아테네로 몰려들었어요. 이미 밀레토스에서는 탈레스를 비롯한 자연철학자들이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는 철학적 전통을 세웠는데, 페르시아에 맞서 그리스 폴리스들을 수호한 아테네는 이오니아에서 유입된 학자들과 그들의 지적 유산을 받아들이는 집합소가 되어 지성의 혁신이 일어났어요. 아낙사고라스 같은 이오니아 출신 철학자들이 아테네에서 활동하며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새로운 세대에게 영향을 주었고, 이는 아테네에게 후대 철학의 도시라는 불멸의 명성을 부여하게 된 거죠. 두번째, 도시가 오히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을 억제해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족함과 안락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생활방식은 필연적으로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기 마련이에요. 그렇다고 과거 사람들처럼 춥고 배고픔을 감수하는 검소한 삶을 살려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현대인들은 안락함을 위해 개발되지 않은 지역에 정착하는 순간부터 거주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각종 공사를 벌일 수밖에 없어요. 저자는 자연과 인간을 모두 살리고 밝은 미래로 이끌고 싶다면 도시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환경까지 고려한 생명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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