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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海
2026.06.07.
영국 BP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의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군요. BP. 영국에서는 흔한 주유소 브랜드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1909년 Anglo-Persian Oil Company로 시작한 회사입니다. BP는 1914년 영국 정부가 지분 51%를 확보한 이후 사실상 국영기업으로 운영되었으나, 대처 정부 시절 민영화되었습니다. 또 다른 주유소 브랜드인 Shell은 조개껍데기를 수입하던 Marcus Samuel이 창업한 회사에서 출발했습니다. 이후 1907년 네덜란드의 Royal Dutch Petroleum과 합병하여 Royal Dutch Shell이 됩니다. BP와 Shell은 소위 Seven Sisters라 불린 글로벌 석유 메이저의 일원이었습니다. 20세기 중반 이들은 세계 석유 공급망을 좌우했고, 1970년대 석유파동 이전까지 세계 석유 매장량의 약 80~85%를 통제했습니다. 석유파동 이후 산유국들이 국유화를 추진하며 영향력을 확대했지만, 영국은 북해 유전 개발을 통해 에너지 강국의 지위를 유지합니다. Brent Crude는 지금도 국제유가의 대표적인 기준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BP와 Shell이 본격적으로 중동 유전을 개발하던 시기입니다. 웨일스 등을 중심으로 유럽 최대 규모의 탄전을 보유했던 영국은 풍부한 석탄과 철광석을 바탕으로 산업혁명을 이끈 국가였습니다. 자국 내 가장 유력한 에너지원인 석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제국의 영향권 내에 있던 중동의 새로운 에너지원인 석유로 전환한 것입니다. 과학적 사고와 국가이익에 기반한 결정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2024년 영국은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인 Ratcliffe-on-Soar Power Station의 가동을 종료하며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했던 1세대 에너지원과 사실상 작별합니다. 2세대 에너지원인 석유와 천연가스 분야에서는 아직도 영국의 영향력이 남아 있습니다. 북해 유전이 여전히 존재하고, Shell은 지금도 세계 Top 5 에너지 기업이며, BP 역시 세계 10위권 에너지 기업입니다. 하지만 영국은 북해 유전이 수출국 지위를 유지하며 정점에 있던 1990년대부터 이미 풍력발전을 준비합니다. 2000년 영국 최초의 상업용 해상풍력 발전단지인 Blyth Offshore Wind Farm이 가동됩니다. 2002년부터 영국 정부는 본격적으로 풍력산업 육성에 나섭니다. 2010년 약 3% 수준이던 풍력 발전 비중은 2025년 약 30% 수준까지 증가했습니다. 운 좋게도 북해의 거친 바다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풍황 조건을 제공합니다. 영국에는 세계적인 해상풍력 개발사인 SSE plc도 있습니다. Scottish Hydro-Electric에서 출발한 회사인데, 2023년 저도 직접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풍력사업의 핵심은 생각보다 풍차가 아닙니다. 결국 인허가, 송전망 연결, 지역사회와의 갈등 조정, 그리고 장기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본을 조달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수십 년에 걸친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어찌 보면 풍력회사는 발전회사이면서 동시에 금융회사이기도 합니다. 금융이 강한 영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그러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영국도 유럽과 함께 에너지 공급 불안에 시달립니다. 그해에는 바람도 평년보다 약하게 불어 풍력 발전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영국은 지연되고 있던 Hinkley Point C와 Sizewell C 사업을 다시 밀어붙입니다. 2025년 노동당 정부는 Sizewell C 사업에 142억 파운드를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최종투자결정(FID)까지 승인했습니다. 또한 소형모듈원전(SMR)은 Rolls-Royce를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풍력과 원자력을 경쟁 관계로 보지 않습니다. 둘 다 에너지 안보를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영국은 석탄을 버리고 석유를 선택했습니다. 석유에 안주하지 않고 북해 유전을 개발했습니다. 북해 유전이 전성기일 때 풍력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풍력과 원자력을 함께 키우고 있습니다. 영국의 에너지 패권 유지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판단과 다양화의 결과입니다. 110여 년 전 윈스턴 처칠이 강조했던 에너지 공급원의 다양성은 지금도 영국 에너지 정책의 핵심 원칙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국이 바꾼 것은 에너지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바꾸지 않은 것은 국익이었습니다. 觀海 제 서재에 조금 더 긴 이야기를 남겨두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천천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사행건樂 by 戒盈杯> https://m.blog.naver.com/realguy81/224308806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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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영
2026.06.07.
예산낭비라고 윤통 엄청 욕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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