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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유변호사
2026.08.11.
『랜덤워크 투자수업』을 읽고 (저자 버턴 G. 말킬) 책을 읽으면서 특히 마음에 남은 글이 있다. 인간의 기억력은 왜 그리 짧은 것일까? 시장에서 계속 돈을 잃는 사람들은 튤립 구근과 같은 열풍에 쉽게 휩쓸리는 이들이다. 시장에서 돈을 벌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말로 힘든 것은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 투기 열풍 속으로 돈을 갖다 바치려는 유혹을 참는 일이다. 투자에서 어려운 것은 좋은 종목을 찾는 것만이 아니다. 남들이 돈을 벌 때 조급해하지 않고, 비싼 가격에 뛰어들고 싶은 욕망을 참는 것이 더 어렵다. 책에는 워런 버핏의 재미있는 퀴즈도 소개되어 있다. 평생 햄버거를 먹을 사람이라면 소고기 가격이 오르는 것이 좋을까, 떨어지는 것이 좋을까? 앞으로 계속 자동차를 살 사람이라면 자동차 가격이 오르는 것이 좋을까, 떨어지는 것이 좋을까? 당연히 떨어지는 것이 좋다. 그런데 주식만 이상하다. 앞으로 5년, 10년 동안 계속 주식을 사야 하는 사람이 주가가 오르면 기뻐하고, 떨어지면 낙담한다. 버핏은 이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가 상승을 좋아해야 할 사람은 가까운 미래에 주식을 팔 사람이다. 반대로 앞으로 계속 주식을 사야 할 사람이라면 좋은 기업의 주가가 싸지는 것을 반겨야 한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기업의 경쟁력과 성장성, 이익 전망이 무너져 기업가치 자체가 하락한 것이라면 오히려 투자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우리가 반겨야 하는 것은 ‘가치의 하락’이 아니라 ‘가격의 하락’이다. 매수 수량을 먼저 결정하고 분할매수하라. 나는 여기서 한 가지 투자방법을 생각했다. 처음 주식을 살 때 목표 매수 수량부터 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을 충분히 공부한 뒤 1,000주를 보유하기로 결정했다고 해보자. 1,000주를 한 번에 사지 않고 3~5번으로 나누어 산다. 처음 200주를 샀는데 주가가 20% 떨어졌다. 기업의 펀더멘털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려워하기보다 오히려 좋아할 수 있다. 아직 800주나 더 사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가가 급등하면 기분은 좋지만 나머지 800주를 더 비싸게 사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주가 하락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진다. 계좌의 평가금액이 줄어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좋은 기업의 지분을 얼마의 가격에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목표 수량을 정했다고 무조건 끝까지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매수 과정에서 투자 가설이 훼손되거나 기업가치가 낮아졌다면 목표 수량 자체를 수정하거나 매수를 중단해야 한다. 결국 내가 얻은 교훈은 간단하다. - 좋은 기업을 충분히 공부한다. - 목표 매수 수량을 먼저 정한다. - 한 번에 사지 않고 분할해서 산다. - 그리고 펀더멘털이 그대로라면 하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 앞으로 계속 사야 할 투자자에게 좋은 기업의 주가 하락은 공포가 아니라 할인이다. 그러므로 투자자는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 주식이 내일부터 30% 떨어져도 나는 기쁜 마음으로 더 살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만큼 공부한 기업만 사는 것이 장기투자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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