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Avatar
몽식
3시간 전
요즘 영화 「암살자(들)」 논란을 보면서 내가 불편했던 이유를 정리해봤다. 나는 박정희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은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육영수 여사가 사망한 사건으로 공식적인 수사와 재판이 있었던 사건이다. 그런데 「암살자(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다른 총격 주체와 권력기관 개입 가능성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만든다. 극 중에서는 중앙정보부가 배후였을 가능성까지 하나의 가설로 제시된다. 물론 영화가 "박정희가 지시했다"고 직접 말한 것은 아니다. 감독 역시 박정희를 배후로 상정한 영화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문제는 바로 여기다. 영화에서 직접 대사로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관객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암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대사만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니까.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가설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는데, 영화가 그 가설을 사실적인 서사와 미스터리의 형태로 보여준다면 역사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창작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영화 밖에서 배우나 관계자들이 그 가설을 실제 진실처럼 받아들이는 듯한 표현까지 한다면 더 민감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역사적 인물을 비판하는 영화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역사적 인물에 대한 비판도, 기존의 역사적 해석에 대한 문제 제기도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 "역사학계에서 논쟁 중인 주장" "영화가 만들어낸 가설" 이 세 가지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인의 추억」처럼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제사건의 미스터리를 영화적으로 상상하는 것과, 이미 범인이 특정되어 재판까지 끝난 역사적 사건에 새로운 배후를 설정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 그리고 이 기준은 좌파든 우파든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만약 내가 지지하지 않는 역사적 인물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확인되지 않은 배후설을 씌운 영화가 나온다면 나 역시 똑같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결국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박정희를 비판해서"가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역사적 가설을 얼마나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만드는 방식으로 표현했느냐다. 영화는 상상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영향력이 큰 영화일수록 그 상상과 역사의 경계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대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제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이 아직 존재하는 사건이라면 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이게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Like Inactive Icon
4
Comment Icon
2
Share Icon
공유하기
모든 댓글
Avatar
김석호
3시간 전
몹쓸 영화입니다. 선을 넘어도 유분수지 극장에서 빨리 내려야 해요.
Like Inactive Icon
2
Comment Icon
답글달기
Avatar
화사한여자
2시간 전
저는 감독이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창작이니 뭐니 하는데 거짓말입니다. 안볼랍니다.
Like Inactive Icon
1
Comment Icon
답글달기
Avatar Icon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