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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海
2시간 전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그를 애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같지 않습니다. 그 차이는 그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는지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2022년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했습니다. 불과 이틀 전, 건강이 크게 쇠약해진 상태에서도 리즈 트러스를 총리로 임명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책무를 다했습니다. 영국에서 한국 교민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많은 분이 엘리자베스 2세를 자연스럽게 ‘여왕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나라의 군주도 아닌데 그렇게 부르는 모습이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호칭에 담긴 마음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권력자에 대한 복종이 아니라,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킨 어른을 향한 존중에 가까웠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한 영국 총리는 15명입니다. 첫 총리는 1874년생 윈스턴 처칠이었고, 마지막 총리는 1975년생 리즈 트러스였습니다. 두 사람의 출생연도 차이만 101년입니다. 여왕은 제국의 해체와 냉전, 대처리즘, 금융위기, 브렉시트와 코로나19를 모두 지켜봤습니다. 총리와 정부는 계속 바뀌었지만 여왕은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월터 배저트는 입헌군주에게 “협의받을 권리, 격려할 권리, 경고할 권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는 매주 총리와 비공개로 만났지만 어떤 조언과 경고를 했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조언은 하되 공개적으로 정부를 흔들지 않았고,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 국가를 분열시키지도 않았습니다.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군주의 권위를 지켰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여왕의 죽음을 애도한 것은 70년 동안 한자리를 지킨 시간의 무게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말보다 침묵으로, 권력보다 책임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킨 군주였습니다. 2024년부터 엘리자베스 2세의 얼굴이 새겨진 지폐와 함께 찰스 3세의 얼굴이 새겨진 지폐가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두 군주의 지폐가 함께 사용되지만, 여왕의 지폐는 시간이 흐를수록 영국인의 지갑에서 천천히 사라질 것입니다. 언젠가는 여왕의 얼굴이 새겨진 희귀한 지폐가 역사의 한 조각이 되어 높은 가격에 거래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시대는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과 오래된 지폐 속에 남습니다. British Empire를 살아 있는 정치질서로 기억하고 말했던 마지막 군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부디 저세상에서는 평안하기를 바랍니다. 觀海 제 서재에 조금 더 긴 이야기를 남겨두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천천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사행건樂 by 戒盈杯> https://m.blog.naver.com/realguy81/224404996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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