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
2026.07.23.
자주 하는 말이지만, 문제가 반복되니 또 말할 수 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는 구체적이고 일관된 목표가 없다. 정말 1가구 1주택을 노리는 건가, 아니면 자가보유율을 조금 개선하려는 건가. 어느쪽이든 정치적으로 모순되는 동시에 공공이익 면에서 해악이 많은 목표인데, 그마저도 분명하게 선언한 적 없다.
자가보유율이 높아지면, 적지 않은 사람이 지대 추구자처럼 생각하게 된다. 빚을 갚고 노후를 대비하는 일에 근로소득만으로는 부족하니, 결국 집값을 올려서 큰 돈을 벌어야 하는 유인을 얻게 된다. 이는 여러 선진국에서 한결같이 관찰된 사실이다. 자가보유율을 올리기 위해 주담대를 막고 집값을 억제하는 것을, 새 집주인들이 언제까지 받아들여줄까.
"그래서 OECD는 ‘내 집 마련’에 초점을 두지 말고 사회주택, 공공임대, 민간임대 등 다양한 주거 형태를 정책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 슬로우뉴스 인터뷰 6화 중에서
주택은 생필품이지 투기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이것 역시 정치적으로 일관된 목표라고 보기 어렵다. 지금 이재명 정부는 빚투와 정부 예산 타먹기를 조장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주식 차트만 보는 지대 추구 사회를 만들어놓고 주택만 예외로 두려고 하면, 새로운 소규모 지대 추구 계급이 과연 가만히 있을까.
부동산 정책에 일관된 목표가 없으니, 보유세를 3배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도 뚜렷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존 스튜어트 밀이 살았던 시대에는 소득 파악이 어려웠다. 대신 주택을 보면 그 사람의 소득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래서 밀은 주택세를 소득세보다 더 공정하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 하지만 현대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오래전부터 무리해서라도 집을 갖도록 유도한 탓에, 실제 소득에 비해 집값이 너무 높게 평가된 사례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만약 자가에 사는 노동자에게도 높은 보유세를 부과한다면, 그 노동자는 근로소득으로 주택 보유세를 내야 한다. 훗날 양도소득이나 임대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불로소득을 미리 거뒀다고 할 수도 없다. 다시 말해, 상황에 따라서 주택 보유세는 근로소득에 대한 가산세가 될 수도 있다. 그 금액이 1년에 몇백만 원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증세는 증세다.
자가에 사는 1주택자는 주택을 비생산적으로 방치하지 않았다. 적절한 용도로 활용했다. 집을 누군가에게 임대한 다주택자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정부가 공시가격을 조정하거나 보유세율을 올려서 세금이 늘어난다면, 우리나라처럼 세금 혐오가 심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이 큰 곳에서는 정치적 반발로 이어지기 쉽다. 세금을 더 거둬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왜 하필 가만히 있는 자가 거주자에게 증세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지대 추구 행위는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니까.
애초에 세금만으로 집값을 낮추거나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기는 어렵다. 집주인들은 정권이 바뀔 때까지 세금을 견디다가 여러 방법으로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기공공임대를 확대해서 자연스럽게 집값을 억제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공공 주도 공급을 늘려서 가격 하락 압력을 조성하는 동시에 안전자산 수익율을 초과하는 부분(초과이익)에 증세해야, 세금 전가를 억제하며 지대를 저격할 수 있다.
지금 정부에는 구체적이고 일관된 목표가 없다. 억강부약, 투기 억제 같은 정치적인 구호로는 부족하다. 자연히 그 수단도 불합리한 것들로 가득하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결국 정교한 목표는 정해지지 않았다. 우선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부터 정리해야 그에 걸맞는 수단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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