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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캉
2시간 전
<증권사는 왜 이 상품들을 운용할까: RP, 발행어음, MMF> RP는 증권사의 채권운용팀, 즉 자기매매 부서가 보유한 채권 재고를 담보로 활용하는 단기 자금조달 수단이다. 증권사는 국채, 통안채, 우량회사채 등을 자기매매 목적으로 항상 일정 물량 보유한다. 마켓메이킹 역할도 하고, 금리 변동에 따른 트레이딩 차익도 노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채권을 전부 자기자본만으로 사면 레버리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유 채권을 담보로 맡기고 현금을 빌린 다음, 그 현금으로 채권을 추가로 매입하는 구조를 만든다. 예를 들어 증권사가 자기자본 100억원으로 채권을 100억원어치만 보유한다면 포지션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그 채권을 담보로 RP를 통해 80억원을 추가 조달하면, 그 돈으로 채권을 더 사들여 180억원 규모의 포지션을 굴릴 수 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원칙적으로 다시 채권 매입에 재투자되고, 그렇게 매입한 채권이 또 다른 RP의 담보로 쓰이는 순환 구조를 이룬다. 고객에게 파는 소매 RP는 이 큰 조달 구조의 한 창구일 뿐이고, 본류는 기관 간 RP시장이다. 증권사가 여기서 얻는 마진은 단순하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RP 금리보다, 보유 채권에서 나오는 이자수익과 트레이딩 차익이 더 크기 때문에 그 차이가 수익으로 남는다. 발행어음은 RP와 목적 자체가 다르다. RP가 채권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한 조달이라면, 발행어음은 증권사의 기업금융(IB)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한 조달이다. 증권사가 부동산 PF, 메자닌 투자, 기업대출 같은 IB 영역을 키우려면 자금 소요가 크다. 그런데 증권사는 은행처럼 예금을 받을 수 있는 인가가 없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 지정 증권사에 한해, 사실상 "준예금"처럼 직접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 발행어음 제도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다섯 곳이 이 자격을 갖추고 있다. 조달한 자금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운용되며, 이 중 50% 이상을 기업금융자산에 의무적으로 배정해야 한다. 기업금융자산에는 부동산 PF, 메자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중소기업 대출, 인수금융 등이 포함된다. 나머지는 채권이나 어음 같은 유동성 높은 자산으로 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증권사가 발행어음으로 투자자에게 연 3~4%대 금리를 지급하면서 조달한 자금을 연 두 자릿수 수익률이 가능한 부동산 PF나 메자닌 투자에 운용한다면, 그 스프레드가 상당히 커진다. 초대형IB들이 발행어음 조달 규모를 키우려고 경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만들어진 IB투자 건들이 다시 PB가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사모펀드, 특정금전신탁 같은 대체투자 상품의 원천이 된다는 사실이다. 발행어음은 단순한 예치형 상품이 아니라, 증권사 전체 상품 생태계의 자금 공급원인 셈이다. MMF는 RP, 발행어음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증권사가 직접 발행하는 상품이 아니라 자산운용사가 만드는 펀드이고, 증권사는 대부분 판매사 역할만 한다. 운용사가 MMF를 만드는 이유는, 법인이나 기관의 단기 유휴자금을 모아 CP(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RP, 단기국공채 등에 분산 투자하기 위해서다. 개인이나 중소법인이 CP나 전단채를 직접 사려면 최소 투자단위가 크고 접근이 어려운데, MMF로 자금을 모으면 소액 투자자도 간접적으로 이런 단기자산에 참여할 수 있다. 펀드 내 평균 잔존만기는 짧게 유지되어(통상 75일 이내 수준)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증권사가 운용사도 아니면서 MMF를 취급하는 이유는 판매수수료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고객의 대기자금을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효과다. 고객이 MMF에 돈을 넣어두면 그 자금은 결국 해당 증권사 계좌 안에 남아 있게 되고, 이는 나중에 ELS나 펀드 같은 다른 상품으로 전환될 잠재 고객군이 된다. 즉 MMF는 수익성 자체보다 고객을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더 큰 상품이다. RP는 조달 목적이 채권 포지션의 유지와 확대이고, 조달자금은 채권 재매입에 쓰이며, 증권사의 수익원은 조달금리와 운용수익 사이의 스프레드다. PB가 파는 다른 상품 생태계와의 연결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발행어음은 조달 목적이 IB 비즈니스 확장이고, 조달자금은 부동산 PF, 메자닌, 기업대출 등에 쓰이며, 증권사의 수익원은 조달금리와 IB투자 수익률 사이의 스프레드다. 이 자금이 만들어내는 IB투자 건들이 PB가 판매하는 대체투자 상품의 직접적인 공급원이 된다는 점에서, 세 상품 중 PB 상품 생태계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MMF는 증권사가 조달 주체가 아니라 판매 채널이며, 자금은 운용사가 CP, 전단채, RP 등에 분산 투자하고, 증권사의 수익원은 판매수수료와 고객 자금을 묶어두는 락인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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