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언
2025.08.19.
저는 복숭아를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천중도’ 품종을 제일 좋아하죠.
그래서 매년 이맘 때가 가장 아쉽습니다.
‘천중도’를 만나기까지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복숭아 품종 중 ‘천중도’를 좋아하는 이유는,
넉넉한 과육과,
특유의 쫀득한 텍스쳐 때문입니다.
한 입 물면,
달달함이 입 안 가득 터지고,
살짝 곁들인 신 맛은 청량감을 더합니다.
농장에서 직접 공수하는데,
8월 중순 2주 정도 정말 신나게 먹습니다.
그런데 ‘천중도’가 순종은 아닙니다.
다른 복숭아 씨앗에서 키운 나무(실생묘)에,
기존의 ‘천중도’를 가지를 붙여 조직을 결합(접목)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에 천중도 나무가 있어야 하고,
새로운 실생묘도 필요합니다.
적어도 3~4년의 시간이 필요하죠.
물론 맨 처음에는 우연히 발견됐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는 접목만으로 보급한 것이고요.
저는 이것이 단지 ‘우연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접목의 가능성을 늘 염두해 둔 ‘태도’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농부들은 씨앗을 심는 순간부터 접목을 염두에 뒀을 것입니다.
유전자는 변화한다는 것도 학습한 상태였겠죠.
그리고 병충해에 강하면서 튼튼한 뿌리 역할을 해줄 실생묘도,
미리 준비해뒀을 것입니다.
국가 정책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정책을 선택할지,
무엇을 기반으로 삼을지,
어떤 가치를 미래로 이어갈지,
늘 염두에 두는 ‘태도’가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천중도’의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은 이유는,
우연히 나타난 좋은 개체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성질을 더 확장하여 유지하기 위해,
농부들이 그 이전부터,
기술을 익히고 태도를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미래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연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연이 찾아왔을 때 그것을 잡아내고 키워낼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그 준비가 바로 정책 결정권자의 ‘태도’이고,
우리 사회가 그 ‘태도’를 지닌 사람을 찾아낼 때,
비로소 우리의 내일도,
단단하고 쫀득하며 달달한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와 진짜 이번에 받은 녀석은 진짜 제 얼굴만 하네요.
츄릅.
이미지 출처 : https://blog.naver.com/seungyeon2g/22319204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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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댓글

강미선
2025.08.19.
전시언님은 글을 너무 잘 쓰시는거 같아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도전이 결실을 맺은거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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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er
2025.08.19.
멋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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