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유변호사
2026.08.12.
아이온큐 못 산 이야기
나는 IonQ가 3달러 안팎이던 시절, 매수를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나는 양자컴퓨팅이 언젠가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 기술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공한다면 기존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확신이 조금 부족했다.
그래서 양자컴퓨터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전문가를 직접 만나 의견을 물었다. 돌아온 답은 단순하고 단호했다.
“양자컴퓨터가 제대로 상용화되려면 최소 30년은 걸릴 겁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IonQ 투자를 포기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재미있는 경험이다. 그 전문가가 틀렸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기술적으로 완성된 범용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에는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가 바라보는 시간과 주식시장이 바라보는 시간이 달랐다는 것이다.
기술 전문가는 묻는다.
“이 기술이 언제 완성되는가?”
하지만 투자자는 다른 질문을 해야 한다.
“시장은 언제부터 이 기술의 미래가치를 주가에 반영하기 시작하는가?”
주식시장은 현재보다 미래를 먼저 먹고 산다.
기술이 완벽하게 상용화되고, 매출과 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누구나 그 산업의 미래를 인정하게 된 다음 투자한다면 위험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상당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미래 기술에 미리 투자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래만 있고 실적이 없는 기업은 얼마든지 사라질 수 있다. 새로운 산업일수록 기술의 성공 가능성, 자금력, 경쟁우위, 경영진, 시장 규모를 훨씬 더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
내가 이 경험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따로 있다.
전문가의 의견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 그러나 전문가에게 투자 판단까지 맡겨서는 안 된다. 특히 AI, 양자컴퓨팅, 우주산업, 로봇처럼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새로운 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기술 전문가는 기술의 현실을 가장 잘 알지만, 반드시 주식시장의 미래 가치까지 가장 잘 아는 것은 아니다.
투자는 결국 수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서로 다른 가능성을 비교한 뒤, 마지막에는 자신의 통찰과 판단으로 미래에 베팅하는 일이다.
나는 IonQ를 놓쳤지만 크게 후회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좋은 투자 기회가 계속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의 경험 덕분에 한 가지는 확실하게 배웠다.
현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의 말만 듣다 보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놓칠 수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수익은 때로는 모두가 확인한 미래가 아니라, 아직 많은 사람이 의심하고 있는 미래를 남보다 먼저 발견하는 데서 나온다.
14
0
공유하기
모든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