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린개미
2026.01.22.
<주절주절 익절 경험담>
주식계좌를 3개 굴리는데 하나는 이번달에 여유자금이 생겨 새로 만든 거고, 원래는 중장기-메인계좌 1개만 운영하다가,
2024년 12월에 뜬금 계엄령으로 시장에 혼란이 와서, 묵힐 생각으로 냅둬도 되는 여유자금으로 1개 더 만들었다.
그때 산 종목이 삼성전자와 기아였다.
당시 최악의 상황이라는 평가를 듣던 때였는데,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거대한 여유현금과 기술력을 생각하면 죽기살기로 뭐라도 할테니 멀지 않은 미래에 극복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산 거고, 긴 횡보를 겪다 손실권으로 가서 인내심을 건드릴 때도 있었다.
그래도 기업이 이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극복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싶어 나무아미타불하며 끌고 간 건데 어이없을만치 극복이 빨랐다. 시장이 어떻게 반년만에 이렇게 바뀌는지, 운이 꽤 좋았다.
최근 몇달 간 삼성전자는 일부 실현 후 재매수, 기아는 오늘 처음 일부 익절했다. 최근 원금의 1/4은 인출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약 1년 1개월의 투자기간 동안 계좌 수익률이 110%가 되었다.
메인계좌가 현재 +48~50%를 왔다갔다 하는데 짱박아둔 게 성과가 더 좋은 게 운이 컸던 것 같다. 메인계좌 역시 운이 좋았던 거고. 작년 초만 해도 +20~30%의 연수익률을 목표한 것에 비해 시장에 호재가 겹쳐 너무 빨리 올랐다.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익절 계획을 잡을까, 신규는 뭘 찾아야 하나, 시장이 생각할 게 너무 많아지고 까다로워졌다. 주식쟁이는 주식시장이 올라도 떨어져도 머리 굴려야 할 게 많아서, 수익이 나도 그리 기쁘지가 않고, 주식은 여전히 어렵고 시장이란 알 수가 없다.
이게 다 내 욕심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직은 그렇다. 한번씩 전량매도하고 쉬어버릴까 하는 유혹도 들지만 그런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못한다. 2021년의 고점에는 전량매도를 했던 게 '미국의 금리인상'이라는 이슈가 나왔기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시장 눌림도 각오하고 언제 튀어야 하나 긴장하면서도 그런 강력한 이슈는 아직 없어서 판단이 어렵다.
꽤 오래 전 유명한 트레이더가 한번씩 작게 여는 소모임에 간 적 있는데, 그때 내가 한 질문은 기억이 가물한데 그 분의 답은 생각난다.
인자한 미소로 "트레이더는 스트레스를 일상적으로 받아야 하는 일이기에, 전략이 너무 많으면 머리가 굉장히 아픈 일상을 보내셔야 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나는 트레이더도 아니고 전략이 그리 많지도 않은데 머리는 터지니, 이 스트레스가 어떻게 일상을 해치지 않을지 분배하는 기술이 필요할 것 같다. 지난주에 머리 쓰다 이번주에 체력이 고갈되었나 보다. 며칠 장도 잘 안보고 잘 쉬었는데 추운 날씨 탓인지 아침에 코피 쏟아서 이번 나의 익절은 코에 휴지 틀어막고 매도한 추억이 될 듯 하다...
*원래 자기 매매경험담을 남에게 이야기하는 걸 잘 안하는데 혼자 주절주절 폰에 일기 쓰다가 올려봅니다. 어우 창피함.ㅜㅜ 미침.ㅜㅜ 계속 올리지 말까 했는데 여긴 저보다 잘 하는 분들이 많을테니 배울 게 또 있을 거 같아서 올려봅니다.
다들 미친 년 널뛰는 것 같은...아니, 연단위로 변모하는 요란한 주식시장에서 어떻게 머리 식히고 다시 집중하는지 노하우가 궁금해지네요. 스트레스 관리요령이 부족하네요.

29
13
공유하기
모든 댓글

부자호소인
2026.01.22.
이런 경험담 너무 좋습니다. 유명 해외 투자자들 이야기 이젠 질려요. 도움도 안되고요.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느린개미
2026.01.22.
중구난방인 글인데 좋게 봐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ㅜㅜㅎㅎㅎ
좋아요

엄소진
2026.01.22.
역시 주식은 타이밍. 재밌게 읽었습니다.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느린개미
2026.01.22.
재밌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쑥쓰럽네요.ㅎㅎ
좋아요

이태호
2026.01.22.
이런 글이 배울점도 많고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다음 편도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느린개미
2026.01.22.
카오스인 머리를 식히려고 쓴 글인데 재밌게 봐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ㅎㅎ
좋아요

지우아빠
2026.01.22.
현실경험담은 재밌고 도움도 많이 됩니다. 또 들려주세요.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느린개미
2026.01.22.
재밌게 봐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ㅎㅎ 자주 들를게요.^^
좋아요

심미연
2026.01.22.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느린개미
2026.01.22.
저도 감사합니다!^^
좋아요

강준모
2026.01.22.
멋진 경험담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느린개미
2026.01.22.
재미있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아요

구름바위
2026.01.23.
먹어도 걱정, 깨져도 걱정. 팔자려니 해야죠. ㅎ
좋아요
답글달기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