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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2026.06.16.
분량 제한을 맞추느라 주간조선 칼럼에서 많은 부분을 잘라야 했다. 정말 다루고 싶었던 의문은 이렇다. 자기만의 정의감을 위해 법을 가볍게 여기는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이 공당에 대체 무슨 이득을 줄까. 일개 개인이 팔레스타인으로 달려간다고 해서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종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민불복종을 발동해도 될 정도로 민주적 기본질서가 무너진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공당이 법을 가볍게 여긴다면, 질서에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정작 우리나라 안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산재나 자살, 갑질로 인한 죽음을 막는 데 전혀 기여할 수 없게 되지 않을까.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단 1%에게만 선택받았다. 여성의당, 개혁신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는 진보 우위 지역에서 극우 황교안 총리에게도 뒤쳐졌다. 진보당이 의석을 늘린 곳도 주로 전라도였다. 2024년 국회의원선거 역시 진보 정치의 위기를 알리는 선거였다. 정의당은 녹색당과 힘을 합쳤음에도 원외로 내쫓겼고, 진보당은 옛 정의당 의석의 절반만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의석을 뛰어넘는 사회적 발언력을 갖게 된 것도 아니다. 진보정당은 국민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있다. 이 사실은 분명하다. 보수 군소정당에도 밀린데다가 양당에 유리한 선거제도라고 해서 계속 같은 정당만 우위에 선다는 법은 없으니, 선거제도만 탓할 수도 없다. 진보정당들은 존재감 자체가 흐릿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팔레스타인을 돕는 것이 도덕적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것이 옳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런데 그 근거가 무엇일까. 도덕은 논리보다 감각의 영역이다. 모든 논리는 어떤 전제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그 전제의 전제를 계속 따져묻다 보면 더 이상 증명할 수 없는 지점에 다다른다. 다시 말해 모든 추론은 더 이상 증명할 수 없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하고, 도덕 문제에서 그 전제는 대체로 도덕 감각이다. 이 때 사람마다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달라서, 모두가 차분하게 생각한다고 해도 같은 결론에 다다르기는 매우 어렵다. 이성의 힘으로 입맛을 바꾸기 힘든 것처럼, 도덕적 판단도 이성으로 바꾸기 매우 어렵다. 도덕에서 의견 차이는 쉽게 건널 수 없는 강인 셈이다. 이런 회의주의적 잣대 앞에서, 과연 기성 진보의 주장이 무슨 근거로 더 도덕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추론으로 증명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경험으로 유용함을 보여주지도 않았는데, 기성 진보는 무슨 근거로 도덕적 우월감을 갖고 있는 걸까. 정당이 다수에게 선택받으려면, 되도록 다양한 도덕 감각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타협도 필요하다. 하지만 기성 진보는 특유의 독단적 교조주의와 순혈주의를 고집하며 스스로 고립되어 왔다.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진보 정치인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기성 진보가 우경화, 보수화를 걱정할 때는 자신의 판단이 도덕적으로 더 낫다는 믿음을 은연 중에 전제하고 있다. 우경화가 더 도덕적이라고 믿는다면 걱정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해체된 시대다. 상식도 권위도 소용 없는 시대다. 진보주의만 예외일 수는 없다. 기성 진보는 엄격한 의심의 힘으로 기성 질서를 무너뜨리려 했다. 하지만 그 의심이 자신에게 향할 때를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 의심의 시대를 만들어 놓고 자기 주장에 대해서는 의심을 허락하지 않았다. 어쩌면 여기서부터 내로남불이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https://naver.me/x9VISz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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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아
2026.06.16.
완전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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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2026.06.1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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