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버포커스
2시간 전
위암 수술을 받고 수입이 끊긴 아버지가 딸에게 매달 60만 원씩, 숨질 때까지 부양료를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딸은 초등학교 교사였고 남편도 교육공무원이었으니, 아버지로서는 안정된 소득이 있는 자식이라고 생각했을 법합니다. 그런데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12느단299 사건입니다.
성년 자녀와 부모 사이의 부양은 생활부조 의무입니다. 받을 사람이 스스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어야 하고, 줄 사람에게는 자기 생활을 지키면서도 도울 여유가 있어야 하지요. 둘 중 하나라도 빠지면 의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자녀 소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한 겁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본 딸의 형편은 이랬습니다. 부부 합산 월수입이 425만 원인데, 요양시설에 계신 시부모 요양비로 매달 110만 원이 나갑니다. 일곱 살, 다섯 살 아이가 둘 있고, 함께 사는 친정어머니의 치료비와 국민연금보험료도 딸 부부 몫이었어요. 여기에 금융기관 대출이 8,200만 원 남아 있었습니다. 월급 명세서로 보면 교사 부부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훨씬 적었던 셈이지요. 법원은 현재 생활을 유지하면서 아버지를 부양할 경제적 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문에는 괄호 안에 두 번째 이유도 적혀 있습니다. 설령 여유가 있더라도 아버지가 과거에 딸을 폭행하고, 중학교에 보내지 않고, 학비도 대지 않았으며, 거의 연락 없이 지냈다면 이 청구는 권리남용이라는 딸 쪽 주장이 이유 있다고 본 것이지요.
여기서 챙길 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부모가 청구한다고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자녀의 소득만 보지 않고, 이미 지고 있는 지출과 부채까지 합산합니다. 다른 하나는 부양이 과거와 이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키우지 않은 부모가 나중에 청구하면 법원은 그 시간까지 따져 봅니다. 이 판결에서 딸을 지킨 것은 시부모 요양비, 아이 둘, 대출이었습니다.
부양료 문제가 닥쳤다면 소득 서류만 챙기지 마시고, 매달 고정으로 나가는 돈과 대출 잔액부터 정리해 두세요. 가족 사이의 돈 문제라 말을 꺼내기 어려우셨을 텐데, 비슷한 고민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겠어요?
#실버포커스 #노후자산 #복지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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