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준모
2026.04.17.
- 비빔밥 가격이, 칼국수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졌나?
요즘 왜 이렇게 음식가격이 비싸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다. 재료비가 많이 올랐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많이 올랐느냐? 재료비 만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안가는 것이 현실이다. "가격을 비싸게 받으면서, 또 장사는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싸게 받아봐라, 잘 팔릴꺼 아니냐?" 그런 생각도 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면, 요즘 음식점들이, 보다 정확하게는 서민들이 이용하던 비교적 착한 가격을 받던 음식점들이 왜 이렇게 가격이 비싸지고 있는 것일까?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최근 요식업종의 비용구조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나는 가락시장에 거의 매일 방문을 한다. 거래하는 도매상인 말씀을 들으면, 식당들 상대로 야채 판매가 최근 몇년 사이에 절반 이상이 줄었다고 한다. 음식점들이 정말 많이 망했고, 매장을 유지하는 곳들도 매출이 많이 줄어서 야채를 전처럼 많이 사들이지 않는 것이다. 최근 망해나가는 매장들은, 주로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저렴한 가격의 서민식당들이다. 그리고, 최근 몇년간 판매가격이 많이 뛰었던 곳들도 바로 그 서민식당들이다.
과거에 이들 서민식당들이 착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박리다매 구조, 저임금 조리,주방인력의 뒷받침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구조가 완전히 깨진 상태다.
과거에는 많이 팔았다. 그래서, 매장 크기가 작아도 지금보다는 음식을 더 많이 만드는 매출이 큰 매장이 많았다. 그리고, 자기 인건비도 생각하지 않는 사장님이 스스로 폭발적인 생산량을 책임지는 저렴한 착한식당들도 많았다. 그런 식당들끼리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높은 마진을 유지하기도 어려웠다. 그리고, 매출이 높았으니까 인력도 더 많이 사용했고, 전체 비용에서 고정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금보다는 낮았다. 하지만, 이런 박리다매 구조가 코로나 이후 깨져나갔다. 판매가 줄어드니까 함께 일하는 인력이 줄어들고 업무의 효율도 과거 보다 떨어졌다. 그리고, 판매량 자체가 작아지니까, 하나를 팔았을 때 부담해야 하는 임대료, 기타 고정비용의 부담도 과거 보다는 높아졌다.
과거에는 숙련도 높은 주방이모님들이 많았다. 나이도 제법 많이 든 분들이셨기에 급여를 제대로 받지 않고 일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어치피 다른 곳에는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최저임금만이라도 제대로 주면 그냥 식당에 남아 계셨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값싸고 생산력이 뛰어난 조리,주방 인력을 더 이상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식당들은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고, 홀서빙 업무를 하는 인력들도 시급이 11,000원~12,000원 이상 지급해야 하고 주휴수당도 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크타임만 일하는 인력들은 시급 13,000원을 줘야 하는 경우도 많다. 주방인력들은 시급 13,000원 이상, 숙련도 높은 분들은 15,000원 이상 줘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는 너무나도 값싸게 일을 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착한 가격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일하려는 인력은 더 이상 없다. 과거 보다 더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이처럼 요식업의 비용구조 자체가 크게 뒤바뀐 것. 그리고, 사장과 그 가족들이 댓가 없는 노동을 갈아 넣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버텨내던 음식점들이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급격한 변화라고 하겠다.
그래서, 그나마 가격을 올려서 받지 않으면 고정비용도 뽑지 못하기 때문에 망하게 되는, 그래도 기껏해야 월수입 2-3백만원이 남는 코너에 몰려있는 매장들이 많게 된 것이, 과거에 그렇게 많았던 착한가격의 착한가게들이 사라지게 된 이유다.
그런 변화의 소용돌이는, 최근 요식업 프랜차이즈들이 거의 다 망해가고 있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는데, 과거 그들이 크게 번성했던 기본전략이 바로 박리다매였다. 백종원씨가 골목식당에 나와서 매번 싸게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도 다 같은 판매전략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박리다매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구조로 상황이 바뀌고 있고, 그래서 요식업계는 지금 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음식가격이 점점 비싸지면서, 우리나라도 이제는 외식이 점점 줄어들 것이고, 그 결과로 박리다매에 의지하는 서민음식점들은 더 망해갈 것이고, 그런 악순환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음식점이든 뭐든 장사하기겠다고 하면 가급적이면 말린다. 특히, 서민들을 상대로하는 대중적인 요식업을 하겠다고? 그건 정말 좁은 문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내가 알던 한때 잘 나가던 나름은 유명한 선수 중의 선수들까지도 자영업을 접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참, 싸게 팔면 장사가 잘되지 않겠느냐고? 그것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 싸게 팔면 더 많이 팔아야 하고, 더 많이 팔려면 인력을 더 많이 뽑고 매출을 크게 키워야 한다. 그렇게 일정기간 이상 돈을 쏟아붓는 공격적인 운영을 해야 하는데, 그런다고 매출이 그렇게 쉽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든 싸게 팔던 매장들이 점점 매출이 줄어들면서 고용 인력을 줄이고 그러다 문을 닫거나 결국은 판매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이 최근의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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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석
2026.04.17.
아래 칼국수 글 쓰신 분의 이야기를 읽고 강선생님 글을 보니 한편으론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백반도 저 가격을 안받는데 칼국수나 콩나물국밥 같은건 반찬이 별로 없어서인지 비싸게 받는다는 느낌을 받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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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4.17.
네, 이것이 재료비만의 문제가 아니라서 체감적으로는 이해가 쉽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과거처럼 박리다매 구조를 회복하는 매장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점점 더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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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경
2026.04.17.
이러다 식당이 다 문닫으면 어쩌지? 가끔 공포스럽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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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4.17.
어쩌면, 지금까지 식당들이 지나치게 많았고, 외식이 정말 많았던 것이 지속가능하지가 않았던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이러다 보면 균형점을 찾게 되지는 않을까요? 우리가 과거에 기대했던 가격은 불가능해 지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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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현
2026.04.17.
주머니 사정 얇아진 탓이 있지만 서민식당은 비싸다고 가격 탓하면 안됩니다. 장사해주는게 고마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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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4.17.
네, 그렇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도 소비자가 비싸서 덜 사먹는 것은 또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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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성
2026.04.17.
오늘은 물가때문에 이코가 들썩이네요. 양측 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인내해서 상황이 나아지면 견디겠는데 좋아질 기미가 안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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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4.17.
최근에 너무 비싸지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서, 나름의 변명을 드리는 글입니다. 그리고, 구조적인 변화라서 앞으로 상황이 달라지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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