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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캉
1일 전
삼전·하닉에서 소부장으로 : 1조3000억원 대이동의 관전 포인트 오는 10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빠져나온 대규모 패시브 자금이 반도체 소부장으로 이동할 전망입니다. 주가지수, 개별주식 선물, 옵션 만기일과 한국거래소 섹터지수 정기변경이 같은 날 겹치기 때문입니다. KRX 반도체지수는 정기변경 때 개별 종목의 비중을 20%로 제한합니다. 이런 지수를 '캡드 인덱스(Capped Index)'라고 부르는데, 상한을 두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펀드)는 동일 종목을 자산의 일정 비율 이상 담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지수를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그대로 두면 반도체 슈퍼사이클 같은 시기엔 특정 종목 비중이 50~60%까지 치솟을 수 있는데, 이러면 그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법적 분산투자 규정을 지킬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지수 설계 단계에서 미리 상한을 걸어두는 것입니다. 둘째, '반도체 산업 전체'를 대표해야 하는 섹터지수가 사실상 두 종목의 주가만 따라가면 지수로서의 대표성이 떨어집니다. 소부장 기업들의 움직임도 지수에 유의미하게 반영되게 하려는 설계 의도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참고로 코스피200처럼 시가총액 가중 방식을 그대로 쓰는 대표지수는 상한이 없거나 훨씬 느슨한 반면, KRX가 만드는 섹터별 테마지수(반도체, 자동차, 은행 등)는 20% 상한을 표준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8일 공개된 ETF 포트폴리오 기준 KRX 반도체지수 내 SK하이닉스 비중은 36.76%, 삼성전자는 22.80%로 합산 59.56%에 달합니다. 이를 각각 20%로 낮추면 SK하이닉스에서 16.76%포인트, 삼성전자에서 2.80%포인트, 합산 19.56%포인트가 재분배 대상이 됩니다. 이 비율을 KRX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일반형 ETF(KODEX 반도체, TIGER 반도체) 순자산 6조7550억원에 적용하면 SK하이닉스 약 1조1320억원, 삼성전자 약 1890억원, 합산 약 1조3210억원의 현물 매도 수요가 계산됩니다. 이번 리밸런싱 규모가 유독 큰 이유는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 자체가 1년 새 1조54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7배 넘게 불어났기 때문입니다. 빠져나온 자금은 지수 밖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같은 지수 안의 다른 종목으로 재배분됩니다. 한미반도체(비중 6.41% -> 9.51% 예상, 약 2090억원), 주성엔지니어링(3.69% -> 5.47%, 약 1210억원), 원익IPS(2.51% -> 3.72%, 약 820억원), 이오테크닉스(약 810억원) 등이 대표적인 수혜 예상 종목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매도 측과 매수 측의 시장 규모 차이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하루 거래대금이 조 단위라 1조원 넘는 매도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지만, 한미반도체의 7일 하루 거래대금은 1774억원이었습니다. 여기 몰리는 예상 매수액 2090억원은 하루 거래대금의 118%에 해당합니다. 이오테크닉스, 심텍도 비슷하게 100%를 넘습니다. 판매 비율 자체는 19.56%로 크지 않지만, 그 자금이 훨씬 작은 시장으로 쏠리면서 상대적 충격이 커지는 구조인 셈입니다. 실제로 정기변경 본거래일(10일)을 앞두고 벌써 시장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금일 장중 기준 한미반도체는 전 거래일 대비 5.20% 상승했고, 원익IPS도 전날(7일) 4.27% 오른 데 이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실제 리밸런싱 매매가 집행되지 않은 시점인데도 수급 기대감이 먼저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생각해볼 부분은, 이번 이벤트의 핵심은 펀더멘털이 아니라 기계적 수급이라는 점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팔리는 건 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지수 상한 규정 때문이고, 소부장주가 오르는 것도 그 회사들의 갑작스러운 성장 때문이 아니라 재분배되는 자금이 몰려서입니다. 다만 이미 선반영이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10일 종가 이후에는 일회성 패시브 수급이 소진되며 되돌림(차익실현)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1일 이후 거래량과 주가가 정상화되는지를 지켜보는 게 이번 이벤트를 마무리 짓는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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