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ttJun
2시간 전
#실리콘밸리연대기 - ATTJ컴퍼니 #13
직원 열 명을 뽑으려고 옵션풀을 늘렸는데, 지난번에는 창업자만 줄었고 이번에는 투자자도 같이 줄었습니다.
투자금이 들어오고 넉 달째, 회사는 열 명을 뽑기로 했습니다. 채용 계획표의 "옵션" 열을 다 더하면 회사 주식의 8%였습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줄 옵션을 미리 떼어 둔 주식을 옵션풀이라고 하는데, 투자받을 때 10%로 잡았고 네 사람에게 주고 남은 것은 6%. 2%가 모자랐습니다. 대표는 이사회 안건에 "옵션풀 증액"을 적고, 올리기 전에 스프레드시트를 열어 누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계산했습니다. 넉 달 전의 기억 때문이었습니다.
넉 달 전 텀시트의 첫 장에는 "옵션풀 10%, 투자 전 가치에 포함"이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회사 가치 2,000만 달러는 풀을 다 채운 뒤의 회사를 기준으로 한 숫자라서, 풀을 채우는 주식은 투자자가 들어오기 전에 발행되고, 그 희석은 그때 있던 주주, 곧 창업자들이 전부 떠안았습니다. 투자자는 풀이 채워진 뒤의 회사에서 10%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대표는 이번에도 창업자만 줄어드는 줄 알았습니다.
스프레드시트의 답은 달랐습니다. 지금 풀을 2% 늘리면 풀의 주식이 2% 늘고, 그만큼 모든 주주의 지분이 같은 비율로 줄어듭니다. 대표는 18.6%에서 18.2%로, 투자자도 10%에서 9.8%로. 풀의 주식은 직원이 옵션을 행사하기 전까지 실제로 발행되지 않지만, 투자자는 풀까지 발행된 것으로 치고 세는 완전 희석 기준으로 지분율과 주당 가격을 봅니다. 변호사의 설명은 시점이었습니다. 투자받을 때 풀을 채우는 것은 가격 협상의 일부라서 "투자 전 가치에 포함" 한 줄로 그 비용을 기존 주주에게 보내는 것이 관행이 되어 있다. 반면 투자가 끝난 뒤에 풀을 늘리는 것은 그냥 새 주식을 발행하는 일이고, 그때 투자자는 이미 주주라서 새 주식은 투자자의 지분도 똑같이 깎는다. 그래서 투자자는 들어올 때 풀을 "다음 투자 때까지 쓸 만큼" 크게 잡으려 하고, 들어온 뒤에 늘리자는 안건에는 신중해진다. 그리고 옵션풀 확대는 투자 계약서에서 투자자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 창업자 둘이 찬성해도 투자자가 서명하지 않으면 풀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이사회에서 투자자 이사는 반대하지 않고 하나를 물었습니다. 2%가 전부 12개월 안에 실제로 뽑을 사람에게 가는가. 채용 계획표를 보고 더 묻지 않았고, 독립이사가 보탰습니다. 풀은 "실제로 뽑을 사람" 몫으로만 늘려야 한다. 뽑지 않을 몫까지 넣어 두면 발행되지도 않을 주식 때문에 모두의 지분율이 작게 보일 이유만 생긴다. 투자자 이사는 동의서에 서명했고 그날 투자자 지분은 9.8%가 됐습니다. 왜 그렇게 쉽게 서명했느냐는 물음에 답은 짧았습니다. 열 명이 들어와서 회사가 커지면 9.8%가 10%보다 크다.
대표는 한국에서 옵션을 받았을 때 풀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한국 벤처기업은 옵션을 줄 때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받고 상한은 발행주식의 50%까지로 법이 정해 두었습니다. 주머니를 미리 만드는 것이 아니라 줄 때마다 주주들이 허락하는 구조입니다. 미국은 주머니를 먼저 만들고 이사회가 그 안에서 나눠 주고, 그래서 중요한 것은 주머니를 만드는 순간입니다. 대표는 스프레드시트에 두 줄을 적었습니다. "투자받을 때 늘린 풀: 창업자가 낸다. 투자받은 뒤 늘린 풀: 모두가 낸다."
용어
- 옵션풀(Option Pool): 직원에게 줄 스톡옵션용으로 미리 떼어 둔 주식. 이사회가 이 안에서 개별 부여
- 완전 희석 기준(Fully Diluted): 행사 전 옵션과 옵션풀까지 발행된 것으로 치고 지분율을 세는 방식. 투자자는 보통 이 기준으로 캡테이블을 봄
- 투자자 동의권(Protective Provisions): 새 주식 발행·회사 매각·옵션풀 확대 같은 일에 이사회와 별도로 투자자 동의가 필요하다는 계약 조항
https://www.attorneyjun.com/attj-13-option-pool-increase-who-gets-dilu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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