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
2026.06.15.
아무리 좋은 대학을 다녔어도, 처음 회사에 들어가는 순간 직무 교육을 따로 받아야 한다. 일에 따라서 이 기간이 수년 정도 걸리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위험한 시기다.
신입 사원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기업은 최저임금 이상의 월급과 4대 보험료를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돈과 시간을 들여서 키운 사원이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신입사원이 충분히 숙련되기 전에 퇴사한다면, 기업은 일방적으로 돈을 잃어야 한다. 기업이 경력직을 선호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삼성 같은 대기업은 직업 훈련 학교를 자체 운영하며 신입 교육의 위험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기업조차 공개채용을 축소하고 경력직을 찾는 시대에, 중견, 중소기업이 신입사원 교육에 드는 위험을 감당하기란 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이미 80 - 90% 수준에 달한다. 기껏 돈을 들여서 사람을 키워도, 더 높은 연봉을 주는 곳에 빼앗길지도 모른다.
기업은 유능한 직원을 구해야 하지만, 신입 교육에 선뜻 돈을 쓸 수 없다. 시장경제는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 여기서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정부가 임금 보조금 형식으로 신입 교육에 드는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민생지원금 예산 13조 원의 절반이면, 임금 보조금으로 한 사람 당 매년 월 150만 원 씩, 36만 명 분을 지급할 수 있다. 한 사람 당 월 200만 원 씩 지급해도 27만 명 분이다.
연명 치료만도 못한 민생지원금뿐만 아니라 취업을 전제하는 청년 미래 적금 등 자잘한 현금 복지를 통폐합한다면, 매년 7조 원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기업이 부담하는 4대 보험료와 미환류소득세를 폐지하고 대신 초과이윤세를 도입한다면, 채용에 드는 비용을 더 낮추는 동시에 지대를 환수해서 세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충당할 수 있다.
기업은 유능한 직원이 필요하고, 직원은 일자리가 필요하다. 이 간극에 정부가 다리를 놓아준다면, 기업과 사람의 공동 번영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는 민생지원금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다. 정부 재정은 쓰기 나름이다.
27
11
공유하기
모든 댓글

producer_k
2026.06.15.
왜 이런 여론은 형성되지 않는지.. ㅎㅎ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곧 취준 시작하는 입장에서 감사하네요 ㅎㅎㅎ 스스로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하는데 돈주는거 말구여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이완
2026.06.15.
주가는 오르는데 취업하기 더 힘든 시기가 왔습니다 ㅠ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엉뚱한 곳에 자꾸 돈이 흐르네요.
1

유정국
2026.06.15.
아! 정말 최고의 대안이자 아이디어입니다.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이완
2026.06.15.
사실 외국에서는 여러 경제학자가 고용 보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도 있죠.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좋아요

취업준비생
2026.06.15.
이런 통로를 유연하게 연결해준다면 정말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이완
2026.06.15.
저런 고용 보조금이 자리잡으면, 기업이 직접 필요한 인재를 육성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잔뜩 공부했는데 경력이 없다고 밀려나는 문제도 상당히 완화될 듯합니다.
좋아요

붓다의 제자
2026.06.15.
완전 동감입니다.
1
답글달기

부동산마이크로데이터
2026.06.15.
취지에 공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취업과 관련한 지원사업이 많아야 하지만, 모든 지원사업에서 관리의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어요. 즉 악용하는 사업주에 대한 배액 배상도 강화되어야 하고요. 그리고 근본적인 구인과 구직의 괴리가 심화되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고용유연화"라고 생각합니다. 신입을 뽑아서 성과가 나오는 부분은 각 기업이 구인하는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관리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성과를 기대하는 것도 어렵고요. KPI처럼 성과 척도라고 해봐야 문서상의 성과일 뿐입니다. 실무에 투입되어 전화받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취준생, 사회초년생입니다. 예절과 기업문화를 교육하고 교육상태 및 업무태도에 따라서 해당 신입의 태도나 업무 진행상태를 보통은 중간관리직이 체크하는 상황인데, 그들의 고충이 너무 심합니다. 우리사회에서 임시직, 계약직등의 계층화된 취업상태를 없애야 합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고용유연화를 도입한다면 지원금이 없어도 기업들이 알아서 사람들을 뽑고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명 치료만도 못한 민생지원금이라고 하셨는데, 다 마찬가지입니다. 신입을 뽑는데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이런 지원금도 결국은 악용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나타날테니 이런 사업을 진행할 때, 10배 배상등의 명문화된 법과 이를 점검할 조직도 반드시 필요해 집니다. 그럴 바엔 고용유연화로 기업이 알아서 하도록 자율권을 보장하는게 사회적 비용측면에서 더 나은 선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딴지는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비정규직, 임시직 등의 고용 차별을 방관할껀지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입니다. 그리고 직장내 고용계급화 된 조직에서 정규직이란 이름으로 비정규직을 멸시하는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이완
2026.06.15.
고용유연화도 필요하지만, 인건비 자체가 너무 높은 상황이라 최저임금을 동결하고 대신 보조금 형식으로 임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할 듯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악용될 가능성도 차단해야죠. 그래도 고용 보조금은 창업 지원처럼 복잡한 심사와 선별 작업이 필요하지 않아서, 교육 후 채용 의무를 부과하는 식으로 관리가 가능할 듯합니다.
1

돈버는엄마
2026.06.15.
요즘 이코에 글잘쓰는 분들이 많이 오시네요. 공감하고요. 잘 읽었습니다.
1
답글달기
답글 숨기기

이완
2026.06.15.
감사합니다!
좋아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