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준모
2026.08.14.
이번 주말 매일경제 칼럼은 "최저임금과 서민 일자리" 입니다.
이번 칼럼은 "최저임금의 인상이 서민 일자리를 줄인다"는 인과관계를 주장하려고 쓴 글이 전혀 아닙니다.
최저임금이라는 것이, 서민 일자리와 관계 있고, 현실에서 저부가가치 산업이 겨우 생존을 유지해내는 그 경계선에서 지급하는 표준임금으로 기능하기 때문에, 서민들의 삶을 개선하기를 원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올리지 못한다는, 최근 몇년간 최저임금이 크게 인상되지 못했던 배경을 이야기하고, 경제 정책이 가지는 양면적 특성을 지적하고 싶어서 작성했던 글입니다.
혹시나 제 칼럼을 읽고 그런 오해를 하신다면, 전적으로 글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한 저의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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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7% 인상된 시급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인상된 최저임금이 부담스럽다는 사장님이 많지만, 최근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충분하지 못하다는 불만도 많다. 최저임금은 현실에서 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
최저임금 일자리를 나쁘게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현실의 무게를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빵집을 10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나는 그 최저임금 일자리가 누구의 것인지를 매일 눈으로 확인한다. 대단한 이력도, 화려한 스펙도, 특별한 기술도 없는 내 평범한 이웃들이 바로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다. 겨우 최저임금만 맞춰서 주는 사장을 나쁘게 보는 시선도 존재하지만, 정작 그 최저임금을 안정적으로 주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아마도 끝까지 알지 못할 것이다.
우리 매장 주변에서도 식당들이 많이 폐업하고 있고, 동네 마트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최저임금 일자리들은 그렇게 조용히, 꾸준히 사라지고 있다. 내가 최저임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려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은 인간다운 삶의 최소한을 보장하는 임금이라기보다, 실제로는 저부가가치 산업이 겨우 생존을 유지해내는 그 경계선에서 지급하는 임금을 의미한다. 그래서 최저임금은 현실에서는 사실상 표준임금으로 기능한다.
최저임금 노동자가 많이 종사하는 산업은 대체로 수익성이 낮은 산업이다. 해당 산업의 낮은 생산성이 낮은 임금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상품 가치를 더 높이지 못하는 생산자는 임금 인상의 부담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 최저임금이 인상됐을 때 판매가의 상승(산업 전체로는 물가 상승)으로 그 부담이 구매자(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으면, 수익성은 그만큼 악화되고 저부가가치 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 산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시장 밖으로 밀려난다. 최저임금의 인상이 역설적으로 저소득층의 일자리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것, 최저임금의 인상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다.
한 나라의 임금은 물가와도 관계가 깊다. 최근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와 일본을 추월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대만은 대졸 초임이 매우 낮은 편이다. TSMC 같은 글로벌 기업의 직원들은 높은 임금을 받지만, 그 아래로는 저임금 근로자가 많고 그 중간층이 얇다. 소득수준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대만의 물가가 싸다고 부러워하지만, 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덕분에 상대적으로 싼 물가가 가능하다는 것을, 대만은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물가가 비싸다는 불만이 많지만, 물가라는 것은 결국 그 사회가 사람의 노동에 매긴 값이 반영된 결과다. 저소득층 입장에서는 임금이 높은 우리나라보다, 임금은 낮아도 물가가 싼 대만이 오히려 살기 편할 수도 있다. 어차피 저소득층은 고용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높은 임금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생각하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점차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저생산성 산업도 어느 정도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저생산성 인력은 결국 저생산성 산업에서나 고용될 수 있다는 것이 불편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최저임금 정책 같은 근로자 보호장치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다만 그 혜택은 오직 취업자에게만 돌아간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모두가 능력자, 취업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도 나는 가게 문을 열며 평범한 이웃들의 얼굴을 마주한다. 그들에게 최저임금 일자리는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현실적인 기반이다. 그 삶의 기반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는 일도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매일경제 2026.08.15]
https://www.mk.co.kr/news/contributors/12128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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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마이크로데이터
2026.08.14.
멋진 글 입니다.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유통업을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돈 못주시고 폐업하시는 사장님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손실은 아프지만 그동안 얼마나 고민하셨을까 싶어서 받지 않는 전화에 문자를 넣어드리곤 했었습니다. 물론 저도 이제 폐업하는 지점이지만 그 분들께 꼭 건강하시고 또 필요하면 연락 주시라고 마지막 이란걸 알지만 문자 드렸죠. 기적처럼 다시 연락주시는 사장님을 아직 뵙지는 못 했습니다만 그 분들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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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8.14.
감사합니다. 사실 매경 데스크에서 그런 의미로 이해하고 제목을 바꿨기에, 아~ 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겠구나! 염려가 되더라고요. 제목은 다시 제가 작성했던 제목으로 바뀌었습니다.
받으실 돈도 못받고 폐업하는 사람 걱정까지 해주시다니,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이셨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인데… 제가 대신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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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수
2026.08.14.
글 잘읽었습니다. 글쓰신 의미가 희석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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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8.14.
최저임금이라는 것이 사실 많이 예민한 주제라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려 했는데, 그게 참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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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바위
2026.08.14.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죠. 노고가 많으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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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8.14.
감사합니다. 좋은 일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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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속남
2026.08.14.
볼 때마다 참 글 잘 쓰십니다. 저도 저렇게 잘 읽히는 글 한번 써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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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8.14.
가급적이면 쉽게 잘 읽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데, 그렇게 봐주시고 칭찬해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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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미
2026.08.14.
가슴 한 편이 아리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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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모
2026.08.14.
경제현상이나 정책들이 언제나 양면성을 가진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 같습니다. 나라경제가 더 성장하고 더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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