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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2026.07.10.
모든 임금은 부가가치의 일부다. 기업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 기업 상황이 어려워지면, 임금도 위태로워진다. 그래서 기업 경영을 원활하게 하는 일은 노동자에게도 중요하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완전히 폐지하거나 모든 기업을 노동자 소유로 전환해도 괜찮다고 믿지 않는다면, 결국 노동자를 위해서라도 기업이 부가가치를 잘 창출하게 해야 한다. 이런 조건에서, 실용적인 사회주의자들은 노사 합의로 임금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정책으로 기업 성장을 지원했다. 고용 유연화와 임금 압축은 사회주의자들도 채택한 성장 전략이었다. 물론 낙수 효과를 믿은 것은 아니다. 성장이 분배로 이어지도록, 사회안전망과 재분배 장치를 마련했다. 교육과 의료 등을 부분적으로 탈상품화해서, 임금에만 의존하지 않게 한 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회주의자들은 이도저도 아닌 방침만 골라 왔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고용 안정성을 강화했으면서, 임금 상한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떻게든 기업 부가가치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데만 주력했다. 그렇다고 기업이 그런 인건비를 감당할 만큼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돕지는 않았다. 임금주도성장 가설에만 의존한 채, 부가가치 창출을 방기했다. 다시 말해, 노동의 상품화를 전혀 손대지 못했다. 아니, 않았다. 결국 비싼 상품으로 대우받을 수 있는 소수 대기업 숙련 노동자 외에는 모두가 금방 대체될 수 있는 상품으로 전락했다. 노동이라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부가가치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는데 상품만 넘치는 상황이 이어졌고, 노동자와 영세 기업인, 원청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 간의 제로섬 게임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정치에서는 결과가 전부다. 우리나라 사회주의자들은 경제를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을 만큼 대중적으로 지지받은 적 없다. 그렇다고 해서 자본주의에 적응하고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을 활용할 의지도 없다. 아마 지금쯤 미국에서 젠지 사회주의가 유행하는 모습을 보며 근거 없는 자신감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 자본주의의 심장에서 자신들처럼 성장 전략 없이 임금 인상을 외치는 세력이 성장하고 있으니, 자신들의 시대가 왔다고 여기고 있을지 모른다. 자성하지 않는 것이 한국 진보의 특징 중 하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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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배
2026.07.11.
미국의 젠지 사회주의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네요. 기회가 된다면 이 부분도 좀 풀어서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앞부분은 거의 제가 평소에도 막연하게 느끼던 것을 명확하게 표현해주셨네요 👍 어려운 개념인데 이걸 글로 쓰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역시 주간조선 칼럼은 아무나 못쓰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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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2026.07.1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ㅎㅎ 조만간 미국에서 유행하는 사회주의와 전통 있는 사회주의의 차이점도 다뤄보겠습니다! 미리 핵심만 말씀드리자면, '젠지 사회주의'는 미국 제트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민주사회주의를 가리킵니다. MZ 할 때 그 Z 세대 입니다. 높은 학비와 임대료, 일자리 부족 등 여러 문제 때문에 미국 청년 세대가 점점 민주사회주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산주의와 다르게, 미국 민주사회주의는 모든 재산권을 폐지하고 1당 독재를 실현하려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부자 증세와 재분배 강화, 높은 최저임금을 민주적으로 달성하려 합니다. 그런데 시장경제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 하지는 않으면서 그 성과만 나누려 한다는 점, 경제 성장을 위한 대안이 없다는 점, 다른 글에서 다룬 인권 근본주의를 그대로 따른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미국의 좌파 포퓰리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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