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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海
3시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라이언 긱스는 왜 잉글랜드 국가대표가 아니었을까요? 웨일스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하나의 나라인데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는 각각 축구대표팀을 가지고 있습니다. 월드컵에도 따로 출전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정식 국호는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입니다. 이름 그대로 여러 나라가 합쳐진 국가입니다. 웨일스와 잉글랜드의 관계는 7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282년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가 웨일스의 주요 독립 세력을 정복했습니다. 1301년에는 자신의 아들에게 웨일스 공(Prince of Wales)이라는 칭호를 주었습니다. 지금 윌리엄 왕세자가 가진 작위입니다. 1536년 헨리 8세 때는 잉글랜드 법률체계에 편입됐습니다. 그런데 웨일스인들은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잃지 않았습니다. 영어와 다른 켈트계 언어인 웨일스어는 지금도 사용됩니다. 1999년 자치의회가 출범했고, 2011년에는 본격적인 법률 제정권까지 확보했습니다. 2020년에는 의회의 공식 명칭을 웨일스어로 ‘의회’라는 뜻의 Senedd(세네드)로 바꿨습니다. 올해 5월 선거에서는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랫동안 웨일스 정치를 주도하던 노동당이 96석 중 9석에 그쳤습니다. 대신 웨일스 독립을 지향하는 Plaid Cymru가 43석으로 제1당이 됐고, Reform UK가 34석으로 제2당에 올랐습니다. 물론 독립을 지향하는 정당이 집권했다고 웨일스인 대다수가 독립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10월 15일, 찰스 3세 국왕이 바로 그 웨일스 의회의 개원식에 참석했습니다. 700여 년 전 웨일스를 정복했던 잉글랜드 왕실의 후계자가 독립을 지향하는 정당이 이끄는 의회를 찾아간 셈입니다. 저도 카디프에 있는 Senedd를 두 차례 방문했습니다. 2006년 개관한 의사당은 파리 퐁피두센터와 런던 로이즈 빌딩을 설계한 리처드 로저스의 건축사무소 작품입니다. 거대한 곡선형 목재 지붕과 유리벽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궁이 오랜 역사와 권위를 보여준다면, Senedd는 시민들에게 열린 의회를 보여주려는 것 같았습니다. 주변 카디프만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때 영국의 산업화를 뒷받침하던 세계적인 석탄 수출항이었는데, 지금은 의회와 문화시설, 산책로가 들어선 수변공간으로 재개발됐습니다. 과거 영국에 석탄을 공급하던 웨일스가 이제는 그 자리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찰스 3세는 이번 연설에서 Cynefin이라는 웨일스어를 사용했습니다. 사람이 살아온 장소와 문화, 공동체에 대한 깊은 소속감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웨일스의 독립 문제를 보면서 잉글랜드의 생각도 궁금해졌습니다. 2024년 1인당 GDP는 잉글랜드가 약 4만 2천 파운드, 웨일스는 약 3만 1천 파운드입니다. 반면 1인당 공공지출은 웨일스가 더 많습니다. 큰 형이 끌고갈 게 참 많습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미래를 생각하면 독립을 원하는 지역의 입장뿐 아니라, 연합왕국을 유지하려는 잉글랜드의 입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웨일스는 영국을 떠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잉글랜드는 앞으로도 웨일스를 붙잡아 두려 할까요? 700년 전에는 잉글랜드가 웨일스를 정복했습니다. 이제는 서로 다른 역사와 정체성을 가진 두 나라가 왜 계속 함께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볼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觀海 제 서재에 조금 더 긴 이야기를 남겨두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천천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사행건樂 by 戒盈杯> https://m.blog.naver.com/realguy81/224444976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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