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유변호사
2026.08.10.
광화문곰. 성공 경험이 만든 함정. 레버리지의 무서움
1970~80년대 한국 주식시장에는 ‘광화문곰’이라고 불리는 전설적인 투자자가 있었다.
그는 염료 수입업과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었고, 1978년경 거액을 들고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중동 건설 붐이 한창이던 당시 공영토건, 경남기업, 진흥기업 등 건설주를 대량으로 매입했다.
시대를 잘 탔다.
건설주가 크게 상승하면서 그는 엄청난 돈을 벌었다. 전성기에는 규모가 엄청났다. 1980년대 초 국내 증시 하루 거래대금이 약 100억원이던 시절, 하루 거래의 약 30%가 그의 계좌에서 나왔다는 기록이 복수 언론에 남아 있다. 당시 기준으로는 사실상 한 개인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움직인 셈이다.
그의 투자방식은 간단했다.
주가가 떨어지면 더 샀다.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결국 주가가 상승할 때까지 기다렸다. 이 방법은 상승장에서는 대단히 강력했다.
그러나 성공은 때로 실패보다 위험하다.
그는 건설주로 큰돈을 벌면서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성공공식에 대한 확신이 강해졌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건설경기가 꺾이고 건설주가 장기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그는 건설주를 계속 샀다. 여기까지였다면 큰 손실을 보는 것으로 끝났을 수도 있다. 결정적인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자기 돈이 부족해지자 돈을 빌려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신용금고에서 돈을 빌려 추가로 투자했다.
나중에는 사채어음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그런데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을 제대로 막지 못해 부도 위기에까지 몰렸다.
주가가 회복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투자자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주가는 계속 떨어졌고 빚의 만기는 계속 돌아왔다.
결국 그는 주식투자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 서울 강남 등 자신이 보유했던 좋은 부동산까지 팔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그의 진짜 실패는 건설주를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니다.
틀렸을 때 레버리지를 사용한 것이었다. 자기 돈으로 투자했다면 기다릴 수 있었다.
그러나 빌린 돈으로 투자하는 순간부터 시장이 아니라 만기가 있는 시간과 싸워야 했다.
12
2
공유하기
모든 댓글

송대섭
2026.08.10.
레버리지는 참 피해가기 어려운거 같습니다.
좋아요
답글달기

권오영
2026.08.10.
자기에게 큰 수익을 남겨준 종목은 잊지를 못한다고 하더라구요.
좋아요
답글달기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