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ttJun
5일 전
#실리콘밸리연대기 - ATTJ컴퍼니 #6
SAFE 두 장으로 40만 달러를 받은 날, 캡테이블의 주식 수는 한 주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8%는 이미 나갔습니다.
파일럿 계약 두 주 뒤, 엔젤 두 사람이 먼저 연락해 왔습니다. 25만 달러와 15만 달러, 둘 다 같은 말이었습니다. "SAFE로 하죠. 캡은 500만." 서울의 CEO는 그 문장을 세 번 읽었습니다. 한국에서 투자를 받을 때는 주당 가격을 정하고 신주를 발행하고 등기를 했는데, SAFE는 그중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서류였습니다.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는 지금 돈을 받고 나중에 주식을 주기로 하는 계약입니다. 지금은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이자도 만기도 없어서 빚도 아닙니다. 다음에 가격을 정하는 라운드가 열리면 그때 가격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우선주로 바뀌고, 그 유리한 조건을 정하는 숫자가 밸류에이션 캡입니다. 이 단계의 회사는 가격을 정할 근거가 거의 없고, 가격 라운드는 정관 개정과 투자계약서와 주주간계약이 따라와 40만 달러에 맞지 않는 절차입니다. SAFE는 그 결정을 다음 라운드로 미루는 다섯 장짜리 표준 서식이고, 이사회 결의 하나와 서명 두 개로 끝납니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시드의 기본값이 됐습니다.
서명을 받은 날 밤 CEO가 캡테이블을 열었을 때 창업자 세 사람의 주식 수는 그대로였습니다. 지분은 아직 안 나간 것이냐고 물었고, 변호사는 주식은 안 나갔고 지분은 나갔다고 답했습니다. 포스트머니 SAFE는 투자자의 지분율이 서명하는 날 정해집니다. 투자금 나누기 캡. 25만÷500만=5%, 15만÷500만=3%, 합쳐서 8%. 다음 라운드 가치가 캡보다 높으면 이 비율 그대로, 낮으면 그 가격으로 전환되어 비율이 더 커집니다. 캡은 투자자 지분율의 바닥이지 천장이 아닙니다. 캡테이블에 줄을 추가했습니다. "SAFE 전환 예정, 8%." 주식 수 칸은 비워두고.
CEO가 그다음에 물은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다음 달에 SAFE를 더 받으면요. 포스트머니 SAFE의 두 번째 성질은, 새 SAFE가 들어와도 먼저 들어온 SAFE 투자자의 비율은 줄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5%는 5%, 3%는 3%. 새 SAFE의 비율은 창업자에게서만 나옵니다. 60만 달러를 캡 600만에 더 받으면 10% 추가, SAFE 합 18%, 창업자 82%. 그 뒤 시리즈 A가 20%를 가져가고 옵션풀 10%를 만들면 창업자 셋의 합은 50%대입니다. 가격 라운드를 한 번도 "제대로" 열지 않았는데. 예전 프리머니 SAFE에서는 SAFE끼리 서로 희석해서 투자자가 자기 지분율을 서명 시점에 알 수 없었고, 그 불확실성을 없애려고 투자자 쪽에서 양식을 바꾼 것입니다. 명확해진 대가는 창업자가 냅니다. 세 사람은 그날 숫자를 하나 정했습니다. 시리즈 A 전까지 SAFE는 합쳐서 60만 달러까지.
한국에도 벤처투자법에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이라는 SAFE에 해당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회사가 당사자가 되어 주주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그 뒤 자본이 바뀌는 계약을 맺을 때마다 상대방에게 문서로 알려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서랍에서 꺼내 쓰는 양식이 한국에서는 법이 요건을 정한 제도인 것. 한국 시드에서 SAFE가 흔하지 않은 이유의 하나입니다.
https://www.attorneyjun.com/attj-06-first-safe-post-money-di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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