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uce Kang
5시간 전
진급을 앞두고 퇴사했습니다.
3년전 9월 30일에 16년 일하던 직장에서 퇴사했습니다.
당시 연말에 있을 진급 심사에 들어갈 인사 고과가 이미 나와 있었고
9분기 연속으로 A이상을 받았기 때문에 기대해 볼만 햇습니다.
대리진급도 과장진급도 한번에 하지 못했기 때문에
진급에 대한 욕심도 내려놓기 힘들었습니다.
사내 정치에 관심도 능력도 없었기에
업무 능력 하나만으로 받아낸 인사고과들이었습니다.
정말 미친 사람처럼 일했습니다.
새벽 4시에 퇴근을 하는 날도 있었고
주말 출근도 자처했습니다.
그렇게 일만 하던 강과장이 회사에서 희망퇴직을 시행하자
맨 먼저 사표를 냈습니다.
팀장님이 이야기 했습니다.
'너는 이번 대상이 아니야'
'너 잘못 알아보고 사표 낸 거지? 어서 철회해라.
없던 일로 해줄게. 저녁에 소주나 한잔 하자'
퇴사하겠다는 이야기가 처음이 아니었음에도 사표를 내밀자
팀장은 당황했습니다.
빌런 팀장들이 다 지나간 자리에 나를 알아주고 도와주려는 팀장님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뒤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형님 죄송해요. 저도 오랫동안 고민했고 너무 많이 와버렸어요.'
너무 많이 와버렸다.
진급이 너무 아쉽다.
거지 같은 팀장들 다 날아가고 좋은 사람이 왔다.
지금이라도 내가 마음을 돌리면 없던 일이 될거다.
사표 냈다가 거둔 것으로 소문 좀 나고 스크레치도 나겠지만
그것만 감수하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사표 제출해주세요 팀장님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
짦게 이야기하고 내가 낸 사표는 윗선으로 올라갔다.
이제 부장님과의 면담이 시작되었습니다.
'강과장 어쩌려고 그래. 연말이면 진급도 할텐데
그리고 희망퇴직도 아니잖아
남들 다 4억 가까이 돈 받아서 나가는데 2년만 더 버텼다가
나갈거면 그때 나가는 게 좋잖아.
이 사표는 상무님 보고 안하고 마무리 할테니 조용히 넘어가자'
맞다. 희망퇴직 위로금을 받지 못한다.
그렇지만 지난 3년간
운용해온 DC 퇴직금 계좌에는 당시 회사에서
주기로 했던 희망퇴직 위로금 이상의 금액이 쌓여 있었다.
나는 회사에서 받지 못하는 희망퇴직금을 스스로 투자로 만들었다.
회사에서 주나 내가 주나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너무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장님
정말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
한달 뒤 희망퇴직 신청자들이 퇴사하는 날 함께 퇴사했다.
그들은 희망퇴직자 나는 자발적퇴직희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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