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미연
4시간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 이겨줘(Beat the S&P 500).”
클로드에 입력하고 주식 거래를 맡겼더니, 정말 계좌 수익률이 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일이 벌어졌다. 플로리다대 알레한드로 로페즈-리라 금융학 조교수가 고안한 ‘클로드 포트폴리오(The Claude Portfolio)’는 지난 3월 출범한 이후 최근까지 6개월여간 31.8%(7일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비슷한 기간 S&P 500 상승률(13.2%)을 크게 웃돈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주식시장에서 FOMO에 빠져 감정적 투자에 나섰다가 후회한 적이 있는가. 앞선 클로드 사례처럼 AI가 기업 데이터, 뉴스, 증권사 보고서를 이성적으로 분석해 투자 후보 종목을 추려내고, 자동 주문까지 해주는 시스템을 직접 구축할 수 있다면. 흔히 하는 적립식 자동 투자만으론 성과가 아쉽고, 생업에 바쁜 나머지 직접 매매 프로그램을 짤 엄두는 나지 않았던 개미투자자도 도전해볼 만한 환경이 갖춰졌다.
<이제 ‘바이브 트레이딩’ 시대>
어려운 코딩 없이, 챗GPT·클로드 등 범용 AI 서비스만으로 자신만의 자동 매매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도가 늘고 있다. AI와 대화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바이브 코딩’에 이어, AI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투자 성과를 내는 ‘바이브 트레이딩’이다. 개발자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자동 매매 프로그램이 이제는 누구나 ‘복사(Ctrl+C)·붙여넣기(Ctrl+V)’만으로도 가능하다.
실제 업계 안팎에선 바이브 트레이딩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로빈후드는 지난 5월 외부 AI 에이전트를 연결해 주식 거래를 맡기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로빈후드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해당 서비스 출시 후 약 10만 개의 거래 계좌가 개설됐고, 관리 자산은 1억 달러(약 1374억원)를 넘겼다고 밝혔다. 이명진 한국투자증권 AI/데이터혁신부장은 “2022년 4월 오픈 API서비스 개시 후 현재까지 누적 신청 고객은 약 7만8000명으로, 하루 평균 6억 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생성 AI를 활용해 처음 투자 자동화를 시도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MIT 타하 추크마네 조교수 연구진은 성인 1000명에게 자신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지출과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AI에 묻는 프롬프트를 작성하게 했다. 이 프롬프트를 가상 인물에게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금융 이해도가 높고 AI 사용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작성한 프롬프트로 생성된 AI 조언이 더 많은 자산을 만든다는 점을 확인했다. 추크마네 조교수는 “좋은 투자 성과를 얻는 것은 더 나은 AI 모델에 달린 것이 아니라 누가 더 나은 질문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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