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제완
2026.08.11.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그레셤의 법칙)
이 용어는 경제학에서 그레셤의 법칙(Gresham's Law)으로 불리며, 16세기 영국의 재정 고문이었던 토머스 그레셤(Thomas Gresham)이 엘리자베스 1세 여왕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래했다.
여기서 가장 오해하기 쉬운 단어인 '구축(驅逐)'은 무언가를 '세운다(構築)'는 뜻이 아니라, '몰아낸다(내쫓는다)'는 뜻임. 즉, "나쁜 돈(악화)이 좋은 돈(양화)을 시장에서 내쫓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법칙의 원리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과거에는 금이나 은으로 동전을 만들어 사용했다. 국가가 재정난을 겪으면서 동전에 불순물(구리 등)을 섞어 가치가 떨어지는 동전(악화)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이때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행동하게 됩니다.
양화 보관 (Hoarding) : 순도가 높은 진짜 금화/은화(양화)는 장롱 속에 숨겨두거나 녹여서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
악화 사용 : 세금을 내거나 물건을 살 때는 불순물이 섞인 가치 없는 동전(악화)만 사용한다.
결과적으로 시장에는 순도가 높은 '좋은 돈'은 모두 자취를 감추고, 불순물이 섞인 '나쁜 돈'만 넘쳐나게 된다.
📉 현대 사회에서의 적용 (비유적 의미)
현대 경제와 일상생활에서는 이 용어가 화폐를 넘어 '품질이 낮은 것이 품질이 높은 것을 밀어내는 현상'을 설명할 때 폭넓게 사용된다.
중고차 시장 (레몬 시장) :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속이 고장 난 '미끼 매물(악화)'이 많아지면, 정직하게 관리된 '좋은 중고차(양화)'를 파는 사람들은 제값을 받지 못해 시장을 떠나게 되고 결국 시장에는 질 나쁜 중고차만 남게 되는 현상
온라인 커뮤니티와 정보 : 자극적인 가짜 뉴스나 불법 스팸 정보(악화)가 넘쳐나면, 심도 있고 유익한 양질의 콘텐츠(양화)가 묻히고 진성 유저들은 피로감을 느껴 플랫폼을 이탈하게 됨.
조직 문화 : 사내 정치를 하거나 불성실한 직원(악화)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득세하면,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능력 있는 직원(양화)들은 의욕을 잃고 회사를 떠나게 되는 슬픈 현실
요약하자면, 정보의 비대칭성이나 잘못된 시스템(규칙)으로 인해 가치 없는 것들이 판을 치고 진짜 가치 있는 것들이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상을 꼬집을 때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경제 용어이다.
그래서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양질의 컨텐츠가 대접받아야 한다. 우수한 인재가 조직내에서 성장하여 리더가 되어야한다.
도시발전의 측면에서 보면 더 맛있고 좋은 음식점이 도심에 입점하고 돈을 벌어 성공해야 한다. 그걸 본 다른 더 좋은 음식점도 그 지역에 입점하게 되고 그래야 상권의 질이 높아지고 도시가 발전한다.
양양 특히 양양도심은 어떠한가?
인구 27,000명의 아주 작은 도시기에 지역주민들로는 도심 상권의 운영에 한계가 있다. 지역주민들만으로 구매력이 아주 작다는 뜻이다. 1년에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데 그 사람들은 해변 또는 속초 등지로 외유하여 소비를 하고 현재 수준의 양양도심은 찾지를 않는다. 도심 상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양양 도심 방문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구매력의 한계가 있는 양양도심의 상점들은 저녁 9시를 넘으면 문을 닫고영업을 하지 않는다. 장사가 안되면서 인건비만 축내면서 문을 열어둘 이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손님들은 8시 넘어서는 양양도심에서 편하게 술한잔 하기도 마땅하지 않게 된다. 유명한 맛집과 브랜드 있는 상점들은 이런 열악한 상권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이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전형적인 사례이다.
난 좀 늦은 시간에 치맥을 하고 싶어 읍내에 나갔어도 어디 먹을 데가 없다. 또는 몇 개 있는 치맥집들의 치킨은 솔직히 너무 맛이 없다. 뽀송뽀송하고 윤기가 흐르는 닭다리 살이 입속에서 씹혀야 하는데 뻑뻑하고 육즙하나 없는 그런 치킨을 먹어야 하니 가기가 싫다.
오늘 양양의 가장 중심지인 군청사거리를 지나다보니 유명브랜드의 치킨집이 오픈을 하였다. 난 이 집이 정말 성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재탕없이 싱싱한 재료로, 빠삭하게 고소하게 튀겨준 닭다리와 윙으로 생맥주 한잔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도심 전체를 바꾸는 청사진은 너무 거창하다. 대신 우선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쉬운 일은 성공할 수 있는 맛집들이 하나씩 하나씩 성공해서 자발적으로 상권이 육성되든 젖은 나무로 인해 초기에 불이 잘 안붙는다면 불쏘개를 지원해서 일정부분은 성공시켜주어야 불이 타오른다. 그렇게 기존 상점들을 육성하는 전략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눈덩이가 처음 구를 때는 작지만 언덕 밑에 가면 산더미만한 눈덩이가 되고 그 눈에 깔려죽지 않으려면 피하게 된다. 양화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 악화는 시장의 질서에 의해 퇴출하거나 업그레이를 통해 생존을 도모하게 된다.
이런 것이 행정력이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리더쉽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작이 중요하다. 창백한 지성이 아니라 실천이 필요하다.
옛날 중국 기주 지방에 '우공(愚公)'이라는 아흔 살 넘은 노인이 살고 있었습다. 그의 집 앞에는 태행산과 왕옥산이라는 거대한 두 산이 가로막혀 있어 길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컸다. 이에 우공은 가족들을 모아놓고 산을 깎아 평탄한 길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매일 돌과 흙을 파서 먼 바다에 버리기 시작했다. 이웃인 '지수(智叟)'라는 늙은이가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어리석은 짓"이라며 비웃었다.
우공은 "내가 늙어 죽더라도 아들이 하고, 아들이 죽으면 손자가 이어받아 대대손손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산이 평평해질 것"이라고 묵묵히 답했다. 이 굳은 의지에 감동한 옥황상제가 산신령을 시켜 두 산을 다른 곳으로 훌쩍 옮겨주었다고 한다.
비록 시작은 미약하고 무모해 보일지라도,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뚝심의 가치를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멋진 고사성어이다.
우공이산 (愚公移山)
우공이산의 굳은 의지와 실천이 양양에는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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