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유변호사
2026.05.11.
GAAP / Non-GAAP
미국 기업의 실적 발표를 보다 보면 반드시 마주치는 단어가 있다. 바로 GAAP와 Non-GAAP다.
GAAP는 미국의 공식 회계기준이다.
쉽게 말하면 법과 규칙에 따라 작성한 “공식 성적표”다. 회사가 번 돈뿐 아니라 스톡옵션 비용, 구조조정 비용, 인수합병 비용, 감가상각비 같은 항목도 원칙대로 모두 반영한다. 그래서 GAAP 실적은 대체로 보수적이다.
반면 Non-GAAP는 회사가 일부 비용을 제외하고 다시 계산한 “조정 성적표”다.
회사는 보통 “이 비용은 일회성이다”, “본업의 실력을 보려면 빼고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100억 원을 벌었지만 구조조정 비용 50억 원이 발생했다면, GAAP 기준 순이익은 50억 원이다. 그러나 회사가 구조조정 비용을 일회성으로 보고 제외하면 Non-GAAP 순이익은 100억 원이 된다.
그래서 Non-GAAP는 쓸모가 있다.
기업의 일시적 충격을 걷어내고 본업의 체력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업, SaaS 기업, 성장주는 스톡옵션 보상, 인수합병 비용, 대규모 투자비가 많아 Non-GAAP 숫자를 자주 제시한다. 엔비디아나 팔란티어 같은 기업도 실적 발표에서 Non-GAAP 지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투자자는 조심해야 한다.
Non-GAAP는 회사가 보여주고 싶은 숫자일 수 있다. 정말 일회성 비용이라면 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비용을 계속 “일회성”이라고 주장한다면 문제다. 특히 스톡옵션 보상은 대표적이다. 회사는 현금이 나가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이라는 실제 비용이 발생한다.
결국 GAAP와 Non-GAAP 중 하나만 보면 안 된다.
GAAP만 보면 회사의 성장성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볼 수 있고, Non-GAAP만 보면 회사가 포장한 장밋빛 숫자에 속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두 숫자의 차이다. 회사가 무엇을 빼고 있는지, 그 비용이 정말 일회성인지, 반복되는 비용을 아름답게 포장한 것은 아닌지를 살펴야 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GAAP는 법적으로 작성한 공식 실적이고, Non-GAAP는 회사가 보여주고 싶은 조정 실적이다. 좋은 투자자는 둘 중 하나를 맹신하지 않는다. 두 숫자 사이의 간격을 읽고, 그 간격 속에서 기업의 진짜 체력을 찾아낸다.
21
0
공유하기
모든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