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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여객
2025.08.24.
일요일이라 별 생각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저녁 무렵 뉴스를 보니 노란봉투법이 통과되었다고 하는군요. 대다수 언론은 비 경영계의 우려를 전달, 강조하는 판 논조가 우세한 것 같습니다. SNS는 찬반으로 갈리구요. 사회에도 물리법칙인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보면, 민주화 이후자본의 이익과 노동자의 이익이 작용 반작용의 싸이클을 그리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보는데 또 다른 반작용의 여파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4.19 직후 1년의 시간을 제외하고 우리 나라는 정부 수립 이후 1987년까지 40년 넘게 독재 정권이 통치를 했습니다. 그 시절 노동자의 이익보다는 자본의 이익이 우선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박정희정권에서 정부 주도로 경제개발을 하면서 장기간 저임금 체제가 유지되었는데 서슬퍼런 군사 정권 시절이라 파업은 물론이고 노조 설립도 꿈꾸기 어려웠습니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이른바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말 그대로 헌법상 조항이었을 뿐 현실에서는 입에 올릴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랬다간 빨갱이로 몰렸으니까요. 명분은 언제나 경제발전이었구요. 반면 개별 근로자의 권익에 관한 근로기준법은 매우 강했습니다. 해고도 쉽지 않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도 엄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지켜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헌법상 노동3권은 하위의 노동법을 통해 철저히 억제하는 대신 근로기준법은 문헌 상 어느 나라보다 강했습니다. 그러다가 1987년 민주화 이후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이른바 대기업 대공장에 노동조합이 속속 결성되면서 허울뿐이던 노동3권이 노동자들의 실력 행사로 실질화되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제3개입금지 조항의 폐지, 복수노조 허용 등 노동법도 개정되어 제도화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 노동 관련 법 체계가 기형이 된 측면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가운데 노동3권을 보장하는 노동법은 글로벌 표준이 되었으니 기업들 입장에서 기업하기 힘들다는 푸념을 하게 된 것입니다. 고용유연성은 낮고 노조는 강력하니 한편으로는 귀족 노조가 탄생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정규직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기도 합니다. IMF 이후 만들어진 이 구조는 현재까지 계속 강화되어 왔는데 도중에 쌍용차와 같은 일부 사업장에서 정리해고에 맞선 극한투쟁에 대해 사용자측에서 민사상 손배소를 제기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손해배상을 감당할 수 없었던 노동자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였고 사회적으로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성금을 노란봉투에 담아 전달하는 캠페인이 전개되면서 오늘의 노란봉투법이 만들어진 배경이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노란봉투법의 계기가 되었던 쌍용차 사태는 이명박정부 때의 일이었지만 노무현정부 때 쌍용차를 무리하게 중국 기업에 팔아넘기면서 촉발된 일입니다. IMF 이후 시대의 흐름이었다지만 비정규직이 제도화되고 양산되기 시작한 것도 민주당 정부 때의 일입니다. 일각에서는 병주고 약주냐는 비난도 하는데, 근본적으로는 역사와 사회 변화에 대한 무지와 감성주의, 관념적 경직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초래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제일 허털할 것은 찬반을 떠나 대부분의 중소 사업장은 별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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