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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캉
2시간 전
<금리는 올랐고, 증시는 웃었다. FOMC, 금리, 유가> 9월 16일(현지시간),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이는, 2023년 7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의 첫 인상입니다. 그런데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대체로 상승 마감했습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메커니즘과는 반대되는 결과입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엔 악재로 통합니다. - 금리가 오르면 국채 같은 안전자산의 수익률도 같이 오르니, 투자자 입장에서 굳이 위험한 주식을 들고 있을 이유가 줄어듭니다(채권 매력도 상승). - 미래에 벌어들일 기업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쓰는 할인율이 높아지니, 주식의 이론적 가치 자체가 낮아집니다(기회비용 상승). - 시중에 풀린 돈의 가격(금리)이 오르면 대출,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유동성 긴축 효과가 나타나, 주식 매수 여력 자체가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이번 인상도 증시에 악재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핵심은 이번 인상이 '깜짝 발표'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인상 확률은 FOMC 며칠 전부터 이미 92%를 웃돌고 있었습니다. 한 달 전만 해도 33.9%였던 확률이 CPI, 유가, 국채금리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조금씩 올라가며 시장이 이미 수 주에 걸쳐 이 결과를 선반영해온 것입니다. 여기에 두 가지가 더해집니다. 인상 당일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전날보다 다소 진정되면서 증시에 숨통을 틔워줬습니다. 그리고 시장이 가장 두려워했던 시나리오는 '0.25%포인트 인상'이 아니라 '더 큰 폭의 인상'이나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인 메시지'였는데, 실제 결과는 딱 예상된 수준에서 마무리됐습니다. 결국 실제 발표는 새로운 악재가 아니라, 그동안 쌓여온 불확실성이 걷히는 이벤트로 작동한 셈입니다. 미국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이 악재를 조금씩 소화해왔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시장은 결과 자체보다 '결과가 예상을 벗어나는지'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건 금융시장에서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격언을 뒤집은 상황, 즉 우려가 뉴스로 확정되는 순간 오히려 매수세가 들어오는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다만 이 해석에는 세 가지 근거를 붙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이번 랠리는 '이번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만 해소했을 뿐, '앞으로도 계속될 불확실성'까지 없앤 건 아닙니다.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고, 10월 인상 확률 39.1%, 12월 26.4%가 이미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음 CPI나 고용지표가 나올 때마다, 이번과 같은 사이클(선반영 -> 발표 -> 안도 또는 실망)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지수 상승 뒤에는 매크로와 무관한 개별 종목 호재도 섞여 있었습니다. 같은 날 스노우플레이크가 실적 가이던스 상향으로 16% 넘게 급등한 반면, 엔비디아는 거의 보합(-0.03%)에 그쳤습니다. 즉 "금리 발표가 좋아서 전체가 다 올랐다"기보다는, 매크로 안도감 위에 몇몇 개별 종목의 자체 호재가 얹혀 지수 상승폭이 더 커 보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셋째, "금리를 올릴 정도로 경제가 튼튼하다"는 이른바 '좋은 뉴스가 좋은 뉴스'라는 대안 해석은 이번 케이스엔 잘 들어맞지 않습니다. 이번 인상은 시장에서도 성장 자신감이 아니라 유가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조치로 명확히 해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번에 연준이 인상 대신 동결을 택했다면 어땠을까요.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오히려 동결이 증시에는 더 큰 악재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이 이미 92%의 확률로 인상을 가격에 반영한 상태였기 때문에, 동결이야말로 진짜 서프라이즈였을 겁니다. 시장이 준비하지 못한 방향의 서프라이즈는 대체로 변동성 확대와 매도 압력으로 이어집니다. 지금처럼 CPI가 3.4%(근원 2.4%)로 뜨겁고 10년물 금리가 5% 근처까지 오른 상황에서 동결했다면, 시장은 "연준이 물가를 놓치고 있다"거나 "우리가 모르는 더 심각한 경기 신호를 연준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풀리기 시작하면 장기금리가 오히려 더 튀어 오르는,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최악에 가까운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정치적 신뢰 문제입니다. 바로 이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1% 이하로 낮추라"며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타이밍에 동결이 나왔다면 시장은 "연준이 정치적 압박에 굴복했다"고 해석했을 공산이 큽니다.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굳이 "우리는 우리 영역에 머문다"며 독립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해석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신호는 시장이 가장 꺼리는 시그널 중 하나입니다. 통화정책의 예측가능성과 신뢰도 자체가 무너지면, 그 불확실성은 이번 인상 여부보다 훨씬 큰 프리미엄으로 금리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번 국면에서는 '인상이냐 동결이냐'라는 단순한 이분법보다, 시장이 이미 가격에 반영한 시나리오와 일치하는지, 그리고 이번 결정이 연준의 신뢰성과 독립성에 어떤 신호를 주는지가 실제 주가 반응을 결정한 핵심 변수였던 셈입니다. 매파적으로 보이는 선택(인상)이 역설적으로 더 안전한 선택이었던 상황입니다. 금리 인상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미국의 금리는 1% 이하가 돼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우리가 무역적자를 보는 나라들과 교역을 끊으면 최소 연 1조5000억달러를 벌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서둘러서 금리를 낮추라"고 촉구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도 "이번 인상은 설득력 있는 근거에 기반한 게 아니다"라며 가세했습니다. 반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오랫동안 높은 상태였다"며 이번 인상을 "완화의 일부를 제거한 것"으로 규정하고,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뒀습니다. 트럼프의 압박에 대해서는 "무역정책과 재정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자기 영역에 머물도록 두겠다"며 독립성을 강조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워시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인사라는 점입니다. 임명권자와 정면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번 사이클 내내 시장의 스트레스 지표 역할을 해왔습니다. 국채금리가 오른다는 건 국채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고, 이는 시장이 향후 인플레이션이나 추가 긴축을 반영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번 사이클에서 10년물이 2023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던 것도,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Fed의 매파적 스탠스가 겹친 결과였습니다. FOMC 당일 이 금리가 전날보다 진정된 건, "그동안 우려했던 만큼의 악재는 아니었다"는 안도감이 채권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이미 충분히 높은 수준까지 선반영된 상태에서, 실제 결과가 그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으면 오히려 추가 상승 압력이 빠지며 안정되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국제유가는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의 가장 직접적인 진원지입니다. 미, 이란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송유관이 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멈추면서 원유 수송 우려가 커졌고, 브렌트유, WTI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미국 경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금리 인상이 유가 자체를 직접 끌어내리지는 못한다는 점입니다. 대신 금리 인상은 경제 내 다른 부문(소비, 대출 수요 등)의 물가 상승세를 눌러서,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을 '상쇄'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연준이 유가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유가가 밀어올리는 전체 물가 압력을 다른 경로로 억누르려는 것이 이번 인상의 실질적인 목적에 가깝습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는 고점에서 다소 내려온 상태입니다.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있었음에도 사우디의 송유관 덕분에 홍해를 통한 우회 수송이 가능했는데, 이 우회로마저 흔들리면서 한때 우려가 정점을 찍었다가, 지금은 그 충격이 일부 소화되며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FOMC는 "결과 자체"보다 "결과가 예상을 벗어났는가"가 시장 반응을 결정한다는 걸 다시 확인시켜준 이벤트였습니다. 금리는 분명히 올랐지만, 그 인상이 몇 주 동안 시장이 미리 소화해온 시나리오 안에 있었기 때문에 교과서적 악재 반응 대신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안도 랠리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안도감은 이번 한 번의 이벤트에 국한된 것이지, 긴축 사이클 자체가 끝났다는 신호는 아닙니다. 10월,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각각 39.1%, 26.4%로 이미 거론되는 중입니다)이 실제로 현실화되는지, 그리고 국채금리와 유가가 각자의 경로(긴축 기대, 중동 정세)를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다음 지표 발표 때마다 같은 틀로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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