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
2026.06.27.
대구시 한 곳이 코스트코 매장 두 곳을 갖고 있다. 특히 대구점은 1997년부터 영업 중이다. 경상남도와 부산시, 울산시도 각각 한 곳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전라도에는 코스트코 매장이 단 하나도 없다. 2027년 전북 익산에 하나가 겨우 들어선다. 순천에도 진출할 듯한데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계획조차 보이지 않는다. 2016년에는 LG CNS가 새만금에 스마트팜 단지를 세우려 했지만, 결국 무산되었다.
전라도의 입지가 나빠서가 아니었다. 민주화 이후에도 정부와 기업이 전라도를 차별해서가 아니었다. 전라도민을 대변하지 못하는 직업 활동가들과 민주당이 대기업을 배척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반도체 클러스터로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고 한다. 김제 스마트팜 단지를 지을 때 여러 시민단체가 지하수 고갈을 반대 이유 중 하나로 꼽았는데, 반도체 공장이 쓸 물은 충분한 모양이다. 민주당은 기업이 직접 골랐다고 항변하지만, 노골적으로 투자를 종용해 놓고 할 말은 아니다.
이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을 전주로 내려보냈다. 하지만 전주는 새로운 금융 허브로 성장하지도 못했고, 금융 인재들을 정착시켜서 지역 소멸 위기를 끝내지도 못했다. 운용본부 직원들의 불편함만 키웠을 뿐이다. 다른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도 마찬가지였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과연 얼마나 다를까. 호남을 부지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설명해야 할 사안이다.
산업정책의 성공 조건은 정치적 이익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시장 경쟁이 선택하고 공공부문 전문가가 투자할 때 산업 정책도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이재명 정부는 장기적인 수익률보다 단기적인 지지율을 위해 정부의 힘을 쓰고 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뿐만 아니라 국민성장펀드나 고유가 피해 지원금도 그렇다.
공공이 더 많은 투자를 주도하기를 바라지만, 선출 정치인들이 선거를 위해 큰 돈을 움직이기를 바란 적은 없다. 정치적 이해가 개입하는 순간부터 결과는 천운에 달렸다. 이재명 정부의 실패 탓에 정부 주도 발전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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