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바위
3시간 전
마지막 성묘
어렸을 적 추석 성묘는 언제나 기대감으로 다가왔다. 지금 와서 보면, 비포장 도로를 한 시간 넘게 가야 해서 오가는 일이 적잖이 고생이었겠지만, 차가 드물던 그 때가 차를 타고 타지로 떠나는 유일한 여행 기회였다. 성묘 가서 밤을 줍고 감을 따는 일도 소년들에겐 신나는 일이었다. 해서 여자 형제들은 남자애들만 데리고 가는 어른들에게 불만을 표하곤 했다.
어렸을 적 특권 아닌 특권을 누린 덕인지 어른이 되어 성묘에 대한 책임도 남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가을이면 추석 전에 벌초를 하고 성묘를 하고 봄이면 한식에 묘를 둘러보고 집안에 따라서는 제사 때도 성묘를 해야 했다.
다행이 장례에서 화장 후 납골로 장례 문화가 빠르게 바뀌었고 제사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리 집 역시 몇해 전에 제사를 없앴고 아버지 산소도 내년 봄에 개장하여 납골당에 봉안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어제 아들을 데리고 마지막으로 성묘를 하였다. 어렸을 적 밤을 줍고 감을 따던 나무들과도 작별 인사릏 했다. 기억 속 추억으로야 남겠지만 발걸음이 끊어지면 추억의 단초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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