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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0yun_noir
2026.06.13.
《숏스퀴즈 헌터》 리부트 2화. 헌터 길드가 가장 먼저 망한다 던전이 끝나자. 숲이 사라졌다. 피 냄새도. 고블린의 비명도. 젖은 흙바닥도. 눈 깜짝할 사이에 전부 사라졌다. 대신 눈앞에 보인 건 하얀 천장이었다. 그리고 형광등. 낯선 사람들의 신음소리. “부상자 이쪽!” “생존자 명단 확인해!” “초보자 던전 17번 게이트 클리어 확인!” 나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숨을 몰아쉬었다. 손은 아직도 떨리고 있었다. 고블린 피는 사라졌지만. 팔에 묻은 감각은 남아 있었다. 검이 손에 걸리던 감각. 놈의 몸이 스스로 박혀오던 감각. 그 무게. 그 온도. “우욱.” 옆에서 누군가 토했다. 나도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그때 상태창이 떠올랐다. ⸻ 《초보자 던전 정산 중》 입장 인원 : 50명 생존자 : 27명 사망자 : 23명 클리어 기여도 : 측정 중 ⸻ 사망자 23명. 숫자로 보니 더 이상했다. 방금까지 사람이었던 것들이. 이제는 정산 항목이 되었다. “생존자분들은 등록 절차를 진행해 주세요!” 협회 직원이 소리쳤다. “부상 정도에 따라 치료 구역으로 이동하시고, 보상 정산은 순번대로 진행됩니다!” 사람들은 멍한 얼굴로 움직였다. 울고 있는 사람. 치료실로 실려 가는 사람. 가족에게 전화하는 사람. 멱살을 잡고 따지는 사람. 그리고 말없이 바닥만 보는 사람. 모두가 같은 곳으로 가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아직 던전 안에 남겨진 사람을 찾았고. 누군가는 자기 손에 묻은 피만 바라봤다. 하지만 몇몇은. 보상 정산이라는 말에 고개를 들었다. 나는 그들 머리 위에 희미한 숫자들이 떠오르는 것을 봤다. ⸻ 《생존자 군중》 공포 반응 : 89% 판단력 저하 : 64% 보상 민감도 : 상승 중 의존 대상 탐색 중 ⸻ “…의존 대상?” 문장을 읽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한쪽으로 몰렸다. 커다란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 《대한헌터협회 제3임시등록센터》 신규 헌터 등록 던전 클리어 보상 정산 길드 가입 상담 장비 대출 안내 상해 보험 안내 민간 제휴 상담 구역 ⸻ 헌터 협회. 등록센터. 보상. 대출. 보험. 민간 제휴. 눈앞에 적힌 단어들을 보자 묘하게 현실감이 돌아왔다. 던전이 끝났다고 판타지가 끝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다음부터가 더 현실이었다. 돈. 서류. 계약. 수수료. 사람이 죽은 직후에도. 시장은 열린다. 나는 비틀거리며 줄을 따라 걸었다. 검 든 남자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그는 치료를 받지도 않았다. 등록 절차도 서두르지 않았다. 그냥 주변을 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출구를 찾고 있었는데. 그는 남은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이상하게 눈에 걸렸다. 하지만 말을 걸 여유는 없었다. 내 순서가 왔다. 직원이 내 손목에 얇은 금속 팔찌 같은 걸 채웠다. “신규 생존자 확인합니다.” 띠링. ⸻ 《임시 헌터 등록 완료》 이름 : 차도윤 등급 : 미측정 상태 : 생존자 초기 분류 : F급 후보 ⸻ “F급 후보…” 직원이 무심하게 말했다. “정식 측정 전까지는 임시 F급으로 분류됩니다.” “F급이면 낮은 겁니까?” 직원이 나를 빤히 봤다. “제일 낮습니다.” “아.” 친절했다. 기분은 더러웠다. 직원은 태블릿을 내밀었다. “초보자 던전 클리어 생존 보상입니다.” ⸻ 《초보자 던전 생존 보상》 기본 보상 : 300,000원 클리어 기여 보너스 : 40,000원 치료 공제 : 50,000원 협회 등록 수수료 : 20,000원 정산 금액 : 270,000원 ⸻ 나는 숫자를 멍하니 바라봤다. 270,000원. 고시원 침대에서 마지막으로 봤던 숫자. 이세계에 와서 죽을 뻔하고 받은 돈도. 하필 27만 원이었다.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인생이 참 성의 없이 반복된다. 직원이 말했다. “계좌 없으시면 협회 임시 지갑으로 지급됩니다.” “주세요.” 띵. ⸻ 《협회 임시 지갑》 잔액 : 270,000원 ⸻ 잔고 27만 원. 다시 27만 원. 이번에는 죽을 뻔하고 벌었다. 수익률로 치면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는 점이었다. 나는 등록 창구를 벗어났다. 출구 쪽에는 협회 공식 창구와 조금 떨어진 민간 제휴 부스들이 줄지어 있었다. 장비 대출. 보험 상담. 길드 소개. 그리고 그 사이. 유독 화려한 부스 하나가 있었다. ⸻ 《대한헌터투자길드》 신규 헌터 전용 투자 상담 클리어 보상 즉시 운용 가능 청룡 길드 연계 특별 펀드 모집 중 ⸻ 사람들이 몇 명 멈춰 서 있었다. 모두가 간 건 아니었다. 아직 우는 사람도 있었고. 치료실로 가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몇몇은 멈췄다. 보상금이라는 말에. 수익이라는 말에. 그리고. 청룡 길드라는 이름에. 상담 직원이 밝게 웃고 있었다. “헌터 보상금, 그냥 두시면 안 됩니다.” “위험을 감수하셨으면, 수익도 크게 가져가셔야죠.” 탁자 위에는 안내 책자가 놓여 있었다. ⸻ 《청룡 길드 연계 특별 펀드》 대한헌터투자길드 판매 기초자산 : 청룡 길드 잔여 수익권 토벌 수익 기반 정산 신규 헌터 우선 배정 ⸻ 청룡 길드. 대한헌터투자길드. 청룡 길드 연계 특별 펀드. 청룡 길드 잔여 수익권. 이름이 많았다. 이름이 많다는 건. 대개 책임질 곳이 많다는 뜻이 아니라. 책임을 미룰 곳이 많다는 뜻이다. 직원은 계속 웃고 있었다. “청룡 길드는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형 길드입니다.” “이번 상품은 청룡 길드의 향후 토벌 수익권 일부를 기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청룡 길드가 앞으로 벌 토벌 수익 일부를 미리 나눠 갖는 구조입니다.” “원금 보호 장치도 포함되어 있어 안정성도 높습니다.” 사람들의 눈빛이 변했다. 방금까지 공포에 질려 있던 얼굴에. 희망이 들어갔다. 아주 빠르게. 나는 그 얼굴을 안다. 주식방. 오픈채팅. 리딩방. 상한가 종목 댓글창. 거기서 수도 없이 봤다. 방금까지 죽을까 봐 떨던 사람이. 이제는 돈 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은 원래 그렇다. 살아남은 직후에는. 살아남은 이유를 찾고 싶어진다. 그리고 가장 쉬운 이유는 돈이다. 그때 옆에서 누군가 작게 말했다. “근데 청룡 길드 요즘 말 있지 않았나?” “대표 쪽 루머 있던데.” “에이, 그런 건 맨날 도는 얘기지.” 상담 직원의 미소가 아주 잠깐 굳었다. 정말 잠깐이었다. 그러고는 더 환하게 웃었다. “최근 청룡 길드 관련 루머는 사실무근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루머 때문에 좋은 배정이 나오는 겁니다.” “정보가 빠른 분들은 지금 들어가십니다.” 정보가 빠른 분들. 참 좋은 말이다. 늦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고. 빠른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말. 나는 그 부스를 바라봤다. 상태창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 《대한헌터투자길드》 표면 가치 : 신규 헌터 투자 플랫폼 실제 가치 : 고위험 구조 신뢰 의존도 : 96% 유동성 취약도 : 측정 중 괴리율 : 81% ※ 해석 정확도 낮음 ⸻ 조직도 보인다. 몬스터만이 아니었다. 사람도. 부스도. 상품도. 그 안에 묶인 구조도. 흐릿하지만 보였다. 다만 완벽하진 않았다. 숫자는 계속 흔들렸다. ⸻ 《관측 불안정》 현재 대상 : 조직 / 금융 상품 / 군중 심리 혼재 일부 항목 : 측정 중 해석 정확도 : 낮음 ⸻ 정답지는 아니다. 역시. 그냥 틀어진 곳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한 걸음 가까이 갔다. 직원이 바로 나를 발견했다. “생존자분이시죠?” “예.” “정말 축하드립니다. 첫 던전 생존 보상 받으셨나요?” “받았습니다.” “그럼 지금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는 책자를 펼쳤다. “대부분 신규 헌터분들은 보상금을 그냥 써버리십니다. 장비 사고, 치료비 내고, 생활비로 쓰죠.” “그게 나쁜 겁니까?” “나쁘진 않습니다. 하지만 기회를 놓치는 거죠.” 그는 웃었다. “진짜 헌터는 몸으로만 싸우지 않습니다. 돈도 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익숙한 말이었다. 너무 익숙해서 소름이 돋았다. 나는 책자를 내려다봤다. ⸻ 《청룡 길드 연계 특별 펀드》 예상 월 수익률 : 8% ~ 12% 원금 보호 구조 기초자산 : 청룡 길드 잔여 수익권 환매 가능 신규 헌터 우선 배정 ⸻ 예상. 보호. 기초자산. 우선. 참 좋은 단어들이다. 좋은 단어는 대개 비싸다. 그리고 비싼 단어는 대개 위험을 숨긴다. 나는 물었다. “대한헌터투자길드가 청룡 길드입니까?” 직원은 웃었다. “아닙니다. 저희는 투자 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하는 길드입니다.” “청룡 길드는요?” “토벌 길드입니다. 저희 상품의 기초자산이 되는 잔여 수익권을 보유한 곳이죠.” “그럼 사람들이 믿는 건 상품입니까, 청룡 길드입니까?” 직원의 미소가 아주 조금 굳었다. “둘 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는 책자를 한 장 넘겼다. “청룡 길드가 토벌에 실패하면요?” “그럴 가능성은 낮습니다.” “낮은 거랑 없는 건 다르죠.” “물론 모든 투자는 위험이 있습니다.” “방금은 원금 보호라면서요.” “보호 구조입니다.” “보장은 아니고요?” “표현상 차이입니다.” 표현상 차이. 좋은 말이다. 사람 돈이 사라질 때 가장 자주 나오는 말. 나는 다시 상태창을 봤다. ⸻ 《청룡 길드 연계 특별 펀드》 판매자 : 대한헌터투자길드 기초자산 : 청룡 길드 잔여 수익권 표면 가치 : 안정형 토벌 수익 상품 실제 가치 : 대표 리스크 집중 구조 기초자산 불확실성 : 높음 환매 지연 가능성 : 측정 중 괴리율 : 104% ※ 관측 불완전 ⸻ 괴리율이 올랐다. 내 질문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더 정확히 보기 시작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말했다. “저 가입할게요.” 초보자 던전 생존자 중 한 명이었다. 얼굴은 아직 창백했다. 하지만 손은 책자를 꽉 쥐고 있었다. “얼마까지 가능해요?” “보상금 전액 가능합니다.” “그럼 전액요.” 직원은 환하게 웃었다. “좋은 선택이십니다.” 좋은 선택. 나는 그 말을 듣고 속이 답답해졌다. 그 사람은 방금 죽을 뻔했다. 방금 보상금을 받았다. 그리고 방금 다시 전액을 걸었다. 다만 이번엔 고블린이 아니라. 확정 수익에 가까운 말들에. 검 든 남자가 어느새 내 옆에 와 있었다. 그는 상품 책자를 보지 않았다. 대신 줄을 서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저거.” 그가 낮게 말했다. “사람 잡겠는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한데.” “위험해 보이지 않네.” “예.” 나는 책자를 내려다봤다. “그게 제일 위험한 겁니다.” 검 든 남자가 나를 봤다. “너 말 이상하게 한다.” “자주 듣습니다.” “그럼 고쳐.” “잘 안 됩니다.” 그는 피식 웃었다. 그때 등록센터 로비 한쪽에서 웅성거림이 커졌다. 휴대폰을 보던 사람이 중얼거렸다. “어?” “뭐야.” “진짜 떴는데?” 화면들이 동시에 켜졌다. 로비 중앙 전광판에도 뉴스 속보가 올라왔다. ⸻ 《속보》 청룡 길드 대표 잠적 의혹 확산 길드 자금 흐름 조사 착수 청룡 길드 관련 투자 상품 환매 지연 가능성 ⸻ 순간. 공기가 멈췄다. 방금까지 웃고 있던 직원의 얼굴이 굳었다. 책자를 들고 있던 신규 헌터들의 손이 멈췄다. 누군가 중얼거렸다. “뭐야?” 다른 사람이 휴대폰을 확인했다. “진짜야?” “대표 잠적?” “환매 지연?” 단어들이 번지기 시작했다. 대표 잠적. 자금 흐름 조사. 환매 지연. 그 세 단어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히는 순간. 방금까지 있던 희망이 뒤집혔다. 나는 상태창을 봤다. ⸻ 《대한헌터투자길드》 신뢰 의존도 : 96% → 42% 유동성 취약도 : 측정 중 → 97% 괴리율 : 81% → 236% 붕괴 진행률 : 측정 중 → 49% ⸻ 숫자가 미친 듯이 움직였다. 고블린 때와 비슷했다. 다만 이번엔 칼이 없었다. 대신 휴대폰이 있었고. 책자가 있었고. 계약서가 있었다. “환불해 주세요.” 누군가 말했다. 처음엔 작았다. “저 방금 넣었는데요. 취소해 주세요.” 다른 사람이 따라붙었다. “저도요.” “저도 취소할게요.” 직원은 억지로 웃었다. “여러분, 아직 확인된 사안이 아닙니다. 절차상—” “절차고 뭐고 취소해 달라고!” 목소리가 커졌다. 사람들이 창구 앞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돈 빼!” 그 외침이 신호탄이 되었다. 상태창이 다시 붉게 물들었다. ⸻ 《군중 심리 전환》 희망 → 불안 → 공포 ⸻ 나는 그 광경을 말없이 바라봤다. 몬스터가 없었다. 고블린도 없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똑같이 무너지고 있었다. 조금 전 던전에서 본 것과 구조가 같았다. 과열. 믿음. 충격. 공포. 그리고 서로를 밀어붙이는 사람들. “서버 왜 안 돼!” “출금 먼저 해주세요!” “보호 구조라며!” “내 보상금 어디 갔어!” 상담 직원은 뒷걸음질 쳤다. 책자는 바닥에 떨어졌다. 누군가 밟았다. 방금 전까지 금덩이처럼 보이던 종이가. 순식간에 쓰레기가 되었다. 나는 상태창을 봤다. ⸻ 《대한헌터투자길드》 표면 가치 : 신규 헌터 투자 플랫폼 실제 가치 : 신뢰 기반 유동성 착각 붕괴 진행률 : 49% → 87% 괴리율 : 측정 상승 중 ⸻ 검 든 남자가 낮게 말했다. “이것도 네 눈에는 보이냐?”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보였다. 하지만 늦었다. 아니. 정확히는 늦은 게 아니었다. 나는 아직 보는 법을 몰랐다. 무엇을 봐야 하는지도.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도. 아무것도 몰랐다. 그때 상태창이 떠올랐다. ⸻ 《괴리 관측 완료》 대상 : 대한헌터투자길드 유형 : 확정 수익형 붕괴 구조 기록하시겠습니까? YES / NO ⸻ 나는 한동안 그 문장을 바라봤다. 기록. 이 힘은 나에게 매수 버튼을 주는 게 아니었다. 기억하게 만드는 힘에 가까웠다. 어떤 구조가. 어떤 말로 사람을 끌어들이고. 어떤 충격에 무너지는지. 나는 YES를 눌렀다. ⸻ 《관측 기록 생성》 대한헌터투자길드 붕괴 원인 : 신뢰 기반 유동성 착각 위험 신호 : 원금 보호 구조 / 선착순 모집 / 대표 리스크 / 환매 지연 군중 전환 : 희망 → 불안 → 공포 ⸻ 그 순간. 전광판이 다시 깜빡였다. ⸻ 《청룡 길드 연계 특별 펀드》 거래 제한 검토 기초자산 일부 매도 주문 폭주 청룡 길드 잔여 수익권 가격 급락 ⸻ 사람들의 비명은 더 커졌다. “지금이라도 팔아!” “전부 던져!” “손실 나도 빼!” “휴지 되기 전에 팔라고!”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상태창을 봤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상한 숫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 《청룡 길드 잔여 수익권》 현재 매도가 : 측정 중 청산 추정 가치 : 측정 중 괴리율 : 급격히 확대 중 ⸻ 수치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너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하나는 보였다. 공포가 모든 걸 한꺼번에 던지고 있었다. 대한헌터투자길드도. 청룡 길드 연계 특별 펀드도. 그 안에 묶인 청룡 길드 잔여 수익권도. 사람들의 믿음도. 전부 같은 쓰레기통에 처박히고 있었다. 나는 그 숫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검 든 남자가 내 어깨를 잡았다. “야.” “…” “너 또 이상한 눈 한다.”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고블린 때와 같았다. 무너지는 구조. 엇갈리는 판단. 한쪽으로 쏠리는 공포. 괴리는. 공포가 가장 클 때 가장 크게 벌어진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는 도망치고. 누군가는 얼어붙고. 누군가는 본다. 나는 아직 몰랐다. 그 숫자가. 내 전 재산 27만 원을 다시 삼키게 될 거라는 걸. ⸻ 다음 화 3화. 패닉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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