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혁
6일 전
지방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웬만한 직투 계좌는 다 정리한 상태라 시황을 보는건 정말 안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미국지수인덱스만 투자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힌 계기는 계속해서 관련 판매, 자문 자격들을 공부하고 취득해나가면서 설명하는 배경 개념들이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기회비용, 위험과 기대수익률, 알파와 베타, 분산투자, 체계적·비체계적 위험 같은 개념을 이전보다 깊게 공부하게 된 영향이 컸습니다.
개인은 정말 시장을 이길 수 있을까
먼저 개념부터 짚으면 이렇습니다.
투자 위험은 크게 체계적 위험과 비체계적 위험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체계적 위험은 경기침체나 금리, 금융위기처럼 시장 전체가 함께 흔들리는 위험입니다. 아무리 여러 종목에 투자해도 완전히 없애기 어렵습니다.
반면 비체계적 위험은 특정 기업의 실적 악화나 경영 실패처럼 개별 기업에서 발생하는 위험입니다. 이것은 여러 기업에 분산투자함으로써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베타(Beta)는 개별 자산이 시장 움직임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이고, 알파(Alpha)는 위험을 감안하고도 벤치마크보다 더 얻은 초과성과를 의미합니다.
중요한 것은 위험을 더 진다고 해서 자동으로 알파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결국 알파를 얻으려면 그 위험을 감수하고도 시장보다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개인투자자가 지속적으로 시장을 이기는 알파 투자를 할 수 있을까요?
개별기업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계속 분산하다 보면 포트폴리오는 점점 시장 전체와 비슷해집니다. 1926년 이후 미국 상장주식을 장기간 추적한 연구를 보면 상당수 개별 종목은 생애 수익률 기준으로 단기 국채 수익률조차 이기지 못했고, 미국 주식시장이 장기간 만들어낸 순자산가치 증가분은 극소수의 초대형 승자 종목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연구 결과에서는 상위 약 4%의 종목이 미국 주식시장 전체의 순자산가치 증가분을 설명했습니다. 좋은 기업을 발굴해서 장기투자하면 된다는 말 자체가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시장 전체의 부를 만들어낼 그 극소수의 기업을 내가 사전에 골라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결과를 알고 난 뒤 애플이나 엔비디아를 찾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아직 압도적인 승자가 되기 전에 그 기업을 골라내고, 중간의 폭락과 긴 횡보를 견디면서 계속 보유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반대로 시장 전체를 보유하면 그 기업이 누군지 미리 맞힐 필요가 없습니다.미래의 초대형 승자가 등장했을 때 자연스럽게 내 포트폴리오에도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저는 다시 인덱스라는 답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래도 다른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종목을 장기간 보유하지 않고 시장을 계속 관찰하면서 단기매매나 스윙 등의 방법으로 알파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지속적으로 시장을 이기는 투자자는 존재합니다. 다만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과 내가 그 사람이 될 확률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대만 증권거래소의 방대한 거래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장기간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비용 차감 후 초과수익을 만들어내는 데이트레이더는 극소수였습니다.
“트레이딩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그 극소수에 속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내 장기자산을 설계할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따져보자면, 저는 그 가정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상위 1%의 데이트레이더들의 삶은 정말로 온전히 차트속에 모든것을 올인하는 삶인데, 일반적인 직장인이나 사업가들이 따라할 수 있는 패턴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죠.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미국 인덱스를 집중한다 쳐도, 작년 상반기 코스피의 상승률을 따져보며 사실 미국 투자자는 거의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습니다만 그 생각은 최근에 또 뒤집어졌죠.
시장 구성과 기업의 경쟁력, 장기간의 성과뿐 아니라 그 수익률을 얻는 과정에서 투자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했던 위험까지 같이 보면 결국 다시 이쪽으로 수렴하게 되는겁니다. 세금과 현금흐름까지 고려한 '장기보유 적합성'에 대해 각자가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연환산 변동성, 최대낙폭(MDD), 베타, 샤프지수 등을 직접 비교해보는 것이죠.
최대 하락폭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면서 장기보유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안정감. 마치 피터린치도 재테크의 시작이 내집마련이라고 했듯 심리적 안정성은 장기투자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겠죠.
예를 들어 제가 분석한 최근 242거래일 구간에서 KODEX 미국S&P500 ETF는 연환산 변동성이 약 13% 수준이었고, 최대낙폭도 10% 안팎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KODEX 200은 해당 분석구간에서 수익률 자체는 매우 높게 나타났지만 변동성과 최대낙폭 역시 훨씬 크게 측정됐습니다. 왜냐면 변동성에 대한 개인의 인내심은 생각보다 아주 나약하다는 것을 최근에 여럿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올해부터 주변에서 미국 지수에 분산투자했는데 고점에서 평가금액이 불과 4% 정도 빠지자 견디기 힘들다고 말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저는 이게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광범위하게 분산된 주가지수의 -4%도 감당하기 어렵다면 개별 종목의 -20%, -30%를 견딜 수 있을까요.
코스피가 오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뒤늦게 투자했는데 다시 몇 년의 횡보장이 시작된다면 계속 보유할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기 전망에 대한 판단이 결국 맞았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레버리지 상품이 -40%, -50%를 기록한다면 자신의 판단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결국 투자에서는 가장 높은 기대수익률을 가진 전략을 찾는 것만큼 내가 실제로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이 버틸 수 없는 변동성을 전제로 만들어진 기대수익률은 사실상 본인의 기대수익률이 아닙니다.
중간에 견디지 못하고 팔아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심적인 권유와 판매를 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장이 돌아가는 순간에서도 저는 오로지 미국지수인덱스만 바라보는 유형으로 직장인이든 사업자든 관계없이 개별주부터 쳐다보면 기본이 안된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말을 깔고 들어가게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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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댓글

지우아빠
6일 전
글 잘 읽었습니다. 지수투자는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방법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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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6일 전
개인은 시장을 이길 수 없습니다. 글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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