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배
2시간 전
다들 부지런히 즐겁게 잘 살고 계시지요? 바쁜 일상 중에도 감사꺼리를 찾아서 들고 온 진보배입니다 :)
오늘은 이코님들에게 <혼밥 한 끼가 알려준, 진짜 배부른 소비의 경험>을 나누어볼까 해요.
제가 오늘 오전에 너무 바쁜 일정이 있어서 점심을 늦게 먹었어요. 2시에 첫끼를 먹을 정도로 바빴다면 누가 믿으시려나~ ^0^
시간도 없고, 그냥 점심특선이나 얼른 먹고 가야지 싶어서 눈에 보이는 길 가의 큼직한 숯불갈비식당으로 들어갔어요. 식당 입구에 "혼밥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어찌나 반갑던지~
식당에 들어가서 보니 홀이 잘 안 보이고 룸이 여러 개 있더라고요. 아주 고급 갈비집은 아닌데, 그래도 식당이 크고 룸으로 나눠진 곳이었어요.
직원분이 룸으로 안내해주셨는데, 혼자 왔는데 괜히 넓은 룸을 차지하기가 민망해서 룸 입구 가까운 자리에 앉으려 했어요.
그랬더니 직원분이 “가운데 앉으세요~”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눈을 들어보니 밭뷰가 펼쳐진 통창이 있는 룸이었더라고요.
세상에~ 그냥 들어간 식당이었는데, 비 오는 날, 예쁜 통창이 있는 넓~은 룸을 혼자 차지하고 점심을 먹게 됐습니다. 뜻밖에 아주 우아한 혼밥이 되어버렸어요. 😅
갈비탕을 주문했는데 갈비도 실하고 국물도 깔끔했습니다. 밥은 윤기가 좌르르 흐르고 찰졌고, 여섯 가지 반찬도 하나하나 정말 정갈했어요.
혼자 룸에 있는 것도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반찬을 세팅해주시는 손길까지 너무 정성스러워서 오히려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아, 오랜만에 밥 한 끼 정말 기분 좋게 먹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계산을 하러 나갔는데 직원분들이 늦은 점심을 드시고 계셨어요. 제가 죄송해하자 한 분이 얼른 나오시면서 물으셨습니다.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근래 먹은 밥 중에 제일 맛있었어요! 제가 흰쌀밥은 잘 안 먹는데 오늘 엄청 많이 먹었네요!”
그러자 직원인지 사장님인지 잘 모르겠는데 친절한 미소를 가진 나이 지긋한 여성분이, 이 식당에서는 가지며 나물이며 직접 키운 재료로 반찬을 만들고, 밥도 대용량으로 한꺼번에 하지 않고 조금씩 압력솥에 지어서 낸다고 설명해주시더라고요.
그분이 내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제 눈을 마주 보며 이야기해주시는데, 그 순간 참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그리고 식당을 나서는 저의 등 뒤에 감사하다고,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별거 아닌데, 요즘은 어딜 가도 인사를 주고받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어떨때는 들어가고 나갈 때 저 혼자만 인사한 적도 있었어요;;;)
사실 식당의 기본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요즘은 맛있다는 식당이 꽤 많잖아요.
하지만 다시 가게 되는 곳은 음식만 맛있는 곳이 아니라, '내가 여기서 제대로 대접받았다는 기분을 주는 곳'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갈비탕 한 그릇만 먹은 게 아니었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먹었고, 좋은 공간도 누렸고, 친절한 서비스를 받았고, 무엇보다 바쁜 하루 중에 정성이 담긴 순간 순간을 통해 잠시 마음까지 위로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그 식당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좋은 소비 경험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다음 소비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이야기가 전해지고, “거기 한번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기고, 다시 손님이 찾아옵니다.
가격이나 메뉴는 따라 할 수 있어도, 사람이 느낀 경험까지 따라 하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오늘 저는 꽤 지친 상태로 그 식당에 들어갔다가, 생각보다 훨씬 많이 채워져서 나왔어요.
배만 부른 게 아니라 마음까지 조금 배불러진 느낌이었어요.
어쩌면 좋은 식당이란 그런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먹고 나서
"맛있었다"로 끝나는 곳이 아니라,
"또 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곳.
이코님들에게도 최근에 그런 경험이 있으셨을까요?
돈을 얼마를 썼든, 오랜만에 돈 쓴 보람이 느껴지고 만족스러운 소비를 한 것 같아서 참 기분이 좋아지는 점심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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