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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2026.04.12.
투자를 쉬고, 달러를 모으기로 했습니다 요즘 저는 투자를 조금 쉬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금은 공격적으로 매수할 때가 아니라 달러를 모아둘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최근까지 시장을 완전히 떠나 있었던 건 아닙니다. 사모신용대출 쪽에서 경고음이 들린다고 느끼면서도, 그 와중에 원유 관련 종목에는 들어갔다가 비교적 실속 있게 빠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짧게는 대응했지만, 길게 보면 지금 시장은 다시 한 번 차분하게 봐야 할 구간이라는 생각이 더 커졌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조금 편하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그냥 “겁이 나서 쉰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지금 투자 환경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제 나름대로 어떻게 보고 있는지 남겨두려는 기록에 가깝습니다. 1. 2022년과는 닮은 듯 다르다 많은 분들이 지금 상황을 과거의 위기와 비교합니다. 저도 그렇게 봅니다. 다만 2022년과 지금은 같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가스 가격과 곡물 가격이 정말 무서울 정도로 튀었습니다. 그때는 체감 자체가 훨씬 직접적이었습니다. 반면 지금은 여러 불안 요인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가스와 곡물 가격만 놓고 보면 그때보다 훨씬 안정적인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때 꽤 과감하게 들어갔던 원유 포트폴리오도 전체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유가가 더 뛸 수 있다는 생각은 여전히 있지만, WTI 120달러를 강하게 돌파해 안착하는 그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휴전 협상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도, 미국이 이란을 다시 강하게 타격할지, 혹은 이란이 다시 산유국의 핵심 시설을 직접 건드릴지, 이런 부분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오히려 제 눈에는, 서로 강경한 말을 충분히 쏟아낸 뒤 각자의 내부 지지층을 달래면서 협상 테이블을 정리하는 쪽이 정치적으로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처럼 보였습니다. 2. 제가 가장 크게 보는 건 AI 인프라 투자입니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큰 질문은 결국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 성능 향상이 정말 자본 투입 규모만큼 계속 커질 수 있는가?” 이 부분이 저는 계속 걸립니다. 예를 들어 512개의 GPU를 쓰는 시스템보다 1024개의 GPU를 쓰는 시스템이 더 나은 성능을 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논리를 끝까지 밀어붙여서 수만 개, 수십만 개 단위의 GPU를 계속 쌓아 올리는 방식이 정말 경제적으로도, 금융적으로도 지속 가능한가 하는 문제는 별개입니다. 가능하다면 결국 자금 조달 문제가 따라옵니다. 그 대출은 누가 해줄 것인지, 그 자산에 어떤 가치평가를 붙일 것인지, 그리고 GPU라는 자산이 시간이 지나며 얼마나 빠르게 가치가 떨어질 것인지도 같이 봐야 합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GPU 인프라를 임대·운용하는 기업들도 한동안 강하게 주목받았지만, 가만히 보면 이 비즈니스 역시 결국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구식이 되는 하드웨어 자산을 안고 가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마치 새로 생긴 PC방이 처음엔 좋아 보여도, 몇 년 지나면 다른 곳보다 사양이 밀리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저는 AI 투자 열풍의 핵심이 단순한 성장 서사가 아니라 등비수열처럼 커지는 자본 투입 위에 서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체감 성능은 꼭 그렇게 따라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GPT-4o와 이후 모델들 사이에서 생각보다 큰 차이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도, 어쩌면 이 문제를 보여주는 한 장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고용과 파산 지표도 가볍게 볼 수 없었습니다 또 하나 계속 본 건 파산 건수, 신규 실업수당 청구, 실업률 같은 지표들입니다. 제 느낌으로는 미국 경기가 2022년 상반기만큼 강하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파산은 늘고 있고, 고용의 질도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실업률 자체가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더라도, 취업 기회가 줄어드는 흐름은 분명히 체감됩니다. 사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시장이 버틴 건 유동성과 통화량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금이 결국 반도체와 AI 관련 지수들을 밀어 올린 측면도 있었다고 보고요. 저 역시 한동안은 “그냥 기술주를 편하게 타고 가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상승이 정말 펀더멘털만으로 설명되는지, 아니면 과도한 기대와 유동성이 만든 가속 구간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4. 원유, 인플레이션, 그리고 정책의 한계 지금 원유 시장에서 제가 중요하게 보는 건 단순히 유가 숫자 하나가 아니라, 높은 유가가 오래 유지될 가능성입니다. 페르시아만 인근에서 물류가 완전히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면 유가는 한 번 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수준에서 오래 버틸 수 있습니다. 물론 2008년과 지금은 다릅니다. 지금의 중국은 전기차 보급률이 훨씬 높고, 한국과 일본도 각각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쪽에서 대응력이 있습니다. 러시아산 원유를 우회적으로 소화하는 구조도 전체 수급을 완전히 무너지지 않게 붙잡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흐름은 결국 CPI를 자극합니다. 미국이 산유국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버티는 것이지, 다른 나라였다면 훨씬 더 크게 흔들렸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 당국이 WTI 120달러 이상을 오래 허용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그런 구간에서는 예전처럼 통화 팽창을 쉽게 밀어붙이기도 어려워질 겁니다. 결국 높은 유가와 높은 인플레이션은 정책 선택지를 좁혀버립니다. 이게 지금 시장에서 꽤 중요한 제약이라고 봅니다. 5. 2026년의 메가 IPO도 저는 오히려 경계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제가 신경 쓰는 건 스페이스X, 앤트로픽, 오픈AI 같은 메가 IPO 가능성입니다. 보통 이런 대형 상장은 시장의 기대를 더 키우는 재료로 받아들여집니다. 실제로 상장 직전까지는 유동성이 계속 공급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봅니다. 이렇게 큰 IPO가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이 한 번 더 숫자를 냉정하게 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IPO를 볼 때 늘 조금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가장 아름답게 꾸며진 순간을 보여주는 행사 같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 순간은 화려합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시장은 훨씬 차갑게 묻기 시작합니다. 매출은 얼마나 지속되는가 영업이익은 정말 만들어지는가 지금의 기대가 몇 년 뒤에도 설명되는가 이 질문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좋은 회사라도 상장 직후 흔들리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그때가 더 나은 기회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메가 IPO 전의 열기보다, 그 이후의 재평가 국면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6. 결국 중요한 건 “지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메가 IPO 이후 시장이 정말 따져묻기 시작한다면, 핵심 기준은 결국 지속성일 겁니다. 지금 같은 하이퍼스케일 수준의 AI 인프라 투자가 금리, 자금 조달, 물리적 한계, 체감 성능의 둔화 같은 문제를 넘어서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서 저는 확신이 없습니다. 만약 이 투자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하면 지금처럼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계열의 밸류체인을 받쳐주는 구조도 조금씩 부담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단 기업들 주가가 흔들릴 때 그 아래에서 공급하던 기업들의 주가가 더 크게 흔들리는 모습도 이미 여러 번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을 “무조건 더 사야 하는 자리”라기보다 “정말 여기서까지 사야 하나를 다시 묻는 자리”로 보고 있습니다. 7. 그래서 지금은, 굳이 서두르지 않으려 합니다 주식의 본질은 결국 사고파는 행위를 통해 내 자산을 더 잘 축적하고, 적절한 시기에 더 풍요롭게 운용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반도체 지수가 나스닥을 크게 앞서가고 있고, 제 눈에는 과열이 꽤 깊어 보입니다. 이 과열은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됐고, 2026년 상반기 들어서는 정말 뜨겁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굳이 많은 매수를 걸어야 하나?” 이미 사모대출 관련 구조에 돈을 넣었던 자산가들이 조용히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시장 위의 공기는 생각보다 더 얇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건 흥분해서 따라붙는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현금을 들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태도일 수 있습니다. 8. 제가 좋아하는 종목들을 떠올려봐도, 결론은 비슷합니다 사실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종목 중 하나는 프랑스의 에르메스입니다. 에르메스는 초부유층을 상대로 하는 최고의 브랜드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저는 늘 굉장히 강한 회사라고 봐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에르메스조차 2025년 후반부터는 흐름이 꺾였습니다. 이게 저에게는 꽤 의미 있게 보였습니다. 즉, 2025년 후반 이후 시장은 사실상 AI 인프라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아주 강한 장세라기보다 완만하게 둔화되는 흐름에 가까웠고, 그 와중에 AI 인프라만 끝까지 증시를 끌고 가는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했던 루멘텀, 시에나, AOI 같은 종목들을 돌아봐도 결국 같은 질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왜 이렇게 비싸게 사야 하지?” 결국 공급망 아래에 있는 기업들은 위에 있는 기업들의 매출 증가와 이익 증가가 따라와야 합니다. 그런데 AI는 언젠가 이 전제를 시험대 위에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국 이렇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도시와 산업, 실제 문명을 움직이는 전력과 자본이 우선이고, AI 인프라는 그 위에서 선택받아야 하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AI 인프라의 최상단 기업들조차 과투자 부담이나 자기 사업 영역 훼손 가능성 때문에 흔들릴 수 있는 구간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제가 AI 인프라 기업에 무리해서 들어가야 할 급한 이유는 없습니다. 유가가 낮은 것도 아니고,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진정된 것도 아니고, 통화 팽창을 다시 강하게 밀어붙일 명분이 뚜렷한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제 결론은 단순합니다. 지금은 투자를 쉬고, 달러를 모으려고 합니다. 조급하게 움직이기보다, 더 좋은 가격과 더 명확한 시기가 올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는 쪽이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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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아빠
2026.04.12.
글 정말 잘쓰십니다. 많이 배우고 생각도 해봤습니다. 진태님께서는 경기침체쪽에 무게를 두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대안으로 달러매수는 생각을 하지않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달러가 강세가 된다는 환율이 160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거든요. 시장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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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2026.04.12.
달러환율이 높을 때, 기술주를 잡고 달러환율이 내려갈 때, 에너지주를 잡고 조금씩 잡아나가려고요 지금 다 비싸서 뭘 못 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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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2026.04.12.
그리고 환율이 1500원에 가까워서 무겁다는 생각은 안해요 그냥 달러인덱스만 보고 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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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웅
2026.04.12.
시황에 대한 생각을 명확히 밝히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게 이코의 장점 같습니다. 글을 두번이나 읽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불안해면서도 시장을 떠나지 못합니다. 쉬는 걸 못배워서 그렇습니다. 그렇다보니 뭐라도 사려고 하죠. 그런 분들이 꼭 읽어야 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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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2026.04.12.
주식하면서 생각한게 좋은 자리가 나올때는 막상 현금이 없더라고요 쉬는건, 병력을 쉬게 하는거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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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훈
2026.04.12.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관점이 저랑 같습니다. 다만 제가 전문가적 시각이 부족해서 진화의 범위를 예측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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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2026.04.12.
저도 비철금속 너무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비철금속도 진짜 비싸졌다 느껴요 괜히 26년 1월부터 가격 꺾인 것도 신경쓰이고요. 마소 추세가 꺾인게 대략 26년 1월이라고 보고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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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2026.04.12.
공부 많이 하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드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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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철
2026.04.12.
좋은 시황을 써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동의되는 부분도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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