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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2026.08.07.
전인미답 칼럼 5화가 올라왔습니다. 이번에는 열돔에 갇힌 프랑스 속 에어컨 논쟁을 다뤘습니다. 올해 6월, 프랑스는 기록에 남을 폭염을 겪었습니다. 평소보다 2천 명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는데, 주로 폭염 탓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제 에펠탑에서 히틀러처럼 입었다가는 정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수준입니다. 그런 와중에 프랑스 정치권은 에어컨 설치를 지원할지 말지를 두고 갈라섰습니다. 우리에게는 생필품이나 다름 없는 에어컨이 프랑스에서는 내년 대통령선거의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s://jimd.kr/?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2944875&t=board "1940년, 프랑스를 정복한 히틀러는 참모들과 함께 에펠탑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면, 당시 히틀러는 와이셔츠와 두꺼운 가죽 코트를 입고 있다. 그런데 그 사진을 찍은 시간이 6월 23일 아침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여름에 가죽 코트를 입은 셈이다. 그런 조합이 가능할 정도로 프랑스는 선선한 기온을 누려 왔다. 하지만 2026년 6월 23일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복장으로 사진을 찍었다가는 쓰러질지도 모른다." - 본문 중
https://jimd.kr/?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2944875&t=board이념 때문에 에어컨도 제대로 못 트는 프랑스 [이완] : 전인미답이완 칼럼니스트1940년, 프랑스를 정복한 히틀러는 참모들과 함께 에펠탑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면, 당시 히틀러는 와이셔츠와 두꺼운 가죽 코트를 입고 있다. 그런데 그 사진을 찍은 시간이 6월 23일 아침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여름에 가죽 코트를 입은 셈이다. 그런 조합이 가능할 정도로 프랑스는 선선한 기온을 누려 왔다.하지만 2026년 6월 23일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복장으로 사진을 찍었다가는 쓰러질지도 모른다. 2026년 6월 22일에서 28일 사이, 거대한 열돔이 프랑스 전체를 가두면서 기록에 남을 만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졌다. 그 기간 평소보다 2천여 명 많은 사람이 죽었을 정도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전문가가 밤낮으로 이어진 더위를 주범으로 지목했다.우리나라가 일상처럼 겪는 더위에 프랑스는 전혀 대비되어 있지 않다. 프랑스 주택은 추위를 막기 위해 집안에 열을 가두도록 설계되어 있다. 6월 말에도 코트를 입을 수 있을 정도로 선선했으니, 자연히 에어컨은 불필요했다. 지금도 에어컨을 가진 가정은 넷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런 와중에 긴 폭염과 열대야가 들이닥쳤다. 히틀러의 전격전보다 더 철저한 기습 공격에 프랑스가 무력하게 휘둘린 셈이다.이 문제를 두고, 우파 포퓰리즘 정당 국민연합은 400억 유로를 들여서 에어컨 보급률을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그중 200억 유로는 경찰서 등 공공시설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데 사용하고, 200억 유로는 각 가정에 무이자 장기 대출 형식으로 에어컨 구매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이야기다. 국민연합은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소 덕에 탄소 배출을 억제하면서도 충분히 에어컨을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이에 맞서는 ‘불복하는 프랑스’ 등 좌파 정당은 에어컨 확산에 반대하고 있다. 병원·요양원·대중교통처럼 약자들이 모이는 곳에는 필요하지만, 일반 가정에까지 에어컨을 확대하면 도시 열섬 같은 나쁜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이다. 에어컨을 주된 해법으로 삼으면 돈 있는 사람만 시원함을 누리게 된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대신, 좌파는 건물 전반을 리모델링하고 도심 속 녹지를 확대해서 자연스럽게 온도를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스처럼 외벽을 하얗게 칠하고 차양막을 치면 에어컨을 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정작 그리스의 에어컨 보급률은 프랑스의 두 배가 넘지만 그 부분은 둘째치자. 원래 프랑스에는 산업주의 전통이 있었다. 산업주의는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그 혜택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단순히 소득을 평등하게 나누는 사회가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발전에 기여하고 기여한 만큼 보상받는 사회, 상속과 지대가 초래한 불평등을 폐지해서 성실함과 능력에 따라 불평등한 사회를 추구했다. 이를 통해, 가장 가난하고 수가 많은 계층의 생활 수준을 개선하는 것이 산업주의의 목표였다.산업주의 관점에서 볼 때, 열심히 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에어컨이라는 산업 발전의 혜택을 공정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이 있는데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퇴보다. 프랑스 좌파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에어컨이 꼭 기후 위기를 가속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 에어컨을 가동하는 전기를 깨끗하게 만든다면, 보급률이 높아진다고 해서 기후 위기가 심각해진다고 볼 수 없다. 정말 에어컨이 문제라면, 깨끗한 에어컨을 만드는 것도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무엇보다, 미래의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지금 죽어가는 사람을 방치하는 것은 프랑스 좌파가 그렇게 혐오하는 전체주의나 다름없다. 외벽을 다시 칠하고 도심 녹지를 조성하는 일 자체가 긴 시간을 요구하는 데다가, 그것만으로 당장 열사병으로 쓰러지기 직전인 사람을 구할 수는 없다. 애초에 우리가 기후 위기를 막아야 하는 것은 기후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가.그럼에도 현대 프랑스 좌파는 산업주의 전통을 잊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참을 것을 요구할 뿐이다. 2027년 4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후보가 몇 퍼센트나 득표할지 두고 볼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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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2026.08.08.
지난 칼럼 4화, 메르켈의 족쇄를 푼 독일 https://jimd.kr/magazine/?idx=172449080&bmode=view 3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정말 기업의 ‘합리적 선택’ 결과인가? https://jimd.kr/?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jt9&bmode=view&idx=172155331&t=board 2화, AI 국부펀드 제안한 버니 샌더스 https://jimd.kr/?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jt9&bmode=view&idx=171878305&t=board 1화, 정부의 시간이 돌아왔다 https://jimd.kr/magazine/?idx=171164311&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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