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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9.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밈 주식 열풍이 미국 증시를 휩쓸었다. 공매도 세력을 압박하는 숏스퀴즈가 벌어졌고, 유명 헤지펀드들이 문을 닫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에이전틱 AI’ 시대에 목격하고 있는 현상에 비하면, 당시의 광풍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번에 새로이 등장한 종목들은 결이 다르다. 과거의 게임스탑이나 AMC 엔터테인먼트처럼 어려움을 겪던 기업이 아니다. 지금의 주인공은 그 자체의 규모만으로도 전체 주식시장을 왜곡하고 흔들 수 있는 초대형 기업들이다.  이들 메가캡 주식들이 밈 주식이 될 운명에 놓여 있다. 전통적인 가치평가 방식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의 이익 궤적을 논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가 제시하는 환상적인 미래 비전에 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저 ‘머스크 프리미엄’에 베팅하며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들처럼 자신들도 막대한 보상을 받을 것으로 믿고 있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가치평가가 쉽지 않다. 반도체는 사이클이 짧게는 2~3년에 불과할 정도로 변동성이 큰 산업으로 시장이 사이클의 길이와 강도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주가는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2023년 초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26배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1년 반 뒤에는 8배 수준까지 추락했다. 적정가치라는 기준점이 사라진 상황에서는 기계적인 매매 흐름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다. 요즘 시장의 새로운 유행어는 ‘감마 스퀴즈’다. 이는 옵션시장에서의 강세 베팅이 주가 급등을 촉발하는 현상을 뜻한다. 콜옵션을 매도할 때 시장조성자들은 헤지를 위해 기초 주식을 사들여야 하고, 이는 주가를 끌어올린다. 스페이스X 관련 옵션 거래는 화요일 공식 시작됐으며 콜옵션 거래량은 거의 100만 계약에 달했고, 그중 상당수는 목요일 만기 옵션에 집중됐다. 이는 로켓 제조업체인 스페이스X가 시가총액 기준으로 아마존닷컴을 추월한 이유를 어느 정도 설명해준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유동주식 비율은 7.5%에 불과한 반면 아마존은 91.8%다. 한국 시장에서도 딜러들이 헤지에 분주하다. 최근 몇 주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결제 콜옵션 규모가 급증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레버리지 단일종목 ETF 출시의 영향이다. 이들 ETF는 파생상품을 활용해 매일 포지션을 재조정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SK하이닉스 주식 거래의 약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대형 밈 주식들은 잔인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 파생상품 거래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코스피의 변동성은 급등했다. 강제 청산되는 포지션도 늘고 있다. 이는 비교적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자신들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고위험 룰렛 게임에 휘말려 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천문학적 규모의 자본 지출이 필요한 기업에 자금을 대는 머스크의 골수 팬들에게도 행운을 빌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밈 열풍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신흥시장 자산군 전체가 이 현상에 영향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에 달하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7월 초 나스닥 100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따라 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고 거리를 두는 것도 방법이다. 마지막에 손실을 떠안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유동성 기차 앞을 가로막아서도 안 된다. 영화 ‘빅쇼트’ 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조차 스페이스X에 대해 하락 베팅을 하고 싶은 유혹은 있었지만 포지션을 잡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 베팅에 쓰이는 옵션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밈주식 열풍은 중력을 거스르는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데 명성을 건 월가가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증폭시키고 있다. 주식 판매를 돕기 위해 모간스탠리는 스페이스X의 매출이 2040년 3조 4,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애널리스트들도 AI가 촉발한 슈퍼사이클을 앞다퉈 강조하고 있다. 이런 낙관적 전망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스페이스X 같은 종목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인상을 준다. 이는 2021년 게임스탑 열풍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역학이다.   언젠가 스페이스X가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수 있다는 주장이나, 메모리 반도체 부족이 몇 년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이들 초대형 기업들을 둘러싼 광풍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출처 :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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