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觀海
2026.08.19.
영국에서 가장 영국스러운 식당은
오래된 펍이나 애프터눈티 전문점이 아니라
동네에서 자주 가던 프랜차이즈였습니다.
아침에는 Greggs에서
소시지 롤과 커피를 샀습니다.
몇 파운드면 제법 든든했습니다.
Greggs는 영국에 2,739개 매장이 있고
YouGov가 조사한 영국 외식 브랜드 가운데
인기 1위에 오른 곳입니다.
출근 시간의 Pret 앞에는 줄이 섰고
점심이면 샌드위치를 고르는 사람들로
매장이 가득 찼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메뉴는 라테와
Swedish Meatball Hot Wrap.
빠르고 따뜻하고 든든했습니다.
영국 매장 수는 Starbucks가 더 많지만
런던 직장인의 아침과 점심에서는
Pret의 존재감이 훨씬 크게 느껴졌습니다.
퇴근길에는 빅토리아역 안의
Wetherspoons에 들러
창가에 앉아 맥주를 마셨습니다.
인근 펍의 맥주가 한 파인트에
£6∼7일 때 Wetherspoons에서는
일부 맥주를 거의 절반 가격에 마셨습니다.
저는 청량한 Kronenbourg 1664와
분홍색 봉지의 Walkers
Prawn Cocktail crisps를 좋아했습니다.
메뉴판에는 Fish and Chips와 버거,
스테이크, 피자, 재킷 포테이토와
인도식 커리까지 함께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영국 음식 옆에
세계 각국의 음식이 놓인 풍경도
어쩌면 가장 현대적인 영국이었습니다.
빅토리아역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맥주와 감자칩을 먹던 평범한 저녁이
이제는 가장 그리운 풍경이 됐습니다.
토요일 아침에는 GAIL’s에서
훈제연어와 크림치즈를 넣은 베이글에
커피를 곁들였습니다.
신문 읽는 할아버지, 수다를 떠는 젊은이들,
가족들과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일요일 점심에는 가족과 함께
Toby Carvery에서
Sunday roast를 먹었습니다.
로스트비프와 칠면조, gammon을 받고
요크셔푸딩과 감자, 채소를 담은 뒤
그레이비를 넉넉하게 뿌렸습니다.
Gammon은 송아지고기가 아니라
소금에 절인 돼지 뒷다리로
햄보다 두껍고 짭짤했습니다.
최고급 음식이어서 좋았던 것이 아닙니다.
가족이 접시를 채우며 함께 보내는
영국식 주말이라서 좋았습니다.
집 앞에는
The Ivy Café Wimbledon이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종종 갔습니다.
어느 날 아이의 영국 친구들은
The Ivy가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
가는 식당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Fish and Chips와 버거를 먹었고
저는 얇게 구운 Minute Steak를
좋아했습니다.
메뉴가 익숙하고 실내가 아름다워
한국에서 온 분들이모두 좋아했습니다.
영국 친구들에게는 생일에 가는 곳,
한국 손님에게는 세련된 영국을 만나는 곳이었습니다.
그때는 언제든 다시 갈 수 있어
사진도 많이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떠나고 나니 더 자주 생각납니다.
한 나라를 가장 깊이 기억하게 하는 것은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그곳에서 반복한
평범한 일상인지도 모릅니다.
觀海
제 서재에 조금 더 긴 이야기를 남겨두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천천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사행건樂 by 戒盈杯>
https://m.blog.naver.com/realguy81/224383436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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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댓글

까눌레
2026.08.19.
빅토리아역에서 나서서 처음 런던 거리를 마주했을때의 기억이 새록하네요.
2층버스가 둥글둥글해져서 마치 미래도시에 방문한 느낌마저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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