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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Jun
4시간 전
#실리콘밸리연대기 - Jun Ventures #4 한국 앵커 LP가 보낸 사이드레터 요구 목록은 열한 줄이었고, 변호사는 그중 한 줄에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사이드레터(Side Letter)는 LP 전원이 서명하는 LPA와 별도로 GP가 특정 LP에게만 써주는 편지입니다. LPA를 고치면 전원 동의가 필요하고 모두에게 같은 조건이 적용되니, 한 LP의 사정에 맞는 조건은 편지로 따로 씁니다. 첫 펀드를 결성 중인 GP에게 한국 캐피탈이 앵커 LP로 500만 달러를 넣는 조건으로 보낸 목록은 1번부터 11번까지였습니다. 변호사는 열한 줄을 세 묶음으로 나눴습니다. 그냥 주는 것, 협상하는 것, 못 주는 것. 그냥 주는 것은 한국 법령상 보고에 필요한 정보 제공, 규제가 바뀌면 협조, 제재·자금세탁 확인서, 연례 총회 참석권. 한국 기관은 해외 펀드에 출자하면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반기마다 역외금융회사 현황을 한국은행에 보고해야 하고, 그 숫자는 GP가 주지 않으면 구할 데가 없습니다. 미국 LP는 요구하지 않고 미국 GP는 처음 보고 당황하는 조항이지만, 한국 LP에게는 출자의 전제입니다. 협상하는 것은 문구 싸움이었습니다. 공동투자 기회는 "제공한다"가 아니라 "기회가 있을 때 고려한다"로. 국내 기관 간 지분 양도는 한국은행 즉시 보고 기한에 맞춰 GP 동의 기간을 짧게. 그리고 MFN(최혜국 대우). 다른 LP가 받은 더 좋은 조건을 앵커도 받겠다는 조항인데, 변호사가 짚은 것은 방향이었습니다. 이 조항이 있으면 GP가 앞으로 어떤 LP에게 어떤 편지를 써주든 앵커에게 자동으로 흘러갑니다. 열한 줄은 한 LP의 목록이 아니라 펀드 사이드레터 전체의 바닥이 됩니다. 그래서 출자 규모 구간을 두어 자기보다 작은 LP가 받은 조건까지만 가져가게 합니다. 동그라미가 쳐진 줄은 "포트폴리오 회사의 기술 및 사업 자료에 대한 정보 접근권"이었습니다. LP의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내부 투자심의위원회가 분기마다 어떤 회사에 왜 투자했는지를 묻고, 한국 펀드에서는 늘 받던 자료였습니다. 변호사의 답은, 이 한 줄이 펀드의 모든 딜을 느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기술 회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CFIUS가 심사하고, 펀드에 돈만 넣은 외국 LP는 심사 대상이 아니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미국인 GP가 배타적으로 운용할 것, 외국 LP가 투자 결정을 통제하지 않을 것, 포트폴리오 회사의 중요한 비공개 기술정보에 접근하지 않을 것. 그 한 줄이 들어가면 펀드가 기술 회사에 투자할 때마다 "이 딜에 외국인의 기술정보 접근이 있는가"를 따져야 하고, 딜의 속도가 바뀝니다. 결국 "정보권은 재무·포트폴리오 정보에 한한다, 단 GP는 분기 보고에 각 투자의 논거를 기재한다"로 다시 썼습니다. 심의위원회에 필요한 것은 투자 논거이지 소스코드가 아니니까요. 개별 투자 사전 협의권도 같은 이유로 지우고, 특정 국가·산업에 대한 출자 면제 조항으로 바꿨습니다. GP가 지키는 것은 자기 권한이 아니라 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범위였고, 그 범위는 한 LP의 편지 한 줄로 좁아질 수 있었습니다. 동그라미를 친 변호사가 지킨 것은 GP가 아니라 아직 만나지 않은 포트폴리오 회사들이었습니다. https://www.attorneyjun.com/jun-04-anchor-lp-side-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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