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觀海
1시간 전
Japan Matsuri London 2026, 오늘 런던에 계시다면 트라팔가 광장에서 일본을 만나보실까요?
10월 4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트라팔가 광장에서 Japan Matsuri London 2026이 열립니다.
타이코 공연으로 시작해 가가미비라키, 미코시 행렬, 요사코이, 에이사, 소란부시, 닌자 쇼, 라디오 체조, 본오도리까지 하루 종일 이어집니다.
먹거리도 풍성합니다.
Shoryu Ramen, IPPUDO, Japan Centre를 비롯해 오니기리, 당고, 와라비모치, 말차, 일본식 덮밥을 파는 음식점들이 참여합니다.
‘마츠리(祭り)’는 원래 일본의 지역 공동체 축제입니다. 신사와 마을을 중심으로 함께 먹고, 춤추고, 미코시를 메며 공동체가 어울리는 날에 가깝습니다.
런던의 Japan Matsuri는 이 전통을 해외에서 ‘일본 문화 전체를 보여주는 축제’로 확장한 행사입니다.
2009년 Spitalfields에서 시작했고, 2011년 County Hall을 거쳐 2012년부터는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기업 참여도 꽤 큽니다.
Ajinomoto, Mizkan, S&B Foods, Yakult, UCC, ITO EN 같은 식품기업뿐 아니라 MUFG, SMBC, Nomura, Sony, Toyota, Honda, Toshiba, NTT DATA, Suntory, Sumitomo, NYK, Nippon Express, Tokio Marine 등 금융·자동차·전자·상사·물류·보험을 가리지 않고 일본 기업들이 함께합니다.
그래서 이 행사를 보면 단순히
“일본 문화가 인기 있구나”보다
“일본은 자기 문화를 정말 잘 묶어서 보여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음식점, 기업, 학교, 문화기관, 교민사회가 모두 하나의 ‘Japan’이라는 이름 아래 움직입니다.
영국과 일본의 관계도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둘 다 섬나라이고, 양국 왕실 간 교류도 오래됐습니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이해관계가 맞아 1902년 영일동맹도 맺었습니다.
영국은 동아시아에서 러시아를 견제할 파트너가 필요했고, 일본은 당시 세계적인 해군력과 금융력을 가진 영국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런던 금융시장에서 전쟁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관계와 연결돼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십 년 뒤, 두 나라는 적국이 됩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은 싱가포르를 함락시키고 말레이와 버마 등 대영제국의 아시아 거점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일본은 인도 독립운동 세력과도 손을 잡았습니다.
라시 비하리 보스, 이후 수바스 찬드라 보스가 이끄는 인도 독립운동 세력을 지원했고, Indian National Army는 일본군과 함께 영국령 인도를 압박했습니다.
일본에게는 영국을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이었고, 인도 독립운동가들에게는 식민지배에서 벗어날 기회였습니다.
한때 동맹이었던 두 나라가 적국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영일관계를
“원래 가까운 나라”라고만 보면 조금 부족합니다.
오히려 협력도 하고 크게 충돌도 했던 두 나라가, 전쟁이 끝난 뒤 왕실과 기업, 문화와 사람의 교류를 다시 차곡차곡 쌓아온 관계에 가깝습니다.
결국 국가 간 관계는 원래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필요할 때 만나고 오래 교류하면서 다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면 Japan Matsuri가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넬슨 제독이 내려다보는 런던 한복판에서 일본 사람들이 미코시를 메고 타이코를 칩니다.
과거에는 동맹이었고, 한때는 적국이었던 두 나라가 지금은 문화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을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한국과 영국도 서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영국에게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방산, 원전, AI 같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중요한 아시아 파트너입니다.
한국에도 영국이 필요합니다.
영국은 여전히 G7 국가이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런던은 세계 금융·문화·외교의 중심지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기업과 문화가 더 멀리 나갈수록, 영국이 가진 국제적 명성과 제도적 신뢰, 금융과 외교 네트워크는 우리에게 꽤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서로 가진 것이 조금 다릅니다.
한국에는 산업과 기술, 문화의 힘이 있고,
영국에는 오랫동안 쌓아온 국제적 네트워크와 브랜드가 있습니다.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입니다.
그래서 저는 Japan Matsuri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한국 문화도 이제 영국에서 사람을 모을 힘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K-pop도 있고, 영화와 드라마도 있고, 음식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언젠가 트라팔가 광장에서 한가위나 설날, 정월대보름을 주제로 한 한국 축제를 매년 열면 어떨까요.
한 번 크게 하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한국 기업과 교민사회, 한식당과 문화기관이 함께 만드는 연례행사로요.
이건희 컬렉션과 Japan Matsuri 2026이 런던에서 같이 열리는데, 양국의 문화 홍보 방식 차이가 느껴져 재밌습니다.
觀海
제 서재에 조금 더 긴 이야기를 남겨두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천천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사행건樂 by 戒盈杯>
https://m.blog.naver.com/realguy81/22443109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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