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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눌레
2026.08.11.
1/ 투자 대가들을 따라 사면 초과수익이 날까. 13F(미국 기관 지분 공시) 매수·매도 3,396건을 5년치 추적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위는 있었습니다. 다만 1.5%포인트였고, 그마저도 상위 10%가 거의 다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2/ 계산 방법 2021년 2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20개 분기. 버핏·드러켄밀러·테퍼 같은 투자 대가 25명이 새로 매수한 1,181개 종목, 3,396건이 대상입니다. 블랙록·뱅가드 같은 운용사와 국부펀드는 제외했습니다. 3/ 규칙은 세 가지입니다. 매수 시점과 가격은 공시가 공개된 날 종가로 합니다. 13F는 분기 말 기준으로 최대 45일 뒤에 나오니, 우리가 알 수 있는 가장 빠른 시점입니다. 매도는 그 대가가 전량 청산한 게 공시된 날 종가로 합니다. 아직 보유 중인 것은 오늘까지 들고 있는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즉 13F를 보고 클론거래를 시도했을 때의 성적입니다. 대가는 공시 45일 전에 이미 샀으니, 그쪽이 더 나은 가격이었을 겁니다. 참고로 대가들이 청산까지 걸린 기간은 중앙값 3개월, 평균 7개월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짧습니다. 4/ 하나. 시장을 아주 조금 앞선 것은 사실입니다. 평균 수익률 16.6%, 같은 기간 같은 구간의 S&P500은 15.1%. 차이는 1.5%포인트입니다. 중앙값은 5.2%였고, 개별 종목이 지수를 이긴 비율은 43.9%로 절반이 안 됩니다. 운용사·국부펀드까지 포함해 4,815건으로 넓혀도 초과분은 1.4%포인트로 거의 같았습니다. 5/ 둘. 그 초과수익은 전부 '아직 팔지 않은 종목'에서 나왔습니다. 중간에 판 종목 — 54%(1,823건), 평균 +7.3%, 같은 기간 지수 +10.5% 아직 들고 있는 종목 — 46%(1,573건), 평균 +27.4%, 같은 기간 지수 +20.5% 매도가 완료된 종목만 놓고 보면 지수보다 3.2%포인트 뒤집니다. 6/ 셋. 수익의 95%를 상위 10%가 만들었습니다. 3,396건을 수익률 순으로 10등분해봤습니다. (평균 수익률 / 전체 수익 기여 / 아직 보유 중인 비율 순) 상위 10% — +158% / 95.5% / 69.1% 두 번째 10% — +41% / 24.8% / 50.3% 중간권(5~6번째) — +2~8% / 6% / 42~47% 하위 10% — −45% / −27.3% / 41.6% 더 좁히면 상위 1%(34건)가 전체 수익의 35%, 상위 5%가 73%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성적이 좋은 구간일수록 아직 팔지 않은 비율이 높았습니다. 7/ 대박 종목의 얼굴은 이렇습니다. 힘스앤허스 +623% 카바나 +454% 엔비디아 9건 매수, 평균 +414%(그중 7건 아직 보유) 웨스턴디지털 +304% 마이크론 +232% 팔란티어 +191% 반도체·저장장치가 주효했고, 개별 턴어라운드 종목들이 또 다른 한 축입니다. 섹터별로는 기술주(753건)가 지수 대비 +15.4%포인트로 앞섰고, 필수소비재(−12.4%p)와 부동산(−12.3%p)이 크게 뒤졌습니다. 8/ 넷. "나쁜 걸 털어내서 좋은 것만 남은 것 아니냐" 그럴듯한 반론이라 확인해봤는데, 아니었습니다. 대가들이 매도한 종목은 판 이후에도 시장보다 더 올랐습니다. 판 뒤 평균 +32%, 같은 기간 지수 +30%. 매도 판단이 옳았던 비율도 53~57%로 동전 던지기에서 멀지 않았습니다. 매도의 54%는 손절이 아니라 이익 실현(평균 +30%)이었고, 손절은 46%(평균 −19%)였습니다. 즉 매도에서 대가의 우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매도한 종목들 역시 시장 대비 약간의 우위는 있었으니, 종목을 고르는 눈은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9/ 다섯. 그렇다면 오래 들고 있는 종목을 사면 되는 걸까. 너무 단순한 접근이지만, 이것도 확인해봤습니다. 같은 공시일에 두 가지를 비교했습니다. 그 분기에 새로 매수한 종목을 따라 사는 것과, 이미 2년 넘게 들고 있던 종목에 그때 진입하는 것입니다. 2023-Q2 (같은 창 지수 +71.2%) — 신규 매수 따라가기 +10.1%p / 2년+ 보유종목 진입 −22.0%p 2023-Q4 (+52.7%) — −19.2%p / −7.7%p 2024-Q2 (+39.1%) — −3.7%p / +1.0%p 2024-Q4 (+23.3%) — −1.5%p / +0.0%p 어느 쪽도 일관되게 이기지 못했습니다. 여덟 번의 측정 중 시장을 의미 있게 앞선 건 두 번뿐이고, 시점에 따라 승자가 뒤바뀝니다. 10/ "보유를 꾸준히 유지하는 종목이 좋았다"는, 지금 시점에서 뒤를 돌아봐야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대가가 매도하지 않은 종목은 곧 오른 종목이니까요. 그 사후 패턴을 어느 방향의 규칙으로 바꿔도, 미리 알고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은 되지 못했습니다. 11/ 여섯. 최근으로 올수록 우위가 옅어집니다. 매수 시점을 둘로 나눠봤습니다. 2024년 상반기 이전 1,085건 — S&P500 대비 +3.9%p, 동일가중 지수 대비 +12.8%p 2024년 하반기 이후 2,311건 — +0.3%p, −0.3%p 최근 2년의 매수는 지수와 사실상 같은 성적입니다. 12/ 왜일까 싶어 한 겹 더 들어가봤습니다. 과거 매수분도 '매수 1년 뒤' 시점에서 끊어 재보니 알파가 +0.8%포인트뿐이었습니다. 지금의 최근 매수분(+0.3%p)과 거의 같습니다. 즉 과거의 +3.9%포인트는 처음부터 있었던 게 아니라, 소수의 대박이 2~3년에 걸쳐 익으면서 생긴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매수의 얇은 우위는 "대가들이 감을 잃었다"기보다 "아직 안 익었다"에 가까워 보입니다. 여기에 최근 지수 자체가 소수 대형 기술주 급등으로 유난히 이기기 어려운 벤치마크였다는 점도 겹칩니다. 오히려 개미가 우위에 서기 쉬웠던 이례적 초강세장이었죠. 어느 쪽이든, 따라 산 뒤 1년 안에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입니다. 13/ 일곱. 누구를 추종하느냐가 압도적으로 지배적인 요인이었습니다. 50건 이상 매수한 대가들입니다. 버핏은 37건이지만 궁금해하실 것 같아 함께 넣었습니다. (지수 대비 / 매수 건수 / 타율 순) 데이비드 테퍼 +18.6%p / 86건 / 50.0% 스탠리 드러켄밀러 +8.2%p / 362건 / 43.9% 브래드 거스너 +7.7%p / 64건 / 45.3% 하워드 마크스 +7.4%p / 117건 / 43.6% 마이클 버리 +3.8%p / 89건 / 48.3% 짐 시먼스 +3.0%p / 387건 / 47.8% 조엘 그린블라트 +1.7%p / 791건 / 42.0% 폴 튜더 존스 +0.9%p / 596건 / 48.8% 조지 소로스 −0.1%p / 245건 / 44.9% 캐시 우드 −1.7%p / 187건 / 35.3% 댄 로브 −5.6%p / 61건 / 31.1% 세스 클라만 −6.4%p / 60건 / 48.3% 론 바론 −9.8%p / 136건 / 37.5% 워런 버핏 −12.4%p / 37건 / 43.2% 체이스 콜먼 −12.8%p / 61건 / 29.5% 14/ 같은 공시를 보고 따라 해도 +18.6%포인트부터 −12.8%포인트까지 벌어집니다. 그리고 타율이 가장 높은 쪽이 성과가 가장 좋은 것도 아닙니다. 버핏이 하위권인 건 이 5년 창의 신규 매수만 본 결과라는 점을 밝혀둡니다. 그의 성과 대부분은 이 기간보다 훨씬 전에 산 장기 보유 종목에서 나오는데, 그건 이 계산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또 포트폴리오가 워낙 거대해져서 뾰족한 초과수익을 추구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있고요. 15/ 정리 하나. 대가 따라 거래하기의 전체 우위는 1.5%포인트로 생각보다 얇습니다. 그마저 상위 10%가 수익의 95%를 만든 결과입니다. 다만 대가별 성적 차이는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둘. 사후에 보이는 패턴을 전략으로 쓰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보유를 유지 중인 종목이 좋았다"는 사실이지만, 신규 매수를 따라가든 장기 보유 종목에 진입하든 일관된 초과수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셋. 매도에서 대가의 우위는 없었습니다. 판 종목은 판 뒤에도 시장만큼 올랐습니다. 희미하게 보인 건, 빨리 팔았든 아니든 그들이 고른 종목이 시장 대비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넷. 최근으로 올수록 우위가 옅어지는데, 소멸이라기보다 시차로 보입니다. 열매는 빨라야 2~3년 뒤에 열리는 셈이고, 그 사이 지수가 소수 대형주로 급등하면 그 기다림은 더 초라해 보이게 됩니다. 물론 이 편안한 장세가 끝난 뒤에는 다시 효력을 발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섯. 평균보다 편차가 큽니다. 상위권의 초과수익은 거의 전부 기술·AI 매수에서 나왔고(테퍼는 기술 매수만 떼면 +93%포인트, 비기술은 −10%포인트), 하위권은 그 흐름에 타지 않았거나(버핏, 기술 비중 16%) 탔는데 종목이 틀렸습니다(바론·콜먼). 흥미로운 예외는 하워드 마크스입니다. 기술주 없이도 상위권입니다. 16/ 결국 "누구를 따를까"의 실체는 "그 사람의 스타일이 지금 국면과 맞는가"라는 질문에 가까웠고, 그건 5년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산출을 시작할 때는 따라 사면 되는지에 대한 답을 기대했는데, 얻게 된 것은 더 나은 질문들이었습니다. 누가 지금 국면과 맞아떨어지는가. 어떤 데이터가 주효한가. 새 매수인가, 오래 쥔 것인가. 그들이 매도한 종목들은 그 후 어떻게 됐는가. 17/ 이 질문들은 한 번 계산하고 끝나면 의미가 없고 분기마다 갱신해야 해서, 사이트에 그대로 박제해뒀습니다. 대가별 성적은 실제로 사고팔았을 때 기준으로 계산해 보여주고, 계산 방식과 한계도 각 숫자 옆에 그대로 공개해뒀습니다. 틀린 부분이나 더 확인해봤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면 남겨주세요. 18/ 한계 13F는 분기 말 스냅샷이라 분기 중 매매까지 세밀하게 추적하기는 어렵습니다. 청산 대금의 재투자 성과는 반영되지 않았고, 공매도·옵션·해외 주식·현금은 13F에 잡히지 않습니다. 배당·거래비용·세금은 뺐습니다. 최근 매수분은 성적이 확정되지 않았고, 최근 5년은 대형 기술주 쏠림이 강했던 이례적인 구간이기도 합니다. Https://kong-namu.com/gu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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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여자
2026.08.11.
우와 세밀하게 분석하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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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눌레
2026.08.11.
블로그에 이미지와 차트들을 포함해서 작성한 글이 있는데, 이곳에 옮겨오려니 가독성이 아쉬운 글이 됐네요. 다음엔 조금 더 여기 포맷에 맞는 수정을 해서 들고 올게요.ㅎㅎ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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