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ttJun
4시간 전
#실리콘밸리연대기 - Jun Ventures #12
GP는 투자한 회사를 산 값 그대로 200만 달러라고 적었는데, 한국 LP는 그 숫자가 왜 지난달보다 1억 원 줄었느냐고 물었습니다.
첫 분기 보고서는 두 장 반이었고, 포트폴리오 표에는 회사가 하나뿐이었습니다. 투자액 200만 달러, 평가액 200만 달러, 배수 1.0배. GP는 그 줄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투자하고 석 달 사이 회사는 두 번째 고객 계약을 늘렸고 연 매출은 20만에서 35만 달러로 올라가 있었습니다. 회사는 분명히 좋아졌는데 숫자는 그대로였습니다.
어소시에이트의 답은 펀드 규칙이었습니다. 미국 펀드는 포트폴리오를 공정가치, 쉽게 말해 "지금 이 주식을 팔면 받을 수 있는 값"으로 적습니다. 그런데 아직 아무도 이 회사 주식을 사겠다고 한 적이 없으니 그 값을 아는 사람이 없고, 그래서 신생 펀드 대부분은 마지막으로 실제 돈이 오간 가격을 그대로 두었다가 다음 투자자가 다른 가격에 들어올 때 바꿉니다. 매출이 늘었다는 이유로 GP가 스스로 숫자를 올리면 LP는 그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묻고, 연말에 감사인도 같은 것을 묻습니다. 벤처 파트너가 한마디 보탰습니다. 첫 보고서에서 1.0배는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첫 보고서에서 1.4배를 적으면 모두가 묻는다. GP는 1.0배를 그대로 두고 표 아래에 두 줄을 적었습니다. 매출 20만에서 35만 달러로, 직원 4명에서 7명으로.
보고서가 나간 지 이틀 뒤 한국 앵커 LP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평가액이 왜 지난달보다 1억 원 줄었느냐고. 200만 달러는 그대로였습니다. 줄어든 것은 환율이었습니다. 그 LP는 내부 보고를 원화로 하고, 지난달 환율로 28억 원이던 회사가 이번 달 환율로는 27억 원이었습니다. 회사도 달러 숫자도 그대로인데 원화로 보는 사람에게는 1억 원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LP가 묻는 것은 이유가 아니라 보고서였습니다. 투자심의위원회가 원화 숫자를 보니 분기마다 환율 때문에 오르내리면 매번 설명해야 하고, 설명하는 사람은 자기라는 것. 원화 환산 열을 넣고 환율 변동분과 회사 가치 변동분을 따로 적어 달라고 했습니다. GP는 그렇게 하되 선을 하나 그었습니다. 펀드의 공식 숫자는 달러이고 원화는 참고 열이다.
같은 주 미국 FoF에게서도 이메일이 왔습니다. 숫자가 아니라 양식을 물었습니다. 기관 LP들이 공동으로 쓰는 보고 양식으로 바꿔 달라는 것. 두 장 반짜리 보고서는 여덟 장이 됐습니다.
미국에서도 숫자는 한국과 비슷하게 움직입니다. 다만 묻는 사람이 다릅니다. 바뀌지 않은 분기에도 "왜 그대로인가"와 "원화로는 얼마인가"와 "어느 양식인가"를 세 사람이 각각 물었습니다. 두 번째 보고서의 회사 칸에는 이렇게 적혔습니다. "마지막 거래 가격. 다음 라운드까지 유지."
용어
- 공정가치(Fair Value): 지금 그 자산을 팔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값. 거래가 없는 비상장 주식은 마지막 투자 가격 등으로 추정
- 배수(MOIC): 투자한 돈 대비 지금 평가액이 몇 배인지. 200만 달러를 넣어 200만 달러로 평가되면 1.0배
https://www.attorneyjun.com/jun-12-first-quarterly-report-valuation-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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