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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배
2026.06.05.
오늘은 찐 시골 이야기 하나 해보려고 합니다. 저희 삼촌이 충주에서 대추농장을 하셔서 어제와 오늘은 대추나무 가지치기를 하러 다녀왔어요. (앞으로 일주일은 더 가야해요 하하핫;;;) 이맘때가 가지치기 시기인데 이때 어떻게 가지를 치느냐에 따라 가을 결실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이 가지가 그 가지 같고 어디를 잘라야 하는지 삼촌 설명을 들어도 도무지 모르겠더라고요. ^^; 그런데 3년 정도 하다 보니 이제는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지치기를 하고 있으면 작은 철학자가 된 기분이 듭니다. 나무가 참 많은 걸 가르쳐주거든요. 가지치기는 인생과 참 비슷합니다. 어쩌면 투자의 기본과도 닮아 있는 것 같고요. 제가 가지치기를 하면서 느낀 것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 1. 가장 확실한 잔가지부터 쳐낸다 가지치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남길지 판단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처음 무성한 가지를 보면 무엇을 쳐내야 할지 분간이 잘 안 됩니다. 그럴 때는 가장 확실하게 잘라야 할 것부터 자르면 됩니다. 지금은 필요 없는 잔가지들 몸통 옆으로 삐져나온 곁가지들. 고민할 필요 없이 잘라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것들을 먼저 정리하면 시야가 확보되면서 다음에 고민해야 할 가지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인생도 비슷합니다. 사실 고민할 필요 없이 없애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도 수많은 생각 속에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건 단순하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그러면서 미루고 있는 일이 있나요? 확실하게 자를 수 있는 것부터 잘라내 보세요. 그러면 다음 단계는 반드시 보이게 되어 있습니다. --- 2. 기본 원칙을 따르되, 전체를 봐야 한다 가지치기에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있습니다. * 통풍이 잘 되도록 * 햇빛이 고루 들어가도록 * 열매 맺을 가지에 영양분이 집중되도록 여기에 결과지, 결과모지, 열매순, 가지순 등을 살피며 자를 것과 살릴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얼추 농사꾼 흉내는 좀 내는 것 같나요? ^^) 그런데 원칙대로 해도 헷갈리는 순간이 옵니다. "이 녀석을 죽일까, 살릴까?" 그럴 때 필요한 건 전체 수형을 보는 것입니다. 열매가 달릴 시점에 가지가 서로 겹치지는 않을지 햇빛을 가리지는 않을지 나무가 약한 상태는 아닌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원칙만 붙들고 싹둑싹둑 자르다 보면 살려둬야 할 것까지 죽이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확실한 것들을 먼저 자른 뒤 고민되는 지점이 나오면 한 발 물러서서 나무 전체를 봅니다. 인생도 비슷하지요. 이것만 확실하게 제거하면 더 나아질 것이 분명하겠다 하는 것이 있다면 과감히 실행해보세요. 하지만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면 미시적으로 보지 말고 거시적으로 보세요. 전체를 상상하며 현재를 바라보면 선택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 3. 실수를 했다면 교훈만 얻고 다음 나무로 이동 가지치기를 하다 보면 꼭 아차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 이 가지를 살리고 저 가지를 잘랐어야 했는데." 왜냐하면 사람이니까요. 게다가 저는 노련한 농부도 아닙니다. 실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실수를 알아차린다는게 저는 스스로 기특하기도 하더라고요ㅋ 하지만 이미 잘라버린 가지는 다시 붙일 수 없습니다. 거기 서서 후회만 하기에는 시간은 계속 흐릅니다. 그래서 잘못 잘랐다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배우고 다음 나무로 바로 이동해야 합니다. 충분히 교훈을 얻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다음 실수를 줄일 가능성은 높아진 것이니까요. 투자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좋은 투자자는 실수를 안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사람일 겁니다. --- 4. 즐기는 것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천황대추농장 가지치기를 한 지도 벌써 7년째입니다. 중간에 가족 간병이 있어서 본격적으로 도와드린 건 최근 3년 정도지만 솔직히 더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가지치기하는 걸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시골은 일손 구하기도 어렵고 가지치기는 중요한 일이라 아무에게나 맡길 수도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간 적도 많았습니다. 삼촌이 여러 번 가르쳐주셨지만 사실 배우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계속 하다 보니 눈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진심으로 배우고 싶어지고, 알려고 하니까 보이는 게 달라졌습니다. 올해는 가지치기가 재밌는 단계에 올라왔습니다. 내가 만든 작품이 제법 멋져 보이기까지 합니다. 남이 시키는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된 것이죠. 그러니 손이 아프도록 가지치기를 해도 대추나무가 사랑스럽고 가시에 찔려도 짜증이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올해 어떤 열매를 맺을지 기대가 됩니다. 인생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남이 시키는 일은 핑계를 찾게 되지만 내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장애물이 성장의 재료가 됩니다. ---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한 가지치기는 아까워하면 안 됩니다. 싱싱하게 잘 자란 가지를 보면 자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가지를 쳐주지 않으면 열매 맺을 가지에 양분이 가지 못하고 결국 가을에 실한 열매를 얻을 수 없습니다. 성장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잠시 멈춰 서서 잘라내야 할 것이 없는지 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것이 더 잘 자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니까요. 이코님들도 이번 기회에 내가 잘라내야 할 가지는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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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
2026.06.05.
자연현상에서 진리를 찾아볼수있죠 좋은 글입니다 ㅎㅎ 로마서 1:20 KRV [20]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찌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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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배
2026.06.05.
아멘아멘입니다! ^^ 자연 속에서 진리를 발견하는 기분이 너~무 좋고 기뻤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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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호
2026.06.05.
이코님들 이글 모두 필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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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배
2026.06.05.
어이쿠~ 감사합니다 ^^ 모두에게 저의 시골라이프가 환기가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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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경
2026.06.05.
너무 좋은 글입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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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배
2026.06.05.
도움이 되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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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속남
2026.06.05.
너무 좋은 글이네요..! 이코에 저장 기능이 있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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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배
2026.06.05.
좋다고 말씀해주시니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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