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Avatar
불물고기
2026.07.08.
1. 금융의 기본 - 대여와 투자 ('주식회사 이야기'의 2장, 떡볶이 형제 회사 사례에 자세히 썼기에 핵심만 요약합니다.) 금융의 기본은 대여(lending)와 투자(investing) 두 가지입니다. 나머지는 이 둘의 혼합과 응용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여는 '나는 사업 안해. 돈만 빌려주고 이자 받는다' 투자는 '같이 사업을 해서 나눠갖자'입니다. 여러 사람에게 돈을 빌리고 갚고, 여러 사람에게 투자받고 이익을 나누고, 이런 일을 하려면 누구한테 얼마를 빌리고 갚았는지, 누가 얼마나 투자하고 얼마 배당을 주어야 하는지 명단 관리를 해야 합니다. 귀찮고 복잡하고 힘듭니다. 어떻게 업무처리를 간단하게 할까요? 표준화된 증서로 만들면 편합니다. '3년 뒤 1억 갚는다. 매년 10% 이자 주겠다' 이런 증서를 팔고, 나중에 가져 오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복잡한 명단관리 업무가 간소화됩니다. '이 문서를 가진 사람은 우리 회사 1주를 가지고 있는 것임' 이런 증서를 팔고, 들이대는 사람에게 배당을 주면 편합니다. 이것이 채권과 주식입니다. '나는 사업 안해. 돈만 빌려주고 이자 받겠다' --> 대여 --> 채권 '같이 사업을 해서 나눠갖자' --> 투자 --> 주식 기본적으로 주식은 동업자의 역할입니다. 사업해서 나누어 갖는 것입니다. 안되면 받을 거 없고. 다만 주식회사에서 모든 주주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주주를 대신해서 경영자에게 업무를 위임합니다. 2. 회사는 주주한테 받는 돈을 갚지 않습니다 --> 안정된 사업이 가능해짐. 빌린 돈은 갚아야 합니다. 기한이 되면 원금에 이자를 더해서 돌려줍니다. 못 갚으면 부도. 압류를 당하고 회사 재산을 팔아서 갚아야 합니다. 회사에 주주가 넣은 사업하는 돈은 회사가 갚지 않습니다. 대신 사업의 결과를 나눕니다. 잘 되면 크게 벌고, 안 되면 투자금을 잃습니다. 주주가 넣은 돈 덕분에 기업은 안정적으로 장기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안 갚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사업이 안되면 아무것도 안 줘도 됩니다. 만약 모든 자금이 부채, 즉 빌린 돈이면 어떻게 되나요. 경기가 나빠지는 순간, 사업이 어려워지는 순간, 원금이나 이자를 못 내면 무너집니다. 회사 상태가 나빠지면 더욱 원금 상환 압박을 받습니다. 주주가 넣은 자본이 있기 때문에 회사가 버틸 수 있는 쿠션이 생기는 것입니다. 3. 주식을 사고 파는 시장 따위가 왜 필요한가요? 도박판 아닌가요? 주주는 회사에게 내 돈을 갚으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급히 돈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하나요? 주주는 대신 내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습니다. 주식을 사는 사람은 기존 주주의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이렇게 주식을 발행한 후에 사람들이 거래하는 시장을 유통시장이라고 합니다. 이 시장에서 주식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회사에 추가로 돌아오는 것은 없습니다. 화가가 그림을 그려서 100만원에 팔았는데, 그 그림이 나중에 1억원에 팔리고 있다 하더라도 화가에게는 추가적으로 돈이 하나도 안 들어오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러면 이런 주식 시장은 쓸모 없는 것일까요? 유통시장이 없다고 상상해 봅시다. 내가 주식을 100만원에 샀습니다. 유통시장이 없습니다. 주식을 팔 수 없습니다. 그러면 나는 이 돈을 언제 회수하나요? 두 가지 경우뿐입니다. 회사가 돈을 벌어서 배당을 줄 때, 또는 회사가 사업을 접고 청산될 때입니다. 운 좋게 사업이 그럭저럭 된다고 칩시다. 한국기업을 생각하면 평균적으로 4%정도 잡으면 되니 매년 4만원. 100만원 투자하면 원금 회수에 25년 걸립니다. 그것도 배당이 꾸준히 들어온다는 보장 하에 그렇습니다. 중간에 망하면 받을 것도 없습니다. 그러면 누가 투자를 할까요? 아무도 안 합니다. 극소수 부자나 창업자 본인이 아니면 투자할 이유가 없습니다. 25년간 묶일 돈을 누가 회사에 넣나요?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애초에 기업이 자본을 모을 수가 없습니다. 주식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이 경우 할 수 있는 건 은행 대출뿐입니다. 전부 부채로 사업을 합니다. 내돈 1억에 은행에서 10억 빌려서 사업하는 것입니다. 경기가 좋고 사업이 잘 되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나빠지면 이자와 원금을 못 갚아서 줄줄이 도산합니다. 1997년 IMF 직전 한국 재벌들 부채비율이 400%, 500%씩 했습니다. 자기자본은 별로 없고 부채가 훨씬 많았습니다. 외환위기가 터지자 회사들이 줄줄이 무너졌습니다. 수십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노동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IMF 이후 한국이 가장 먼저 한 것이 뭔가요? 기업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라는 구조조정이었습니다. (일괄적용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 유통시장이 있기에, 즉, 나중에 팔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처음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이 가능성이 없으면 애초에 투자 자체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주식시장의 역할은 사실 자본이 형성되고 돌아가는 구조 전체가 작동하느냐 마느냐의 전제 조건인 셈입니다.
Like Inactive Icon
20
Comment Icon
0
Share Icon
공유하기
모든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Avatar Icon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