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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20시간 전
예로부터 문학은 사상을 퍼뜨리는 일에 앞장서 왔다. 사람은 내러티브로 생각하는 동물인 만큼, 정교한 내러티브를 갖춘 유토피아 소설이나 풍자 소설은 여러 정치 운동의 촉매제처럼 기능했다. 예를 들어 에드워드 벨라미의 '뒤돌아보며'는 미국에서 진보주의와 사회주의의 확산에 크게 기여한 소설로 통한다. 위계적이고 계획적인 사회주의의 뿌리 중에는 벨라미도 있다. 미국 사회주의에 에드워드 벨라미가 있다면, 영국 보수주의에는 벤자민 디즈레일리가 있다. 디즈레일리의 소설, '두 국민'은 자본주의가 초래한 계급 갈등 탓에 영국이 분열되었다고 경고한다. 이 두 국민 상태를 극복해서 혁명이나 내전을 예방하고 영국 헌정질서를 지키려는 생각이 바로 '일국민 보수주의'다. 그 핵심은 '오두막이 행복해야 궁전도 안전하다'는 말로 요약된다. 우리나라에는 자본주의와 그 폐해를 비판하며 좌파 세계관을 퍼뜨리는 문학이 진부할 정도로 흔하다. 작가 본인은 좌파가 아니어도, 작품 속 세계는 좌파적인 경우도 흔하다. 반면 우파 문학은 상당히 빈곤한 편이다. 그래봐야 신데렐라 서사를 반복하는 것 정도다. 애초에 한국 우파가 일관성 없는 자유와 반공 서사 외에 아무것도 내세울 수 없다는 것도 문제지만, 매력적인 우파 스토리텔러가 없다는 점도 큰 문제다. 그래봐야 이승만 일대기를 출간하면서 요즘 세대에게 '절망할 권리는 없다'며 훈계하는 사람이 전부다. 이제는 정당도 매력적인 서사를 통해 하나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집단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력을 키우고 권력에 다가갈 수 있다. 대중적인 서사 하나 만들 수 없는 정당은 그저 변두리에 머물게 될 뿐이다. 서사에 서사로 맞설 수 없는 정당은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구심점이 될 대통령 후보와 함께 보수 재건에 가장 필요한 사람은 세련된 문학인이다. 건국전쟁 같은 것 말고. * 진보주의자가 보수 재건에 관심을 갖는 이유. 보수가 재건되어야 유의미한 경쟁이 일어나고, 유의미한 경쟁이 이뤄져야 진보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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