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표
2026.06.06.
어제 올린 정치 지형 관련 글에 여러 분들께서 격려의 댓글 남겨주셔서, 번외로 주제와는 다소 멀지만 생각할 만한 포인트를 하나 더 적어보려합니다.
앞서 글에서(아래 링크), 부동산이나 한강벨트 같은 물적 요인보다 문해력 또는 지적 능력의 무형적 요인이 민주당/국힘당 지지 세력의 차이를 가르고, 그 맥락에서 각 세력이 서로를 혐오하는 매커니즘도 다르다고 정리하였는데요.
https://www.economy.social/post/96da74bd-1453-492a-85a8-a3dcdc4274ce
이 자료에서 특이한 부분이 "노원구"와 "용산구"가 있습니다. 오세훈 Top5 인 용산구는 왜 명문대/의대 진학율이 중하위권이고, 정원오 Top5 인 노원구는 상위권이냐는 건데요.
이건 그 지역의 특수성 때문에 그런 것으로 읽힙니다. 용산구는 서울 시내에서 인구 대비 학령 인구수가 최하위권 (23~24위)이고요, 노원구는 1위입니다. 일단 모수 자체가 다르고, 특히 노원은 중계/상계의 특수 학군지가 몰려 있습니다. 인근의 도봉, 강북, 성북의 공부 좀 한다는 친구들이 노원으로 모이는 특성이 있어요. 마침 이 세 지역은 정원오 Top5 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다시 말해 우파 지지층은 강남3구 및 강동구로 펼쳐져 있는 반면, 좌파 지지층 가정에서 공부 잘하는 축(부모의 문해력과 지적 능력, 가정 분위기가 좋은 곳)은 모으고 모아 노원구에 압축되어 있다고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비약일 수 있겠으나, 소위 좌파 엘리트(학력만으로 따졌을 때)의 요람인 것이지요. (물론 부모의 지지 성향이 자녀에게 이어지는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또 노원구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지지 성향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건 정말 거친 심증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 그래프는 "명문대/의대 진학율"에 해당하는 거고요. 변인을 "대학진학율"로 놓고 보면 이 그래프가 반대로 역전됩니다. 강북/도봉/금천이 대학 진학율에선 상위권이 되고, 강남3구는 최하위권으로 떨어져요.
그 이유는 자명합니다. 강남3구 부모들은 어정쩡한 대학 갈바에 그냥 안보내고 재수시키거나, 유학보내거나, 다른 살길을 마련해줄 수 있기에, 명문대/의대가 아니면 대학을 보내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반면, 강북/도봉/금천은 후속의 선택지가 없기에, 일단 대학에 입학하면 진학을 하게되는 것이고요.
그런 면에서 사회학적으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렇게 사회(또는 제도)가 극심하게 변화하는 경우에 "잘사는 집안"의 자녀들이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버틸 수 있는 힘이 있고, 대안을 찾아낼 정보력, 실행할 재력이 있는 덕분입니다.
이는 지난 20년 가까이 이루어진 진보 좌파 진영의 교육 정책(수시/면접/학종 중심 입시)이 오히려 그 지지세력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이었는지 증명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원글 주제처럼 "문해력과 지적 능력"의 문제로 인해, 계급투표에 반하는 세력 - 자신들에게 더 불리한 정책을 하는 정당(좌파 계열)을 지지하는 모순이 드러납니다.
그럼 이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가인데.... 이것도 상당히 긴 분량의 내용이 될거고 지금 쓰고 있는 책에도 힘써 다룰 주제라서, 나중에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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